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수의외과학회에서 VIP 김지현·뉴하트 엄태흠·사람앤 김정문 수의사 발표

전립선 전적출술, 소형견 심장수술, 고양이 척추내시경 수술 등 발표...K-수의학 위상 높여


1
글자크기 설정
최대 작게
작게
보통
크게
최대 크게

세계 최고의 수의외과학 학술대회인 2026년 미국수의외과학회 학술대회(ACVS 2026 Summer Summit)에서 한국 수의사들이 어려운 외과 케이스를 연이어 발표하며 한국 수의학의 위상을 높였다.

VIP동물의료센터 동대문점 김지현 원장, 뉴하트동물심장센터 엄태흠 원장, 사람앤동물메디컬센터 김정문 외과부장 등이 연자로 나서 전립선 전적출술, 소형견의 새로운 심장수술 접근법, 고양이 척추내시경 수술 등에 대한 발표를 했다.

VIP동물의료센터 동대문점 김지현 원장

우선, VIP동물의료센터 동대문점 김지현 원장이 ‘Clinical Outcomes of Total Prostatectomy in Dogs with Prostatic Carcinoma’를 주제로 발표하며 반려견 전립선암의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시했다.

김 원장은 VIP동물의료센터 동대문점에서 전립선 전적출술(Total Prostatectomy)을 받은 반려견 10마리 케이스를 소개하고, 수술과 개별 맞춤형 치료를 병행할 경우 생존 기간을 크게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수술을 받은 반려견들은 일부 요실금을 보이는 부작용을 보였으나, 생명에 지장을 주는 치명적인 합병증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배뇨가 원활해지고, 식욕과 활력이 회복되면서, 수술에 대한 보호자들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9.1점으로 매우 높았다.

종양 조직을 이용한 ‘맞춤형 항암치료’ 전략도 주목받았다.

의료진은 수술 후 절제한 종양 조직으로 약물 감수성 검사를 진행했고, 각 종양에 가장 효과적인 항암제를 선별해 적용했다. 김 원장은 “그 결과, 생존 기간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을 정도로 뛰어난 치료 예후를 보였다”며 “수술받은 10마리 중 6마리는 최장 1,169일까지 생존해 있다”고 전했다.

비침습적이고 정밀한 진단 기법도 관심을 끌었다. 감염이나 전이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세침흡인검사(FNA) 대신 소변 유전자(BRAF) 검사를 활용해 암을 안전하기 조기 진단했고, 암세포 표면의 특정 단백질(HER-2)을 확인해 정상세포의 손상을 줄이는 ‘표적 항암치료’의 임상적 근거도 제시했다.

김지현 원장은 “반려견의 전립선암은 진단 시 이미 주변 조직으로 침투하는 등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치료를 포기하거나 상실감을 느끼는 보호자들이 많다”며 “이번 연구 성과가 치명적인 질환으로 고통받는 반려견들에게 적극적인 치료의 길을 열어주고, 보호자들에게는 반려견과 더 오랜 시간 행복하게 함께할 수 있는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뉴하트동물심장수술센터 엄태흠 원장

뉴하트 동물심장수술센터 엄태흠 원장은 ‘Direct Aortic Cannulation for Canine MVR’ 발표를 통해 경동맥 대신 흉강 내 근위 하행대동맥에 직접 캐뉼라를 삽입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승모판성형술을 받은 개 53마리의 임상 결과를 소개했다. 뉴하트 심장수술팀이 넬동물의료센터에서 근무하던 2025년 7월부터 2026년 3월까지 9개월간 시행한 케이스들이었다.

의료진의 문헌 검토에 따르면, 이번 발표는 개의 승모판성형술에 근위 하행대동맥 직접 캐뉼레이션을 적용한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연속 임상 증례군 보고였다고 한다.

승모판성형술은 심장을 일시적으로 정지시킨 뒤 손상된 판막과 건삭을 재건하는 개심술이다. 주로 경동맥을 송혈 경로로 사용하는데, 체구가 작은 소형견에는 삽입 가능한 캐뉼라의 크기가 제한되고, 좁은 캐뉼라를 통해 목표 혈류량을 확보하려면 더 높은 회로 압력이 필요하다는 한계점이 있다.

이에 의료진은 승모판성형술을 위해 이미 확보한 좌측 흉강의 수술 공간에서 근위 하행대동맥에 직접 접근하는 방식을 택했다. 경동맥보다 굵은 대동맥을 이용해 캐뉼라 선택의 제약을 줄였고, 6–12Fr의 소아용 동맥 캐뉼라가 사용됐다. 양측 경동맥을 결찰하지 않고 보존하는 장점도 있다.

전체 53마리 중 43마리인 81.1%가 체중 5kg 이하였고, ACVIM 기준 B2 단계가 5마리, C 단계가 32마리, D 단계가 16마리였다.

의료진은 “53마리 모두에서 하행대동맥 캐뉼레이션에 성공했고, 접근 부위 문제로 인한 체외순환 재개나 재수술도 관찰되지 않았다”며 “전체 53마리 중 52마리가 생존해 퇴원함으로써 생존 퇴원율 98.1%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수술 후 입원 기간 중앙값은 4일이었고, 퇴원한 52마리는 수술 후 6개월 시점까지 모두 생존했다.

엄태흠 원장은 발표 말미에 “이 수술법은 개에서의 새로운 접근으로 그치지 않고, 경동맥이 작고 체구가 작은 고양이의 심장수술에서도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람앤동물메디컬센터 김정문 외과부장

사람앤동물메디컬센터 김정문 외과부장은 ‘Biportal Endoscopic Spine Surgery for Feline Thoracolumbar IVDH’를 주제로 본동물의료센터 소속으로 고양이 4마리에서 시행한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Mini-hemilaminectomy) 케이스를 소개했다.

수술 결과, 4마리의 고양이 모두 계획한 내시경적 감압에 성공했으며, 개방 수술로의 전환이나 주요한 합병증은 없었다. 다만 증례 수가 적고 단기 추적 결과라는 한계가 있다. 의료진은 “이번 발표는 고양이에서 BESS의 효과나 안전성을 확립했다기보다 실제 임상 적용 가능성과 초기 술기 경험을 공유하는 데 의미를 뒀다”고 전했다.

김정문 외과부장은 “개와 비교해 임상적인 척추내시경 수술에 대한 근거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고양이의 특성을 고려한 술기 적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발표에서는 수술 증례 임상적 특징과 단기적인 회복 결과뿐 아니라 고양이에서 양방향 척추내시경을 적용하기 위한 포트 장착, working space 형성, 지속적 관류를 이용한 시야 확보, 내시경하 감압 과정 등 실제 수술을 위한 노하우와 술기도 공유됐다.

김정문 부장은 “이번 ACVS 발표를 통해 국내에서 임상적으로 적용하고 발전시켜 온 척추내시경 술기를 해외 수의외과전문의들과 공유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었다”며 “발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현재 고양이 추간판 질환과 내시경 척추 수술에 대한 근거를 다시 정리할 수 있었고, 향후 어떤 부분을 추가로 검증해야 하는지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더 많은 임상 증례와 장기 추적 결과를 축적하고, 기존 개방형 척추 수술과의 비교를 통해 고양이에서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의 실제 임상적 가치와 적용 기준을 더욱 객관적으로 평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미국수의외과학회에서는 이동하 수의사(건국대 수의외과학 박사과정)도 ‘Bioabsorbable Magnesium Alloy Stent for Extrahepatic Biliary Obstruction’을 주제로 발표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Loading...
파일 업로드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