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주대 김건 교수, “진료와 연구, 교육의 균형 있는 발전을 꿈꾸다”

2026년 1학기 제주대 수의대에 임용된 김건 수의내과학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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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학교 수의과대학에 2026학년도 1학기부터 새로운 수의내과학 교수님이 부임하셨습니다.

김건 교수님은 수의내과학과 응급중환자의학을 전공했고, 임상과 연구를 함께 이어오고 계십니다. 특히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정밀 진료와 체외 치료(ECT)를 중심으로 중증환자 치료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임상에서의 고민을 연구로 확장해 나가고 계십니다.

제주대 수의대에 새롭게 부임한 김건 교수님을 데일리벳 학생기자단이 만났습니다.

김건 제주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내과학 교수

안녕하세요. 2026학년도 1학기부터 제주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내과학 교수로 임용된 김건입니다. 저는 전남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이창민 교수님과 노웅빈 교수님의 지도 아래 수의내과학 및 응급중환자의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심장, 신장, 호흡기, 종양 질환을 중심으로 다양한 중환자 관리 경험을 쌓으며 지도교수님들께 소중한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박사학위 취득 후에는 체외치료 분야를 더 깊이 연구하고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NCSU) 허지웅 교수님 연구실에서 포스트닥터(Post-doc) 과정을 거쳤습니다.

교육자이자 연구자로서 첫발을 내딛게 된 것에 큰 책임감을 느끼며, 제주대학교에서 임상 진료와 교육, 연구 역량을 균형 있게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허지웅 교수와 김건 교수

시작은 본과 1학년 생리학 수업이었습니다. 신체의 각 장기와 기능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고 조화를 이루는지 이해하는 과정 자체가 큰 즐거움이었으며, 내과는 이러한 생리학적 원리를 임상 현장에 가장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 분야라는 점에서 매력적이었습니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한 가지 문제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 전체를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세밀한 변화와 검사 결과를 조합해 진단에 이르는 ‘추론’의 과정이 저와 잘 맞는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만성질환부터 응급질환까지 폭넓게 다루기에 끊임없이 배우고 깊이 고민해야 한다는 점도 내과 수의사로서 늘 도전 의식을 갖게 하는 요소였습니다.

이러한 학문적 흥미가 실제 전공 선택으로 굳어진 데에는 학부 시절의 경험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당시 새로 부임하셨던 지도교수님의 ‘1호 제자’로서 실험실 세팅부터 함께하며 연구의 기초를 닦았습니다. 본과 4학년 때는 교수님의 지도로 직접 SCI 논문을 작성해 보기도 했는데, 이 과정을 통해 내과학의 깊이에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지식적 욕구를 충족하는 동시에 생명을 살려내는 보람을 현장에서 체감하며, 자연스럽게 내과 수의사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습니다.

임상 현장에서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질병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도구의 필요성을 자주 느끼게 됩니다. 특히 반려동물의 경우 사람처럼 자세한 증상 표현이 어렵기 때문에, 객관적인 지표의 중요성이 더욱 큽니다. 저는 이런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이오마커라고 생각했습니다. 바이오마커는 질병의 조기 진단뿐 아니라 중증도 평가, 예후 예측, 치료 반응 모니터링에도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임상에 직접 연결될 수 있는 연구 분야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느껴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진단과 치료 의사결정이 보다 신속하고 정밀해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수술이나 침습적인 검사 이전 단계에서, 혈액이나 혈청과 같은 비교적 간단한 샘플을 통해 질병의 가능성을 조기에 파악하고, 악성도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으로 큰 가치가 있습니다.

또한 임상 증상만으로는 판단이 어려운 경우에도 바이오마커를 활용하면 환자의 중증도나 예후를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치료 과정에서는 이러한 지표의 변화를 통해 치료 반응을 모니터링하고, 보다 적절한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결국 바이오마커 연구는 반려동물 진료를 경험 중심에서 데이터 기반의 정밀 진료로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특히 기억에 남고 애착이 가는 연구는 말티즈에서 유선종양과 혈액 샘플을 이용해 전장 유전체 연관 분석을 수행했던 연구입니다. 이 연구는 단순히 결과만 의미 있었던 것이 아니라, 제가 처음으로 종양질환에서 본격적인 유전자 분석 연구에 도전했던 경험이라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도 매우 뜻깊게 남아 있습니다.

당시에는 연구에 필요한 유선종양 샘플을 확보하는 과정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광주동물메디컬센터 송정은 원장님께서 가장 주도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셨고, 퇴임하신 손창호 교수님을 비롯해 광주 지역 여러 동물병원 원장님께서 샘플 수집에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저 역시 직접 여러 현장을 다니며 종양 샘플을 하나하나 수집했던 기억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또한 수집된 샘플의 병리조직학적 진단과 결과 해석 과정에서는 박상익 교수님과 백영빈 교수님의 많은 도움도 받았습니다.

