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동물보호 심포지엄 `시 직영 대형 동물보호센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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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학계, '직영동물보호센터 건립', 민·관 협력 길고양이 관리 모델 등 제언

10월 4일 세계동물의 날, 서울시는 동물복지를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서울시 동물복지계획수립을 위한 동물보호 심포지엄이 4일 서울시청에서 열렸다. 서울시내 동물보호 정책 담당 공무원들과 동물보호단체 등을 모아 동물복지계획수립에 대한 수의학계의 제언을 전달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였다.

김창보 서울시 보건정책관은 “올해 말 발표예정인 서울시 동물복지종합계획이 거의 완성되었다”면서 “동물과 인간이 행복하게 공존하는 도시를 만들자는 것이 서울시의 의지”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 정책관은 “복지계획을 제로에서부터 만들어가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길고양이의 숫자나 반려동물의 수, 동물병원에 내원하는 동물의 수와 매출액 등 기본적인 데이터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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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직영의 대형 동물보호센터를 권역별로 설립해야

유기동물 보호∙입양∙동물보호교육 등 동물 관련 정책의 구심점 역할

이 날 심포지엄에서 서울시 동물복지계획수립을 위한 민∙관 협의회 활동 중인 우희종 서울대 교수와 한진수 건국대 교수가 ‘서울시 유기동물 및 길고양이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두 교수는 가장 중요하고 선행되어야 할 해결방안은 ‘서울시 직영 동물보호센터의 건립’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시내에 1~4개의 대형 보호센터를 설립해 서울시 동물복지계획에 의한 모든 활동의 중심점이 되어야한다는 것. 두 교수는 대형 동물보호센터에 유기동물의 보호, 입양부터 시민에 대한 동물보호 교육 및 홍보에 이르기까지 관련 정책을 집중시켜 효율성을 추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한진수 교수는 상시 1,500~2,000두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최소 1만평 부지에 1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위해 서울시가 아라뱃길 드림파크, 난지도 하늘공원 등 수도권 매립지나 공원화를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내 4개 하수처리장 부지(난지, 중랑, 서남, 탄천)를 고려해줄 것을 추천했다.

한 교수는 일본 도쿄와 대만 타이페이 등의 동물보호센터 및 길고양이 정책 성공사례를 소개하면서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했다. 동물보호센터가 넓은 부지와 많은 직원 수를 바탕으로 동물복지에 맞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

한 교수는 특히 성공사례 모두 수의사 종사자 수가 많은 것이 특징이라며, 수의사들이 질병을 관리하고 보호상태를 개선하면 동물복지가 증진됨은 물론 입양률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도 동물보호센터에는 102명 중 39명, 타이페이시 동물보호센터에는 직원 88명 중 33명이 수의사다.

한 교수는 타이페이 시의 성공적인 TNR 정책을 소개하면서 이들의 모델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원봉사자가 직접 TNR을 진행하면서 시정부는 이를 지원하고 민간동물보호단체가 둘 사이에서 조율을 담당한다는 것. 여기에 참여하는 자원봉사자가 200명 이상이며 민간동물보호단체도 6개에 이른다. 타이페이시의 면적은 서울의 절반, 인구수는 서울의 4분의 1 수준임을 감안하면 높은 참여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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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심포지엄에 참석한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교수, 신성식 전남대 수의대 학장, 한진수 건국대 수의대 교수, 김선구 서울시 동물보호과장,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

인수공통전염병에 대한 지표질병 선정해서 관리해야

‘요람에서 무덤까지’ 동물의 생 전반에 대한 관리 큰 그림 필요

한편 신성식 전남대 수의대학장은 “사람의 대장균이나 노로바이러스와 같이 양호한 위생∙방역의 기준이 될 수 있는 ‘인수공통성 지표질병’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개회충, 광견병, 톡소포자충 등 병원성과 발생빈도, 인수공통성을 고려한 지표병원체를 선정한 후, 이를 모니터링해서 동물의 건강∙복지와 사람의 안전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아야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도시 수의직 공무원의 역할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면서 “기존의 산업동물 방역∙축산물 중심에서 생명존중과 동물복지로 그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반려동물의 출생부터 건강관리, 유기동물관리, 장묘관리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조화있는 동물관리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세 교수의 제언외에도 고양이등록제의 필요성, 고양이 톡소포자충에 대한 대중오해 불식, 민간단체의 유기동물보호 권한문제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11월 중 ‘서울시 동물헌장’ 제정과 관련한 공청회를 계획하는 등 동물복지계획수립에 관계 전문가 및 시민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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