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수의대 반려동물 종양센터 출범..연구부터 환자 맞춤형 치료까지

지역 동물병원과 연계한 연구 클러스터 조성하고 환자 맞춤형 종양 치료 기반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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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이 반려동물 종양의 진단과 치료, 기초연구를 연계하는 종양센터를 출범하고, 환자 맞춤형 종양 치료를 위한 연구 기반 구축에 나섰다.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 종양센터(센터장 김하정)는 10월 22일(목) 오후 4시 전남대학교 동물병원 3층 박남용홀에서 ‘2026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 종양센터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종양센터의 출범을 알리고 종양세포 연구자원 구축, 정밀 종양 수술, 항암 치료제 개발 등 향후 연구 방향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전남대 수의대 교수진들을 비롯해 이봉주 전남대동물병원장, 기초·임상 대학원생, 지역 동물병원 수의사들이 참여했다.

종양센터는 특정 진료과나 연구실에 국한되지 않고 수의과대학 기초·임상 교수진이 협력하는 융합 연구체계를 지향한다. 임상 현장에서 확보한 종양 조직을 연구자원으로 활용하고, 이를 통해 도출한 연구 결과를 다시 실제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적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반려동물 유래 종양세포 연구자원 구축, 형광 유도 정밀 종양 수술, 데이터 기반 항암 치료 연구를 주요 추진 분야로 정하고, 장기적으로 환자 맞춤형 종양 치료 플랫폼을 마련한다.

세미나는 김하정 종양센터장의 개회사와 이봉주 전남대학교 동물병원장의 축사에 이어 이진아 교수, 손영범 교수, 장광식 진료교수의 발표가 진행됐다.

개회사 중인 전남대 수의대 종양센터 김하정 센터장

김하정 센터장은 개회사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과 연계한 지역 거점국립대학의 연구역량 강화 필요성을 언급하며,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도 지속적인 연구 지원을 확보하기 위한 체계적인 연구 기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남대동물병원을 중심으로 지역병원과의 긴밀한 협진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수의과대학의 첨단 인프라를 결집하여 반려동물 종양 극복을 위한 임상 기반 연구 클러스터 완성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것.

김 센터장은 또한, “종양센터가 특정 연구자나 진료과에 종속된 조직이 아닌, 다양한 전문 분야의 교수진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 플랫폼으로 성장해야 한다”며 “지역 동물병원과의 연계를 통해 임상 현장의 문제를 연구로 연결하고, 연구 성과가 다시 반려동물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되는 장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봉주 전남대학교 동물병원장은 축사를 통해 반려동물 종양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병원장은 “반려동물의 종양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고, 적극적인 종양 치료를 원하는 보호자도 늘어나고 있다”며 “앞으로 종양센터에서 다양한 연구와 치료법 개발이 이뤄져 반려동물 종양 치료에 큰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종양 관련 연구와 새로운 치료 방법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반려동물 종양 치료에 큰 획을 긋는 센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첫 번째 발표는 이진아 교수가 ‘Development of a Companion Animal Cancer Cell Bank-Based Platform for Immunotherapeutic Discovery’를 주제로 진행했다.

이 교수는 현재 추진 중인 반려동물 종양세포 수집·보존 연구 현황과 이를 활용한 환자 유래 종양 오가노이드 및 종양·면역세포 공배양 플랫폼 구축 계획을 소개했다.

현재 연구진은 반려동물 종양 환자에게서 확보한 조직을 처리해 종양세포를 분리하고, 세포의 특성을 분석한 뒤 장기 보존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오가노이드는 실제 장기의 구조와 기능 일부를 모사하는 3차원 세포배양 모델이다. 종양 조직에서 유래한 오가노이드는 ‘튜머로이드(Tumoroid)’라고 부르며, 기존의 2차원 암세포 배양보다 실제 종양의 특성을 정밀하게 재현할 수 있는 연구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환자 유래 종양 오가노이드(PDO, Patient-Derived Organoid)는 원래 종양이 가진 유전적 특성과 종양세포의 이질성 등을 비교적 잘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면 환자별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을 분석하고, 다양한 항암제에 대한 반응을 시험해 볼 수 있다.

이 교수는 “종양세포와 면역세포를 함께 배양함으로써 실제 체내의 복잡한 종양 미세환경을 재현하고, 보다 정확하게 치료 효과를 평가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종양 오가노이드 구축과 공배양 시스템은 향후 추진할 연구 단계에 있으며, 세포 생존율 확보와 배양 조건의 최적화 등 기술적 과제가 남아 있다.

