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초된 해양동물 구조 현장 대응 협력한다, 서울대공원·플랜오션 맞손
좌초 신고 현장 대응부터 부검·인수공통감염병 연구까지 협력 강화
육지의 야생동물과 달리 바다의 야생동물은 아직 구조·치료가 미흡하다. 애초에 바다로 돌아가지 못하고 시민들에게 발견되는 동물들의 상태가 나쁜 탓도 있지만, 구조치료기관들이 현장에서 제때 대응하는 것조차 벅차다.
해양동물 전문구조치료기관인 서울대공원과 플랜오션은 3월 16일(월)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업무협약을 맺고 해양동물 구조활동에 협력하기로 했다.

육지동물 2만 마리 구조되지만..해양동물 구조는 드물어
현장 대응, 좌초 원인 파악에 협력
산과 들에서, 도시에서 다쳐 구조된 야생동물은 시도별로 지정된 야생동물구조센터로 간다. 건강을 회복하면 자연으로 돌아가고, 영구적인 장애가 남은 동물은 센터에 머무르기도 한다.
바닷가에서 조난당한 해양동물이 가는 곳은 해양동물 전문구조치료기관이다. 서울대공원, 아쿠아플라넷, 국립해양박물관 등 전국에 12개소가 ‘해양동물 전문구조치료기관’으로 지정되어 있다.
하지만 육지동물과 해양동물의 구조는 사뭇 다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2025년 전국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야생동물 22,303마리가 구조됐다. 미아, 충돌, 교통사고, 기아·탈진 등 사유는 다양하지만 제법 활발한 셈이다.
반면 해양동물의 구조는 훨씬 드물다. 육지동물은 사고를 당해 시민들의 눈에 띌 일이 상대적으로 많지만, 해양동물이 아직 회복할 수 있는 상태로 발견되는 일 자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해안에 모습을 드러냈다가 다시 바다로 돌아갈 수 없을 정도의 상태인 해양포유류는 대부분 죽음을 앞둔 상태다.
좌초된 해양동물을 발견했다는 신고가 접수되어도 부담이다. 서울대공원과 같은 공공기관은 그나마 대응에 나서지만, 영리적으로 운영되는 수족관은 해양동물 전문구조치료기관으로 지정됐다 하더라도 적극적으로 구조에 나서기는 힘들다. 반도 국가이다 보니 커버해야 할 해안선도 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공기관인 해양동물 전문구조치료기관도 전담 조직을 꾸리기는 어렵다. 육지동물과 달리 신고도 드물고, 그나마 구조해서 치료하면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진 상황은 더 드물기 때문이다.
이영란 플랜오션 대표는 “신고된 해양동물을 살릴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왜 좌초됐는지 문제 원인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신고에 대응해 현장을 확인하고, 원인 파악을 위한 부검이나 검체 채취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번 협약도 여기에 초점을 맞췄다. 서울대공원과 플랜오션이 고래류나 기각류, 바다거북 등 해양동물의 좌초 신고를 접수하면 현장 대응과 구조, 치료, 부검 및 연구활동에 협력하기로 했다.
서울대공원은 현장 대응에 도움을 받고, 플랜오션은 해양포유류 보전 활동과 연구의 토대를 확보하는 셈이다.
플랜오션은 지난해 출범한 동물과미래포럼의 지원으로 ‘한국 해역 해양포유류 좌초실태 파악 및 질병 연구’를 벌이고 있다. 한국 바다에 서식하는 해양포유류 동물의 권역별 좌초 실태를 파악하고 인수공통감염병을 비롯한 병원체 분포를 조사한다.
서울대공원 여용구 동물원장은 “서울대공원은 2007년 해양동물 전문구조치료기관으로 지정받아, 그간 많지는 않아도 꾸준히 구조·치료 활동을 이어왔다”며 최근 이어진 점박이물범 구조·방류 사례를 소개했다.
여 원장은 “현장 대응을 위한 출동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플랜오션과의 협력이 해양동물 구조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저희가 가진 인프라와 전문인력을 활용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영란 대표는 “운 좋게 다시 살릴 수 있는 해양동물을 만나면 기쁘게 살리고, 그렇지 않더라도 그들이 처해 있는 위기를 알아보고 연구와 교육에 활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훌륭한 시설과 경험을 갖춘 서울대공원과 열정을 가진 시민단체가 함께 한다면 한 마리의 생물을 살리는 것 이상으로 해양동물 관리 체계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