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동물병원 첫 토모테라피 방사선치료 도입..청주 고려동물암병원 문 열었다

나선형 IMRT로 더 세밀하고 넓은 방사선치료, 의학물리학자와 함께 치료계획·QA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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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고려동물메디컬센터가 방사선치료기를 도입, ‘고려동물암병원’을 새로 열었다. 나선형으로 더 넓은 범위에 정밀하게 방사선을 조사할 수 있는 ‘토모테라피(TomoTherapy®)’ 장비를 국내 동물병원 최초로 들여왔다.

별도의 항암·입원 시설도 갖췄다. 면역이 크게 저하된 중증 암환자나 골수 이식에 활용할 수 있는 무균입원실까지 구축했다.

고려동물메디컬센터는 11월 1일(일) 고려동물암병원 개원식을 개최했다. 우연철 대한수의사회장을 비롯한 수의계 인사들이 모여 축하를 전했다.

청주 고려동물메디컬센터 맞은편에 들어선 고려동물암병원
고려동물암병원이 도입한 Radixact® X7 토모테라피 방사선치료기

고려동물암병원은 청주 고려동물메디컬센터 맞은편에 4층 건물로 들어섰다. 1층 방사선치료센터를 시작으로 항암치료센터(2층), JOICE 고양이병원(3층), 동물 암 연구소(4층)로 구성됐다.

이정민 고려동물암병원장은 “동물 암환자는 점점 많아진다. 노령 환자들이라 병발한 질환도 다양하다. 치료는 더 어렵다”면서 “이미 5년 전의 암 치료와는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자체적인 방사선 치료 인프라를 포함한 암병원을 추진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고려동물암병원이 전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도 지목했다. “당장 저만 해도 어제 진료 본 환자의 80% 이상이 청주가 아닌 다른 곳에서 왔다. 이미 지역의 경계는 허물어졌다”고 덧붙이면서다.

고려동물메디컬센터는 기존에도 암환자를 포함한 중증 환자 진료에 경쟁력을 보여왔다. ‘암병원’을 별도로 마련한 핵심은 방사선치료기 도입에 있다.

이번에 도입한 방사선치료기는 애큐레이(Accuray)사의 ‘Radixact® X7 토모테라피’다. 기존에 국내 동물병원에 도입된 방사선치료기의 세기조절방사선치료(IMRT)와 차이가 있다.

일반적인 IMRT가 회전 암(Gantry)이 환자 주위를 돌며 몇 개의 각도로 방사선을 조사하는 반면 토모테라피는 CT와 유사한 형태의 원형 기기에서 방사선 발생장치가 360도 연속 회전하며 나선형으로 방사선을 조사한다(Helical IMRT).

이정민 원장은 “이를 통해 일반적인 IMRT보다도 더 정밀하게 암과 정상 조직을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상조직 보호가 특히 까다로운 두경부 종양이나 뇌종양에서 강점이 될 수 있다.

매 치료마다 암 조직과 주위 정상 조직의 분포를 초기 치료계획과 비교·분석하여 조정하는 영상유도 방사선치료(IGRT) 성능도 안전성을 뒷받침한다.

한번에 방사선을 조사하는 범위도 더 넓다. 일반적인 IMRT 기기의 치료 범위가 가로·세로 40cm가량인 반면 고려동물암병원에 도입된 토모테라피 기기의 치료 범위는 최대 135cm에 이른다. 이정민 원장은 “개에서는 원거리 전이가 있는 환자라도 한 번에 조사할 수 있는 범위”라면서 “전신적인 방사선 치료(Total Body Radiation)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림프종에 대한 방사선 치료 도입을 시사했다. 국내 반려동물에서도 가장 많이 진단되는 암으로 꼽히는데, 최근 미국에서도 기존 항암과 전신 혹은 반신(half body)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는 치료법이 시도되고 있다는 것이다.

구강 섬유육종 환자에 대한 방사선 치료. 왼쪽이 의학물리학자인 염윤기 과장
QA 인프라에도 공을 들였다.

고려동물암병원은 10월 중순부터 실제 환자에 대한 방사선치료를 개시했다. 개원식 며칠 전 취재차 방문한 당일에도 치료가 있었다. 구강·인후두에 걸쳐 발생한 섬유육종(fibrosarcoma) 환자에서 총 6회로 예정된 완화적 방사선 치료(PRT)의 2회차였다.

근치적 방사선 치료(DRT)와의 비교를 부탁하자 이정민 원장은 “정답은 없다. 장단점이 분명한만큼 보호자와 충분히 소통하면서 결정해야 할 문제”라면서도 “방사선치료로 인한 부작용이나 마취횟수를 줄이면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중간선을 찾아가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사선치료는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마취 이후에는 5분 내외로 조사가 마무리됐다. 콘솔룸에는 수의사뿐만 아니라 다른 전문인력들도 있었다. 양복 차림의 애큐레이사 기술진과 함께 의학물리학자인 염윤기 과장이 눈길을 끌었다.

사람 대학병원에서 10년 이상 방사선치료를 수행해온 염 과장은 수의사 진료진과 함께 치료계획을 설계한다. 방사선을 조사해야 할 암조직과 보호해야 할 주변 조직을 구분하는 컨투어링(Contouring)은 물론 방사선이 실제 치료계획에 맞게 조사되는지 검증하는 QA까지 담당한다.

염윤기 과장은 “방사선치료기 자체에 대한 QA는 물론 환자에게 계획대로 방사선이 조사되는지 검증하는 Patient QA도 중요하다”면서 “인의에서의 경험을 동물병원에도 안착시키고 싶다”고 전했다.

항암치료센터 내에 무균입원실을 도입했다.

고려동물암병원 2층은 항암치료센터로 구성했다. 별도의 진료실·입원실, 항암제 조제 설비와 함께 무균입원실까지 갖췄다.

이정민 원장은 “림프종 항암이나 골수 이식 등의 과정에서 면역력이 크게 저하된 환자도 독립된 환경에서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에어샤워부스를 포함한 무균입원실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암병원 인력은 10명인데, 향후 인력 구조를 체계화함에 따라 암환자의 진료·항암·입원은 고려동물암병원으로 완전히 분리할 방침이다.

이정민 원장은 “토모테라피 방사선 치료를 포함한 암 진료 케이스를 더 늘리고 논문, 학회 발표 등을 통해 그 노력을 계속 공유하겠다”면서 “국내를 넘어 미국·유럽과도 교류하며 증명하고 보완해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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