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투벳·플러스벳 소송전..법원, 벳칭 ‘플러스벳’에 인투씨엔에스 데이터 사용 금지 명령

인투씨엔에스, 벳칭 상대 영업금지가처분 신청...법원 처방코드 및 처치코드 사용 금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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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생성 이미지

동물병원 전자차트(EMR)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업체 간 소송전이 벌어졌다.

인투씨엔에스가 플러스벳 차트를 공급하는 벳칭을 상대로 영업금지가처분 신청을 했고,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최근 “인투씨엔에스의 처방코드 및 처치코드가 포함된 데이터를 플러스벳 프로그램에서 사용하지 말라”고 결정 내렸다.

본지가 입수한 법원 결정문에 따르면, 인투씨엔에스는 2007년 설립되어 인투벳 등 EMR 프로그램을 개발해 판매 중인 회사다.

인투벳 차트에는 동물병원에서 사용되는 처방, 처치, 질병, 진단명, 임상병리 검사 등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고 분류하여 만든 개별 코드 항목 등 데이터가 있고, 이 데이터는 지난 2013년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등록됐다. 데이터 중 처방코드의 경우,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거쳐 현재 19개 체계 및 831개로 분류되어 있다.

결정문의 기초사실에 따르면, 벳칭은 플러스벳 EMR 프로그램을 개발해 판매 중인 회사로 2020년 10월 19일 설립됐고, 벳칭의 대표자가 그에 앞선 2020년 7월 30일 인투씨엔에스와 프로그램 사용계약을 체결했었던 사실이 있다.

법원은 “플러스벳 프로그램에서 사용되는 분류코드는 인투씨엔에스 프로그램의 코드 체계, 분류 방식, 명칭, 소재 등과 배부분 서로 동일하다”고 판단했다.

인투씨엔에스는 “(저작권위원회에 등록된) 데이터베이스를 무단 복제하여 플러스벳에 사용했다”며 “저작재산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해당 데이터가 부정경쟁방지법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도 덧붙였다. 벳칭이 저작권법은 물론, 부정경쟁방지법도 위반했다는 뜻이다.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성과’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영역(public domain)에 속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필요하다.

법원은 이에 대해 “인투씨엔에스가 2007년 이후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2010년부터 2025년까지 인건비로 약 45억 원, 2019년에는 데이터 검수 등을 위한 외부 전문가 용역 대가로 1,400만 원 상당을 지급하는 등 장기간에 걸쳐 동물병원 EMR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데이터를 구축했다”며 “인투씨엔에스 데이터는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부정경쟁행위도 인정했다.

법원은 “인투씨엔에스의 성과물인 처방코드, 진단코드, 처치코드, 백신코드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이용함으로써 채권자의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저작권법상 보호기간이 지나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영역에 속한다는 벳칭 측 주장에 대해서는 “인투씨엔에스가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업데이트해 왔고, 비용을 들여 개별처방 내역을 수집, 분류하고 외부전문가의 검토와 자문을 거쳤던 점을 고려하면 공공영역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데이터를 프로그램에서 추출하지 않고, 수기로 입력했다고 해도 “코드 및 소재 등을 그대로 사용한 것은 똑같다. 부정경쟁행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플러스벳 차트 자체에 대한 영업금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플러스벳 프로그램 전체의 영업을 금지하는 대신, 플러스벳 차트 안에 포함된 인투씨엔에스의 데이터(코드) 사용만 금지하라고 명령했다. 여기에 더해, 처방코드와 처치코드 외에 특정되지 않은 코드에 대한 사용금지 신청도 기각했다.

이에 따라, 플러스벳 차트 자체의 영업은 정지되지 않고 계속된다.

인투벳의 처방코드 및 처치코드가 현재 플러스벳 프로그램에 내장되어 있지 않으며, 플러스벳 차트 사용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게 벳칭 측 주장이다.

소송 비용은 벳칭 측이 부담할 것을 지시했다.

인투씨엔에스 관계자는 “이번 가처분 결정은 수년간의 현장 검증과 연구개발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 체계와 성과물의 가치가 법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회사의 지식재산권과 기술자산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가처분 인용 결정은 권리침해 행위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긴급 보호조치의 성격”이라며 “향후 본안 소송을 통해 침해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한편, 프로그램 무단복제 등 관련 형사 절차를 진행하고 추가 침해 여부에 대한 사실관계도 확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이슈화된 차트 데이터 이관에 대해서는 “한국동물병원협회와 서울수의사회에서 중재한 3사 합의에 따라 데이터 이관 절차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벳칭 측은 플러스벳 차트 사용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번 가처분 결정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벳칭은 “인투벳에서 플러스벳으로 프로그램을 변경하는 병원 측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데이터를 그대로 이관해달라고 하여 데이터 이관 작업을 대행했을 뿐이고, 이 과정에서 각 병원이 인투벳에서 사용하던 처방코드 및 처치코드도 그대로 이관되었을 뿐”이라며 “애초에 처방코드의 사용 주체는 개별 병원이지 벳칭이 아니므로, 벳칭에게 처방코드 등을 사용하여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금번 가처분 결정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처분 결정에도 불구하고 개별 병원들은 인투벳에서 사용하던 코드를 플러스벳 프로그램상에 직접 입력이 가능하므로 가처분 결정의 실효성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로 인해 전자차트 변경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도 우려했다.

최근 한국동물병원협회(KAHA)가 동물병원 진료데이터의 소유권이 병원에 있음을 명확히 하고, 동물병원이 자유롭게 EMR을 선택하고 변경할 수 있도록 각 차트 회사에 협조를 요청했는데, 각 동물병원이 쓰던 코드를 새 차트에서 그대로 쓰지 못한다면, 프로그램 이전 절차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벳칭은 “동물병원에서 생성된 진료데이터, 진료기록, 처방코드의 권한은 병원과 수의사에게 있다고 본다. 고객이 언제든 자신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제공받고 이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번 사안은 차트사 간 분쟁이 아니라 수의사의 진료권과 동물병원 데이터 주권에 관한 문제로 보고 있다. 가처분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절차를 조속히 진행하고, 결정의 부당성을 적극 주장·소명하겠다”고 강조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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