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에 희귀한 ‘메타네프린 분비 부신피질 암’, 국내 의료진이 국제학술지에 보고
서울대 수의대·인천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연구진, 미국수의내과학회 저널 JVIM에 게재

국내 의료진이 반려견에서 희귀한 ‘메타네프린 분비 부신피질 암종’을 정밀 진단해 관심을 받고 있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응급의학교실(지도교수 김민수)과 인천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내과 박설기 원장, 외과 문종선 원장팀이 함께 확인한 이번 케이스는 미국수의내과학회(ACVIM)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VIM(Journal of Veterinary Internal Medicine)에 게재됐다(Metanephrine-secreting adrenocortical carcinoma in a dog with clinical and biochemical features suggestive of pheochromocytoma).
연구진은 “저희가 아는 한 이는 전 세계 최초로 개에서 확인된 사례다. 반려견에서 수의학계 최초로 확인하고, 정밀 진단과 복강경 부신 절제술을 통해 성공적으로 치료했다”고 설명했다.

갈색세포종으로 의심됐던 부신 종양…정밀 검사 통해 희귀 암종 밝혀내
이번 케이스는 갈색세포종으로 오인될 수 있었던 희귀 부신 종양을 정확히 감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환자는 12살령 중성화수컷 말티즈였다. 인천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는 환자의 건강검진 중 좌측 부신 종괴를 우연히 발견했다.
환자는 지속적인 전신 고혈압(160-210 mmHg)과 정상 범위를 초과하는 노르메타네프린-크레아티닌 비율과 메타네프린-크레아티닌 비율을 보였다. 이는 부신 수질에서 발생하는 갈색세포종을 시사하는 전형적인 소견이었다.
의료진은 CT 검사를 통해 좌측 부신 종괴의 크기와 조영 양상, 주변 조직과의 관계, 후대정맥 침윤 여부 등을 평가했다. 검사 결과, 종괴는 균일하게 조영되는 형태로 확인됐으며, 명확한 혈관 침윤이나 원격 전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환자는 복강경을 이용한 부신절제술을 받았고, 수술은 잘 마무리됐다. 환자의 나이와 상태를 고려해 개복술이 아닌 복강경 수술을 택했다.
제거된 종괴를 조직검사한 결과, 뚜렷한 핵 다형성, 혈관 침윤, 종양 색전 등 악성 종양의 특징이 확인됐다. 추가 면역조직화학 검사에서는 Melan-A 양성, chromogranin A 음성 소견이 나타나 부신 수질 기원의 갈색세포종이 아니라 부신피질 기원의 부신피질 암종(Metanephrine-secreting adrenocortical carcinoma)임을 의미했다.
연구진은 “호르몬 분비 양상만 보면 갈색세포종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부신피질에서 기원한 매우 드문 형태의 암종이었다”며 “이러한 형태의 종양이 반려견에서 확인된 수의학계 최초 보고라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수술 후 환자의 수축기 혈압은 90~120mmHg 수준으로 안정화됐고, 수술 전 사용하던 혈압 조절 약물도 끊었다. 환자 수술 후 11개월 동안 정기적인 재평가를 받았고, 이 기간에 전신 고혈압 재발은 없었다. 수술 후 소변 내 노르메타네프린 및 메타네프린 수치도 정상 범위로 회복됐다.
인천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박설기 원장과 문종선 원장은 “이번 사례는 부신 종양이 임상 증상과 호르몬 검사 결과만으로는 정확히 분류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정밀한 내과 진단, 고도 영상진단, 복강경 수술, 수술 후 병리 분석까지 긴밀하게 연결된 협진 시스템이 있었기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이세 대표원장은 “이번 논문은 인천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의 종양 진단 역량과 복강경 수술 역량, 의료진의 협진 시스템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며 “앞으로도 중증·난치성 환자에게 정확한 진단과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고, 반려동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