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통증평가 지표 CBPI, 한국어판 신뢰도 검증했다

서울대 강병재 교수팀, CBPI 번역해 골관절염 환자 보호자 대상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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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관절염(OA)은 반려견의 주요 만성질환 중 하나로 꼽힌다. 완치가 어려운 질환인 만큼 병증 악화를 막고, 만성적으로 유발되는 통증을 잘 관리해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증을 잘 관리하려면 잘 평가해야 한다. 수의사의 관찰·검사는 물론 평소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는 보호자의 역할도 요구된다.

‘Canine Brief Pain Inventory(CBPI)’는 골관절염을 포함한 반려견의 통증을 평가하기 위해 널리 이용되는 지표다. 보호자가 응답하는 11문항의 설문을 통해 통증과 치료 반응을 가늠한다.

4개 문항으로 통증 강도를 평가하고(통증강도점수, Pain Severity Score), 6개 문항으로 일상 활동과 신체 기능 수행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화한다(통증방해점수, Pain Interference Score). 일선 진료현장은 물론 학술 연구와 통증 관련 신약을 심사하는 데도 활용된다.

보호자 응답에 기대는 지표인 만큼 애초에 영어로 개발된 CBPI의 한국어판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서울대 수의대 강병재 교수팀은 ‘한국어판 CBPI’에 대한 타당도 검증에 나섰다. 분석 결과는 대한수의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Veterinary Science(JVS)’에 7월 발표했다(Initial psychometric evaluation of the Korean version of the Canine Brief Pain Inventory for canine osteoarthritis).

연구진은 “단순히 언어적으로 번역하는 것만으로는 서로 다른 문화권 간의 측정 동등성을 보장할 수 없다”며 한국어판의 타당도를 따로 검증해야 할 필요성을 지목했다. 앞서 스웨덴, 덴마크,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각국의 연구진이 자국 언어로 번역한 CBPI에 대한 타당도 검증 연구를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연구진은 2025년 5월부터 11월까지 서울대 동물병원에 내원한 반려견 78마리를 대상으로 한국어판 CBPI를 적용했다. 골관절염 환자 56마리와 건강한 대조군 22마리의 보호자에게 한국어판 CBPI를 제공해 통증을 평가하도록 했다.

수의정형외과 분야에서 임상·연구 경험이 풍부하면서 영어에 능통한 수의사가 CBPI 설문지를 한국어로 번역하고(순방향 번역), 전문가 검토를 거쳐 합의안을 도출했다. 한국인 보호자를 대상으로 문항의 이해도와 표현의 명확성 등을 사전에 평가하여 ‘한국어판 CBPI’를 마련했다.

그 결과 골관절염 환자군의 응답은 대체로 중앙값 1~2점을 기록한 반면, 대조군의 중앙값은 모든 문항에서 0점을 기록했다. 한국어판 CBPI의 신뢰도를 분석하기 위해 도출한 크론바흐 알파(Cronbach’s ɑ) 계수는 0.968로, 높은 일관성을 입증했다.

다만, 골관절염 환자군의 응답에서도 통증 점수가 대체로 낮은 수치에 쏠리는 바닥 효과(floor effect)가 관찰됐다. ‘가장 통증이 약했을 때의 통증 정도’를 묻는 문항에서는 골관절염 환자군에서도 48%에 이르는 응답이 최소치인 0점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진행되고 있는 진통 관리의 효과일 수 있으며, 반려견이 일상에서 보이는 미묘한 만성 통증을 보호자가 예민하게 인지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기존 연구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가 대학 동물병원 한 곳에서만 진행됐다는 점, 설문 번역 타당도 검증에 요구되는 ‘역번역 과정’을 생략한 점, 단면 연구로 1회만 평가하여 진통 처치에 따른 변화 양상을 정량적으로 검증하지 못한 점 등은 한계로 지목했다.

연구진은 “임상수의사들이 골관절염으로 인한 만성 통증 케이스를 만날 때 주관적인 진료에서 벗어나 보호자 기반의 수치화된 통증 관리 프로토콜을 구축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로 신뢰도를 검증한 한국어판 CBPI 설문지는 아래와 같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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