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균만으로 감염되는 인수공통감염병 큐열..네덜란드는 백신접종 의무

대한인수공통감염병학회에서 큐열 집중 조명...우리나라에서도 큐열 방역 논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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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금)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2026년 대한인수공통감염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의미 있는 강의가 진행됐다.

세계적인 동물의약품 전문기업 세바 상떼 아니말(Ceva Sante Animale)의 글로벌 반추동물 테크니컬 매니저인 Philippe Gisbert 수의사가 유럽의 사례를 중심으로 Q열(Q Fever, 큐열)에 대해 강의한 것이다.

큐열은 콕시엘라 버네티(Coxiella burnetii) 균에 의해 감염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주로 감염된 반추동물의 분만 부산물이나 배설물을 통해 전파된다. 전 세계적으로 소, 양, 염소 등에서 높은 유병률을 보이며 유산, 사산, 번식 장애 및 우유 생산량 감소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문제는 큐열이 사람도 감염될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병인 데다가, 국내에서도 감염 환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Philippe Gisbert 수의사에 따르면, 큐열은 사람 감염 시 약 60%는 무증상이나, 나머지 40%는 급성 및 만성 질환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감염 동물의 분만 시 배출되는 콕시엘라 버네티 균은 1g당 최대 109개에 달하는데, 사람은 단 10개 미만의 세균으로도 감염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사람에게 감염력이 매우 높다는 점이 여러 차례 강조됐다.

유럽에서 발생한 큐열 전파 사례도 소개됐다.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큐열 발생 사례는 2007~2011년 네덜란드 사례다. 총 4,026명의 사람이 감염됐는데, 2009년 한 해에만 2,354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그중 749명이 입원했고, 9명이 사망했다. 염소 농장 인근 거주자들을 중심으로 환자가 생겼다. 이때 발생한 사회경제적 손실액은 최대 6억 유로(약 1조 400억원)로 추정된다. 확진자 1명당 최대 2억 6천만원의 사회적비용이 사용됐다.

네덜란드는 이후 양, 염소 등 소형 반추동물에 대한 큐열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지금도 큐열백신 접종의 의무 사항이다.

2019년 프랑스의 한 농업학교에서도 양의 유산 이후 5명의 사람이 큐열에 걸렸다. 역학조사 결과, 학교 주변 환경에 콕시엘라 버내티 균이 다수 퍼져 있다는 점이 확인됐는데, 큐열 백신 접종 1년 후부터 환경의 오염도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백신접종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2021년 이탈리아의 한 농장에서도 1마리의 소가 큐열에 감염된 뒤, 35명의 사람이 큐열에 노출됐고, 그중 17명(48.5%)이 발열, 두통, 폐렴 등 임상증상을 보인 사례가 있다. 소형 반추류뿐만 아니라 소(cattle)도 감염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다.

Philippe Gisbert 수의사

Philippe Gisbert 수의사는 이 같은 사례들을 소개한 뒤 백신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네덜란드는 대규모 큐열 발생 이후 ▲염소·양 농장 백신 접종 의무화 ▲감염 농장 이동 제한 ▲감염 동물 살처분 ▲원유 모니터링 강화 등 강력한 방역 정책을 펼쳤는데, 여러 후속 연구에서 “백신 접종이 사람 환자 감소에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네덜란드가 지금도 소형 반추동물의 큐열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백신 접종 이후 주변 환경에서 콕시엘라 버네티 균의 오염도가 감소한 프랑스 사례도 백신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우리나라도 더 이상 큐열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 JKMS에 따르면, 국내 큐열 환자는 법정 감염병 지정 이후 수 년간 매년 10건 안팎으로 보고되다가 2015년부터 환자가 급증해 2018년에는 163건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0년 이후 신고 건수가 감소했지만, 이는 2020년에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과 진단 기준의 변경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연구팀은 “국내 큐열병 역학조사 결과 2011∼2017년에는 전국적으로 인구 10만명당 연간 평균 발생률이 0.07건으로 낮았으나 2017년에는 10만명당 0.19건으로 급격히 증가했다”며 “특히 충북(연간 10만명당 0.53건)과 충남(연간 10만명당 0.27건) 등 중서부 지역에서 다른 지역보다 훨씬 높은 발병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 염소 고기 수요가 늘면서, 염소 사육두수와 사육 농장 수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우려스러운 점이다. 이에 따라 큐열 유행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네덜란드와 같은 대규모 발생 사례를 막기 위해 백신접종 등 정부의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세바 큐열백신 COXEVAC

한편, 큐열백신으로는 세바의 Coxevac®이 대표적이다.

Coxevac은 Phase I 비활성화 백신으로 소, 염소, 양에 대해 허가받았다. 염소의 유산을 감소하고, 소·양·염소의 박테리아 배출량을 줄여준다. 2007~2011년 대규모 발생 사례 때 네덜란드가 사용한 백신도 세바의 Coxevac이다.

큐열은 유산 위험을 낮추거나 균 배출을 줄이는 데 큰 효과가 없어 항생제 치료가 권장되지 않지만, 백신은 균 배출 감소와 유산 예방에 있어 실질적인 효과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소형반추류의 큐열백신 접종은 세균의 배출량을 줄여 환경 오염을 막고 사람으로의 전파를 차단하는 ‘원헬스(One Health)’ 측면에서 효과적인 정책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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