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신경학회③] 최소침습 척추수술, 뇌하수체 수술 실전 가이드까지

“함께 네트워크를 만들고(map the network) 함께 기준을 넘어서자(make the cut)”


3
글자크기 설정
최대 작게
작게
보통
크게
최대 크게

11월 1일(일) 서울 유한양행 본사에서 열린 대한수의신경학회(KSVNN) 제2차 학술심포지엄에서는 마지막 세션의 특별 강연이 큰 호응을 얻었다.

심포지엄의 하이라이트였던 특별 강연의 좌장은 차재관 대한수의신경학회 총무이사가 맡았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교의 비외른 메이(Björn P. Meij) 교수가 쿠싱병과 말단비대증 치료를 위한 ‘개와 고양이의 뇌하수체 수술(Pituitary Surgery)’의 정수를 선보였다.

비외른 메이 교수의 영상 강연에 이어 실시간 질의응답도 진행됐다.

메이 교수는 뇌하수체 수술 계획에서 MRI보다 ‘조영 증강 CT’가 더 유용하다고 지목했다. 뼈의 랜드마크와 뇌하수체 윤곽을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서다.

윌리스 동맥륜과 같은 치명적인 주변 혈관의 손상을 피하기 위해 입을 통해 접근하는 경접형골 접근법(Transsphenoidal approach)을 수행하게 되는데, 이때 정확한 정중선의 유지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뇌하수체를 절제해도 미네랄코르티코이드 결핍(에디슨병)은 일반적으로 생기지 않는다는 점도 언급했다. 미네랄코르티코이드(알도스테론) 분비는 뇌하수체가 아닌 레닌-안지오텐신계의 조절을 받기 때문이다.

다만 수술 후에는 코르티손 아세테이트 보충, 평생 티록신 복용, 일시적 요붕증을 위한 데스모프레신 투여 등 생존에 필수적인 호르몬 관리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이 교수는 뇌하수체 수술이 적합한 반려견으로 ‘중두형(Mesocephalic)’ 품종을 꼽았다. 이와 함께 인슐린 저항성 당뇨병으로 주로 내원하는 고양이 말단비대증(IGF-1 상승) 환자의 경우, 수술적 접근 경로인 접형동(Sphenoid sinus, 나비굴)이 단단한 뼈로 찬 개와 달리 공기로 채워져 있어 물리적인 뇌하수체 접근 자체는 오히려 개보다 수월하다는 흥미로운 팁도 함께 전했다.

이날 특강에는 줌(Zoom)을 활용한 실시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처음 뇌하수체 수술에 도전하는 외과 수의사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느냐”는 질문에 메이 교수는 세 가지 실전 지침을 전하며 한국 수의사들을 독려했다.

“전문 코스(Course)를 먼저 수강하며 기초 지식을 탄탄히 다지십시오.”

“카데바(Cadaver)를 활용해 뼈의 구조를 살피고 랜드마크를 뚫고 들어가는 훈련을 수도 없이 반복해야 합니다.”

“실제 첫 수술을 시작할 때는 뼈 접근이 비교적 수월한 고양이나 두개골 구조가 표준적인 중두형(Mesocephalic) 개로 시작할 것을 강력히 권장합니다.”

증례 발표하는 차재관 원장

이날 학회원들은 일선 현장에서 시도하고 있는 고난도 최소침습·미세수술 증례들을 공유했다. 국내 수의임상 현장의 신경외과 수술 수준이 도약하고 있음을 보였다.

오아시스 정형외과 신경외과 동물병원 차재관 원장은 고양이 뇌간 농양을 복측 두개저 접근(ventral basioccipital craniectomy)과 형광 유도 미세수술로 완치한 사례를 발표하면서 ‘세계 첫 보고’라는 점을 지목했다.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ESVN-ECVN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내용에 고찰을 보강했다.

고양이 뇌간 농양은 예후가 극히 불량하고 수술적 접근이 까다로워 치료 사례 보고가 매우 드물다. 차 원장은 형광 염료인 플루오레세인 나트륨(Sodium Fluorescein)을 투여하고 형광 모듈(ZEISS YELLOW 560)을 장착한 수술 현미경을 활용해 농양 병변과 주변 정상 뇌조직을 명확히 구분함으로써, 주변 뇌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며 농양을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뉴로동물의료센터 임도우 원장은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FIP) 병력이 있는 고양이에서 발생한 수두증과 광범위한 척수공동증에 VP Shunt를 적용한 증례를 공유했다. 중간 압력(Medium-pressure) 밸브를 사용해 수술을 진행했으며, 수술 후 환자의 좌우측 후지 기능이 정상화되며 보행을 회복했다.

메이동물메디컬센터 강호영 부원장은 9마리의 흉요추 추간판 탈출증(IVDD) 환견에 인의의 양방향 내시경 척추 수술(UBE) 기법을 도입한 결과를 발표했다. 카메라와 기구를 위한 두 개의 포털을 뚫어 삼각구도를 형성하는 이 수술법은, 근육 박리와 연부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도 정교하게 신경근 감압과 디스크 물질 제거가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차재관 총무이사는 이번 심포지엄의 슬로건 “Map the network. Make the cut.”이 뇌전증 수술을 소개한 하세가와 교수의 강연 주제와 맞닿아 있으면서도 대한수의신경학회의 의의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경학으로 모인 수의사들이 함께 네트워크를 만들고(map the network) 함께 기준을 넘어서자(make the cut)는 것이다.

기현빈 기자 gusqlsrl@naver.com

데일리벳 관리자
Loading...
파일 업로드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