발표 후 토론에서는 반려동물 유래 종양세포를 체계적으로 수집·보존하는 연구자원 체계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참석자들은 개별 종양 조직의 수집에 그치지 않고, 종양의 종류와 임상 정보, 조직학적 특성 등을 함께 축적한다면 장기적으로 중요한 연구자원이 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전남대 수의대 종양센터는 반려동물 유래 종양세포 연구자원 확보 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향후 국내 최초의 반려동물 종양세포은행 지정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종양세포를 상업적으로 공급하는 사업 측면이 아니라, 반려동물 종양 연구에 필요한 생물학적 자원을 체계적으로 확보·보존하고, 향후 다양한 연구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 기반을 구축하기 위함이다.

두 번째 발표는 손영범 교수가 ‘Public-data-driven target discovery : a transferable strategy from canine pyometra to companion animal oncology’를 주제로 진행했다.

손 교수는 개 자궁축농증을 대상으로 수행한 통합 전사체 분석 연구를 소개하고, 이러한 분석 방법을 반려동물 종양 연구에 적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전사체 분석은 세포나 조직에서 발현되는 유전자의 양상과 변화를 분석해 질병과 관련된 생물학적 기전을 파악하는 방법이다. 손 교수는 기존의 약물 개발 및 치료 표적 발굴 방식이 연구자의 경험이나 개별 문헌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대규모 생물학적 데이터를 활용해 치료 표적 후보를 체계적으로 발굴하는 접근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향후 종양센터에서 확보한 종양 조직과 세포를 활용해 데이터 분석 결과를 검증하고, 이진아 교수의 종양세포 및 오가노이드 연구와 연계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손 교수는 “공개 데이터를 통해 얻은 결과는 곧바로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약물이 아니라, 우선순위가 설정된 가설”이라며 “이를 실제 실험을 통해 검증하고 임상 적용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장광식 진료교수가 ‘Near-Infrared(NIR) Fluorescence-Guided Oncologic Surgery Using Indocyanine Green(ICG) in Veterinary Practice’를 주제로 발표했다.

장 교수는 인도시아닌그린(ICG)과 근적외선(NIR) 형광 영상 기술을 활용해 종양의 경계를 확인하고 정밀한 외과적 절제를 시행한 실제 임상 증례를 소개했다.

개에서 발생하는 원발성 간 종양 중 간세포암종(HCC)은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특히 단일 간엽에 국한된 종괴형 간세포암종은 완전 절제 시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간은 혈관이 풍부하고 해부학적 구조가 복잡해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면서도 충분한 수술 절제연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ICG는 정맥 투여 후 간세포에 흡수돼 담즙으로 배설되는 형광 물질로, 정상 간 조직과 종양 조직 간 흡수·배설 특성의 차이를 이용해 근적외선 영상에서 종양의 경계를 확인하는 데 활용된다. 수술 중 종양의 범위를 더욱 명확하게 파악하고 절제 위치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날 장 교수는 ICG 형광 유도 수술을 적용한 8세 중성화 수컷 믹스견의 간세포암종 증례를 공유했다.

해당 환자는 식욕 및 활력 저하와 복부 팽만으로 지역 동물병원에 내원한 뒤, 간 종괴가 확인돼 전남대학교 동물병원으로 전원됐다. CT 검사에서는 좌측 외측 간엽의 종괴가 인접한 좌측 내측 간엽까지 침범했을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외과팀은 종괴에 의한 주변 조직의 압박 및 변위 가능성을 고려해 ICG 형광 유도 수술을 결정했다.

수술 약 20시간 전 ICG를 정맥 투여한 뒤, 수술 중 근적외선 형광 영상을 통해 종양과 주변 조직의 경계를 확인하며 간엽 절제술을 시행했다. 수술 후에도 형광 영상을 통해 절제 부위를 확인했으며, 제거된 종괴는 조직병리검사에서 간세포암종으로 진단됐다.

장 교수는 “이번 증례처럼 CT 검사만으로는 종양의 실제 침윤 범위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 수술 중 형광 영상을 함께 활용하면 절제 범위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이어 “ICG와 근적외선 형광 영상을 활용하면 수술 중 종양의 경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절제 범위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해당 기술이 간 종양 절제뿐 아니라 담낭 및 담도 수술 등 다양한 외과적 영역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발표 후에는 전남대 수의대 종양센터의 연구 방향과 실제 임상 적용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향후 종양센터의 연구 성과를 높이려면 무엇보다 반려동물 종양 조직과 관련 임상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종양 조직은 동일한 종괴 안에서도 부위에 따라 세포의 생존율과 괴사 정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조직 채취와 보관 방법을 표준화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를 위해 종양 조직의 채취 위치와 보관 방법, 연구실 전달 및 처리 과정 등을 포함한 표준작업절차(SOP)를 마련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또한 종양센터가 전남대학교 동물병원 내부의 연구에 그치지 않고 광주·전남 지역 동물병원과 협력하는 연구 거점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남대 수의대 종양센터 개소로 지역 동물병원은 종양 진단과 치료에 필요한 전문적인 정보를 공유받고, 종양센터는 다양한 임상 증례와 연구자원을 확보하는 상호 협력 구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유빈 기자 kayamoon883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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