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학생들 모으는 영국왕립수의과대학, 서울도 찾았다

싱가폴-서울-홍콩-방콕으로 이어지는 아시아 투어..한국 학생·수의사와 협력 관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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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수) 서울 동대문 메리어트 호텔에서는 조금 특이한 행사가 열렸다. 세계 최고의 수의과대학 중 하나로 꼽히는 영국왕립수의과대학(RVC)이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서울에서 동문회를 겸한 네트워킹 리셉션을 개최한 것이다.

RVC의 데이비드 처치(David Church) 부학장과 사라 레디(Sarah Ready) 입학처장을 비롯해 다양한 전공과목 교수로 구성된 10여명의 방문단이 한국을 찾았다.

RVC는 2025년 QS(Quacquarelli symonds) 대학평가 수의과대학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미국 UC DAVIS 수의과대학을 제치고 5년 연속 1위에 올랐다.

RVC는 18세기에 설립된 유서 깊은 수의과대학으로 영국은 물론 미국(AVMA), 유럽(EAEVE), 호주·뉴질랜드(AVBC)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RVC 졸업생들은 사실상 서구권 전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는 셈이다.

사라 레디 입학처장은 “RVC에는 매년 300여명의 학생들이 매우 다양한 경로로 입학한다”면서 “졸업하는 시점이 되면 영국 학생과 국제 학생의 비율이 1:1에 달한다”고 말했다.

영국의 대학인만큼 국제 학생의 다수는 북미 지역 학생들이 차지하고 있지만, 아시아에서도 학생들이 꾸준히 입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렉시트 이후 비(非)유럽권 국가의 학생들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좀더 늘었다.

RVC 교수진이 이날 한국을 찾은 것은 매년 연말연시에 진행하는 아시아 투어의 일환이다. 싱가폴을 거쳐 서울에 왔고, 홍콩(1월 9일)과 태국 방콕(1월 14일)으로 투어를 이어간다.

투어의 주 목적은 학부생 모집이다. RVC 입학을 희망하는 아시아 지역 학생들을 직접 만나 면접을 진행하고, 현지 고교의 진학담당자를 만나 입시 관련 정보를 공유한다.

이번 방문단에 참여한 마이크 휴잇슨(Mike Hewetson) 교수는 “원격이 아니라 직접 학생들을 만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구성원은 조금씩 달라지지만 RVC가 매년 투어에 나서는 이유”라고 말했다.

영국 계열의 국제 학교가 자리잡은 싱가포르나 홍콩에서는 RVC의 투어와 국제 학생 선발이 안정적으로 정착됐다. 서울은 올해 처음으로 투어에 포함됐다.

사라 레디 입학처장은 “한국인 동문과 학생은 아직 적다. 하지만 조금씩, 분명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5명이 입학했다”고 전했다.

RVC의 교육과정은 5년제다. 1~2학년은 런던 캠퍼스에서 이론 강의와 기초수의학 연구에 초점을 맞춘다. 3~5학년은 런던 북쪽에 위치한 혹스헤드(hawkshead) 캠퍼스에서 임상 교육과 실습을 진행한다.

데이비드 처치 부학장은 “RVC는 수의학과 생명과학 분야 연구와 교육의 글로벌 전문 기관으로서 임상적 탁월함(clinical excellence)과 연구, 교육의 조화를 추구한다”며 “실험실에서 얻은 지식을 임상 현장에 활용하기 위해 대학 구성원 모두가 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우리의 병원은 곧 임상 연구의 현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리셉션에서는 유럽수의공중보건전문의인 커트 아덴(Kurt Arden) 교수가 수의역학 방법론을 조류인플루엔자, 항생제 내성에 적용한 원헬스 연구를 조명했다. RVC는 영국의 검역당국(APHA)과 함께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의 위험분석 및 모델링 협력센터로 활동하고 있다.

말 내과학을 가르치고 있는 마이크 휴잇슨 교수는 반려 목적으로 기르는 말에서 발생한 종양 치료를 중심으로 학생들이 임상 로테이션 중 경험할 수 있는 말 진료의 모습을 전했다.

General Practice 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질 매디슨(Jill Maddison) 교수는 RVC가 추구하는 ‘능동적 배움(active learning)’을 소개했다.

매디슨 교수는 “학생들이 단순히 이해하고 암기하는 단계를 넘어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며 일방적 강의에서 벗어나 현장 실습과 토론, 발표 등 능동적인 방법론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의를 듣기만 할 때 보다 토론하거나, 실제로 해보거나, 다른 사람을 가르쳐볼 때 훨씬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매디슨 교수는 “RVC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자기주도 학습 시나리오에 기반한 소규모 그룹 학습이다. 학생들은 소그룹 내에서 활발히 토론하고 서로를 가르치게 된다”며 RVC가 제공하는 수의사 평생교육(CPD, Continuing professional development)도 같은 방식의 팀 기반 토론형 교육을 포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인 RVC 동문 수의사뿐만 아니라 졸업 후 전문의과정 지원에 관심있는 한국 수의대생도 참여했다. RVC 방문단도 자세한 절차와 지원 노하우를 전하며 환영했다.

데이비드 처치 부학장은 “RVC는 학부생뿐만 아니라 대학원이나 전문의 과정(residency)에 지원하는 해외 수의사를 위한 학비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학생 및 수의사와의 협력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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