더불어 제가 처음 접하는 유전체 분석 분야였기 때문에 공부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습니다. 지도교수님들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고, 관련 전문가를 찾아 서울의 전문 분석 연구소를 여러 차례 직접 방문하면서 bioinformatics를 배우고 데이터 해석의 기초를 익혔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분야라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단순히 데이터를 얻는 데서 그치지 않고, 데이터를 스스로 해석하고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는 힘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이 연구가 특별한 이유는, 하나의 논문을 완성했다는 데만 있지 않습니다. 샘플링부터 분석, 해석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으며 전 과정을 직접 부딪치며 경험했고, 그 과정이 이후 박사논문을 준비하며 whole genome sequencing 기반의 더 발전된 연구로 이어지는 중요한 밑바탕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연구는 저에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과정의 어려움과 보람을 동시에 알려준 경험이었고, 이후 연구의 방향을 넓혀가는 중요한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제가 앞으로 연구실에서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싶은 방향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반려동물의 종양질환을 중심으로 다양한 질환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진단 및 예후 바이오마커를 발굴하는 연구를 지속하고자 합니다. 임상 현장에서는 같은 질환이라도 환자마다 중증도와 치료 반응, 예후가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보다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진단 및 예후 예측 지표를 찾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싶습니다.

둘째는 반려동물 중증환자 치료에서 체외치료 분야를 더욱 발전시키는 연구입니다. 중증환자 진료에서는 정밀한 모니터링과 함께, 환자의 상태에 맞는 적극적인 치료 전략이 중요합니다. 특히 신장질환에서의 혈액투석, 면역매개질환에서의 혈장교환술, 중독질환에서의 헤모퍼퓨전, 혈액림프계종양에서 골수이식과 같은 체외치료는 중증 환자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넓혀줄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러한 치료법을 국내 실정에 맞게 체계적으로 발전시켜, 실제 임상에서 중증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 기회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셋째는 기초 및 예방 분야와의 협력을 통해 연구와 진료의 폭을 넓혀가는 것입니다. 임상수의학에서 마주하는 많은 문제들은 한 분야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줄기세포, 오가노이드, 병리진단, 감염성질환 등 다양한 분야와의 협력 연구와 협동 진료로 확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임상에서 생긴 질문이 기초연구로 이어지고, 다시 그 결과가 진료에 환원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제가 제주대학교에서 이루고 싶은 연구실의 모습입니다.

저는 학생들이 단순히 지식을 암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힘을 기르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임상 수의학 학문의 특성은 많은 지식을 배우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임상 상황에서 문제를 해석하고 적절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배운 내용을 실제 임상 상황에 적용해 보고, ‘왜 그런지’를 스스로 질문하며 이해하려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이런 역량만큼이나 인간성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의학은 결국 생명을 다루는 학문이고, 보호자와의 신뢰, 동물에 대한 공감, 의료인으로서의 책임감이 함께 갖춰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지식과 기술이 뛰어나더라도, 생명에 대한 존중과 타인을 배려하는 태도가 없다면 좋은 수의사가 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도 스스로 배우고 성장하려는 자세와 더불어 바른 인성을 갖추는 것입니다.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경험을 쌓아가면서, 동시에 책임감과 공감 능력을 갖춘 수의사로 성장해 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수의내과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먼저 좋은 질문을 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내과는 복잡한 증상과 검사 결과를 종합해 문제를 해석하는 학문이고, 연구는 그 과정에서 생긴 질문에 대해 근거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임상과 연구는 서로 분리된 영역이 아니라, 같은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탐구하는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학부생 때부터 단순 암기보다, “왜 이런 변화가 나타났는지”, “더 정확하게 진단할 방법은 없는지”, “치료 반응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그런 태도가 쌓이면 내과 수의사로서의 사고력도 깊어지고, 연구자로서의 역량도 자연스럽게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또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한 뒤에 시작하려 하기보다, 작은 경험이라도 직접 해보면서 자신의 관심을 조금씩 구체화해 나갔으면 합니다. 학부 시절에는 다양한 분야의 실습과 경험을 적극적으로 해보는 것이 중요하며, 이러한 경험이 이후 임상과 연구 모두에 큰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겪게 되는 실패와 좌절 역시 중요한 자산이며,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모두 의미 있는 경험으로 남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단 시작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내과나 관련 연구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있다면, 언제든 편하게 찾아와서 이야기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질문하고, 같이 고민하고, 관심 있는 주제를 조금씩 넓혀가면서 저 또한 제주대학교 학생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유찬주 기자 yoochanju23@gmail.com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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