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지만 보람도 커요’ 청주시 동물보호센터 정동복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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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청주시 반려동물보호센터가 지난해 11월 문을 열었습니다. 85억 원을 투입해 규모를 키웠을 뿐만 아니라 과거의 열악한 환경에서 벗어나 바닥 시설을 제대로 갖춘 실내 견사를 마련했습니다. 분양 대기실, 고양이 전용 룸, 교육실 등 입양 활성화를 위한 공간도 대거 확충했죠.

특히 냉난방 시스템과 함께 소음 차단 방음판을 설치해 보호 동물과 인근 주민 모두의 불편을 최소화한 점이 눈에 띄는데요, 청주시는 지난해 입양률 66%라는 놀라운 성과를 바탕으로, 이번 신축 센터를 거점 삼아 올바른 반려문화 확산에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입양률이라는 성과 뒤에는 센터를 책임지는 사양관리사들과 수의사의 사투가 있습니다.

센터에서 매일 쏟아지는 구조 요청과 수술, 그리고 때로는 피할 수 없는 안락사라는 무거운 결정을 홀로 감당해야 하는 정동복 주무관을 데일리벳 학생기자단이 만났습니다.

안녕하세요. 청주시 동물보호센터의 정동복 주무관입니다. 저는 동물병원을 약 16년간 운영했던 임상수의사입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잠시 임상을 떠났다가, 청주시 반려동물 보호센터에서 다시 임상수의사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청주시청 축산과 동물보호팀 소속 공무원으로 근무 중이고요, 보호센터에 입소하는 동물과 보호 중인 동물의 진료 전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양관리사분들께서 동물사 청소와 기본 관리 업무를 진행해 주십니다. 저는 주로 보호센터로 걸려오는 구조 요청, 입양 문의, 동물보호법 관련 민원 등의 업무를 처리하며 오전 시간을 보냅니다.

오후에는 오전에 구조된 동물의 진료를 시작으로 보호 중인 동물의 예방접종, 진료 및 수술, 입양 전 건강검진과 내장형 동물등록 시술을 진행하고요, 이후 새로 구조된 동물에 대한 진료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보통의 하루라면 업무에 흐름이 있는 편이지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도 자주 발생합니다.

시민들의 동물복지 인식이 점차 향상되면서 구조되는 유실·유기동물의 숫자는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또한 보호센터를 위탁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던 문제들로 인해 지자체가 직영하는 보호센터가 늘어나고 있죠.

구조 마릿수가 줄어든 만큼 보호센터가 단순히 수용하는 것을 넘어 동물복지 중심으로 운영될 수 있는 기반도 조금씩 마련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신축 개소한 이곳 청주시 동물보호센터처럼 말이죠.

이와 함께 보호센터를 통한 동물 입양률 역시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과거와 비교했을 때 변화된 부분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의사가 여러 명 있는 동물병원과 달리, 보호센터는 임상수의사 한 명이 대부분의 판단과 결정을 내려야 하는 구조입니다. 최소 2~5년 정도의 임상 경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문적인 검사 장비가 제한된 상황에서도 전반적인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동물의 상태를 진단해야 합니다. 특히 다친 길고양이의 비중이 높아 치료뿐 아니라 안락사 결정까지 내려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필드보다 열악한 상황을 감당할 수 있는 준비와 마음가짐이 중요하죠.

국제적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외래 파충류 학대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약 150마리의 파충류가 연관된 사건이었는데, 한 번에 구조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충북야생동물구조센터와 협업해 구조를 진행했고, 이후 입양이나 국립생태원 기증 등을 통해 결과적으로 모든 개체를 안전하게 보호 조치할 수 있었습니다. 보람도 컸죠.

육견농장과 관련해 동물보호단체에서 제기한 민원 사건이 가장 어려웠던 경험으로 남아 있습니다. 법과 제도, 현장의 현실, 시민 인식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행정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부담이 컸던 사례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임용 후 약 5년 동안은 2주에 하루만 쉬는 일정이었어요. 현재도 2주에 한 번만 주말 휴무를 하고 있습니다. 보호센터는 365일 운영되는데 임상수의사를 충분히 확보하기도 어렵다 보니 연가 사용이나 휴무 조정에도 한계가 있죠.

더불어 수용 공간이 부족하거나 회복이 어려운 경우 등으로 안락사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적지 않은 것도 수의사에게는 큰 부담입니다.

청주시청 소속 공무원으로 공적 기관 안에서 임상을 수행하며, 일반적인 임상 환경에서는 충분한 의료 혜택을 받기 어려운 동물들에게 진료를 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젊고 열의 가득한 동료 직원들 덕분에 전국 상위권의 입양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점도 보람이 큽니다.

현재 지자체의 수의사는 가축방역 관련 업무에 많이 종사하고 있는데, 근무 여건과 전염병 발생 시 부담으로 인해 기피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처우 개선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동물보호센터의 경우 직영 운영이 늘어나면서 진료수의사 수요도 증가하고 있으나, 안락사 문제나 동물보호법 관련 민원 등 또 다른 어려움도 함께 존재합니다.

공공 분야에서 수의사의 필요성은 분명히 증가하고 있지만, 제도적 보완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동물보호센터에서 진료수의사로 근무하고 싶다면,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뿐 아니라 현실적인 부분도 함께 고민해보셨으면 합니다. 동물보호법 민원, 회복이 어려운 개체에 대한 안락사 결정, 그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는 멘탈을 유지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질문해봐야 합니다. 이 업이 본인의 성향과 맞는지 충분히 고민한 뒤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이혜수 기자 studyid0811@gmail.com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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