경남도청·수의사회, 반려동물 진료비 자율표시제 확대 두고 온도차

11일 업무협약 체결..경남수의사회 ‘추가 확대는 대수-정부 협의 진척에 보조 맞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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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청과 경상남도수의사회가 10월 창원에 시범 도입된 반려동물 진료비 자율표시제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11일 경남도청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엄상권 경남수의사회장이 직접 자리했다.

하지만 경남도내 자율표시제 확대 여부를 두고서는 온도차가 감지된다.

경남도는 내년 양산∙진주에 자율표시제 조기 시행을 위한 실무협의를 지원한다는 방침이지만, 경남수의사회는 창원 외 지역에 대한 추가 확대 여부는 대한수의사회와 정부 간의 협의 진척에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왼쪽 세 번째부터)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엄상권 경남수의사회장

창원 동물병원은 대부분 참여..저소득층 반려동물 진료비 지원에 5년간 45억원

앞서 경남도와 경남수의사회는 창원시내 70개 동물병원을 대상으로 반려동물 진료비 자율표시제 도입에 조건부 합의했다.

동물병원은 자율적으로 일부 진료항목의 비용을 게시하는데 협조하고, 도는 저소득층 반려동물 진료비 지원 등의 정책 마련과 반려동물 진료비 부가세 철폐 및 인체용의약품 공급개선 등 현안 추진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자율표시제에 포함된 진료항목은 초진료·재진료, 개·고양이 예방접종, 심장사상충을 포함한 기생충 예방, 흉부방사선, 복부초음파 등 20개다.

경남수의사회에 따르면, 10월 시범 도입된 자율표시제에 창원 지역 동물병원 대부분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협약식에서 김경수 지사는 “반려동물 진료비 자율표시제는 행정∙제도로 개선하기 어려운 부분을 민관의 자율적 협치로 풀어낸 사례”라며 “반려동물 진료비 지원정책을 반려동물 복지 차원을 넘어 도민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로 인식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김 지사는 10월 29일 ‘경상남도 반려동물 진료비 부담 완화 지원 조례’ 안을 발의했다.

경상남도수의사회와 협의 하에 반려동물 진료비 자율표시제를 확대하는 한편, 진료비 표시장비∙저소득층 반려동물 진료비∙반려동물 등록에 필요한 비용을 예산으로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조례안은 오는 19일 경남도의회 농해양수산위와 27일 본회의에서 심의를 거칠 예정이다.

2021년부터 5년간 저소득층 반려동물 진료비 지원사업에 45억원, 반려동물 등록비용에 6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경남수의사회 ‘확대는 대수-정부 간 협의 진척돼야 진행’

경남도청은 경남도내 동물병원의 30%가량이 집중된 창원에서 우선 실시하고 이후 도내 다른 시군으로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경남도는 “동부권에서는 양산시, 서부권에서는 진주시에서 자율표시제를 조기 시행할 수 있도록 내년부터 각 시와 지역수의사회 간의 실무협의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하지만 경남수의사회는 창원 외 지역으로의 확대를 논의하기 앞서 경남도와 정부의 변화가 요구된다는 입장이다.

엄상권 회장은 “양산∙진주로의 확대는 합의된 바 없다”며 “대한수의사회와 농림축산식품부 간의 협의가 진척이 되어야 (자율표시제 확대가) 진행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반려동물 진료비 부가세 철폐나 동물병원 인체용의약품 공급개선 등 수의사회 측 요구사항의 이행 여부에도 불만을 내비쳤다.

대한수의사회는 진료항목 표준화가 선행되지 않은 진료비 정보 게시 의무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경남의 자율표시제 도입 후 서울에서 유사한 조례안이 발의되는 등 확산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고, 향후 수의사법 개정 대응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중앙회와 지부수의사회 간 대응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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