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판다 대여 요청에 동물단체 반발..“계획 철회하라” 촉구

공동성명 발표하고 “외교 수단으로 살아있는 동물 이용하는 역사 멈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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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러바오, 아이바오. 판다 국내 입국은 지난 1994년 이후 22년 만이었다(사진 : 에버랜드).

이재명 정부가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에 판다 추가 대여를 요청한 가운데, 동물보호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에게 판다 한 쌍을 추가로 대여해 달라고 직접 요청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제2호 국가 거점동물원인 우치동물원에 대여해 줄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곧바로 우치동물원을 찾아 판다 사육시설 설치 후보지 2곳까지 살펴봤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들은 “동물을 외교의 상징으로 활용해 온 낡은 관행을 되풀이하는 것”이라며 “판다 임대 계획을 당장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3개 동물단체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동물을 살던 곳에서 옮기는 일은 설사 동물을 위한 의도에서 시도된다고 해도 동물에게 미치는 영향의 정도를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외교 관계에 따라 운명이 좌우되는 임대 동물의 삶을 동물복지적 관점에서 정당화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 밖에서 태어난 판다는 4살이 되면 중국으로 반환되는데, 동물은 수송 스트레스를 겪으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이 스트레스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중국으로 반환된 ‘푸바오’도 이송 후 수개월 동안 건강 이상 증상을 보였다고도 덧붙였다.

에버랜드에서 판다들이 폭풍적인 인기를 끄는 것에 대해서는 “동물원 내 다른 전시동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자원을 제공받아 왔다. 이러한 특별 대우가 곧바로 동물의 이익을 최우선에 둔 삶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판다 임대는 동물의 대여, 계약의 갱신, 반환이 동물의 이익이나 상태보다 국가 간의 외교 관계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에서 윤리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비판했다.

과거에 한국 정부가 외교 선물로 받은 동물들의 비참한 결말도 전했다. 이들은 “화려한 자리에서 선물로 주고받은 동물을 감당하지 못해 동물원에 처박아 두는 관행은 최근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동물들은 선물의 의미와 무관하게 낯선 곳에서 살도록 강제당한다”며 “이처럼 외교의 부산물로서 여기저기 흩어져 살아가는 동물들의 삶이 과연 동물복지 원칙에 부합하는지 성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정부는 역대 정부 중 최초로 ‘동물복지’를 국정 과제에 포함했다. 지금이야말로 외교 수단으로 반복되어 온 동물 이용의 역사를 멈출 때라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동물단체들은 “우리는 동물을 물건처럼 빌려오고, 되돌려 보내는 관행이 과연 국가가 지향하는 동물복지의 방향과 일치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정부의 답변을 요구한다”며 “이번 정부에서는 살아있는 동물을 외교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전근대적인 관행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지를 천명해달라”고 촉구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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