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축장 뚫리고 사료 오염으로 이어진 ASF 교훈..전 주기 방역 강화
외국인근로자 입국 데이터 연계, 혈액원료 사료는 금지 대신 관리 강화로 가닥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올 초 돼지농장에서 전국적으로 발생한 ASF에 따른 방역관리 대책을 내놨다.
외국인 근로자와 불법 축산물로 인한 ASF 유입 위험 대응을 강화하는 한편 폐사체·위축돈 위주로 예찰 체계의 효율성을 높인다.
ASF에 감염된 돼지가 도축장에 출하된 후 해당 혈액 원료로 인해 사료 오염으로 이어진 이번 사태의 원인에도 초점을 맞춘다. 다만 혈액 원료를 활용한 돼지 사료 자체를 금지하는 대신 제조 공정 개선 등 안전관리 체계 구축에 방점을 찍었다.
중수본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ASF 전(全) 주기 방역관리 강화계획’을 7월 6일(월) 발표했다.

ASF 조기 포착 실패, 도축장-사료 오염으로 이어져
폐사체·위축돈·환경 검사 위주로 예찰 재편
혈액 원료 사료는 금지 대신 안전관리 체계 강화
올해 1월 16일부터 3월 16일까지 2개월 간 전국 돼지농장 24곳에서 ASF가 발생했다. 멧돼지 ASF 오염과 연관된 기존 경기·강원·경북 외에도 충남·전북·전남·경남에 이르는 전역에서 산발적인 발생이 이어졌다.
검역본부가 벌인 역학조사는 주요 발생 원인으로 ▲혈장단백 사료 원료 ▲불법 축산물 ▲야생 멧돼지를 통한 오염원 유입 등을 지목했다.
열쇠는 지난해 11월 당진에서 발생한 ASF다. 해당 농장은 ASF 가능성을 의심하지 못한 채 수개월을 보냈다. 민간병성감정기관에 정밀검사를 의뢰했지만, 당시에는 민간병성감정기관은 ASF를 검사할 수 없었다. 그러다 민간 임상수의사의 진료 과정에서 ASF 의심신고를 접수했고 발생이 확인됐지만, 그 전에 도축장에 돼지를 출하했다. 그 혈액이 혈장단백질 사료 원료로 사용되면서 전국 확산의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추정됐다.
정부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입국 단계부터 불법 축산물, 농장 예찰, 도축장 출하돼지 관리, 돼지혈액 유래 사료 원료, 멧돼지까지 전 주기 방역 강화에 나선다.
농장의 ASF 감염을 포착하기 위해 예찰 방식을 기존의 무작위 돼지 채혈에서 폐사체·환경 검사 중심으로 전환한다. 올 초 전국 발생 당시 폐사체 혀끝 시료, 환경 검사를 통해 숨어 있던 감염 농장을 찾아내는 성과를 거뒀다. 이를 상시 예찰 체계에도 적용한다.
아울러 성장·발육이 정체된 ‘위축돈’에 대한 채혈 검사도 병행한다. 무작위 능동 예찰에서 벗어나 질병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돼지에 초점을 맞추는 셈이다.
혈액 원료 사료는 금지 대신 관리를 강화한다.
전국 돼지 도축장 64개소에서 연중 출하돼지 ASF 검사를 벌인다. 특히 사료 원료로 공급되는 돼지 혈액탱크가 설치된 36개 도축장은 올 초 발생 당시부터 매일 혈액 시료를 채취해 검사했는데, 이 같은 체계를 유지한다.
돼지 혈액 유래 사료는 기존 열처리 공정을 보완해 전염성 병원체 불활화가 입증된 멸균·살균 표준공정을 제도화한다. 사료 원료의 입고부터 제품 출고까지 기록 관리를 강화해 ASF 발생 시 추적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다. 민간병성감정기관이 출고된 돼지 혈액 유래 사료의 ASF 여부를 검사하는 체계도 마련한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방역 정보 연동
외국식료품판매점 단속 강화
ASF가 최초로 유입되는 경로로 지목되는 외국인 근로자, 불법 해외 축산물, 멧돼지에 대한 대응책도 손 본다.
고용정보원과 검역본부의 외국인 근로자 정보 연계를 자동화하여 농장에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한편 7개 언어로 자료를 개발해 농장 방역수칙 및 불법 축산물 반입 금지 등을 교육한다.
ASF 발생국으로부터 들어오는 위험노선을 중심으로 공·항만 검역을 강화한다. 엑스레이 일제 검색과 탐지견 투입 비율을 늘린다.
외국식료품판매점 대상 검역본부·식약처 합동 단속도 기존 연 2회에서 4회로 늘리고 온라인 판매 사이트도 연중 모니터링한다.
멧돼지로 인한 위험도 여전하다. 올 초에도 포천에서는 멧돼지 유래로 의심되는 농장 발생이 포착됐다. 울산·고령 등 신규 멧돼지 ASF 발생지역에는 GPS 포획트랩을 추가 배치하여 포획 실효성을 높이고, 수렵인·엽견에 대한 ASF 환경검사를 확대해 기계적 전파 위험을 낮춘다.
농식품부 박정훈 식량정책실장은 “외국인근로자 입국 단계부터 농장‧도축장‧사료 제조까지 전체 단계에 걸친 방역관리를 통해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