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신년사]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 “민주적 정당성·전문성 동시에 성숙시켜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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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데일리벳 독자 여러분, 그리고 2만 4천여 대한수의사회 회원 여러분.

2026년 병오년, 붉은 말의 해를 맞이하여 전국의 수의사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평안, 그리고 큰 복이 함께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먼저 지난 한 해 동안 대한민국 수의사 여러분께서 보여주신 헌신과 책임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회원 여러분께서는 국가 방역의 최전선에서, 농장동물 진료 현장에서, 반려동물 의료 현장에서, 그리고 공중보건과 재난 대응의 자리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해 주셨습니다. 그 헌신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은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2026년은 직선제로 선출된 회장을 세 번째로 맞이하는 해입니다.

이는 단순한 제도적 반복이 아니라, 우리 수의사회가 민주적 정당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성숙시켜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점임을 의미합니다. 직선제는 회원의 선택이 곧 수의사회의 방향이 되는 제도이며, 저는 그 무게를 누구보다 무겁게 받아들이며 회장의 책무를 수행해 왔습니다. 새로 선출될 회장 역시 같은 책임 의식으로 회원 여러분의 뜻을 받들어 수의사회를 이끌어 갈 것이라 믿습니다.

그러나 2026년은 우리 수의사 직역에 있어 결코 녹록지 않은 해가 될 것입니다.

이미 십수 년 전부터 동물진료권을 침탈하려는 시도는 형태를 바꿔가며 지속되어 왔고, 2025년 한 해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특히 표준수가 요구 및 진료부 의무 공개 법안은, 수의사의 전문적 판단과 의료 행위를 단순 비교와 가격 경쟁의 영역으로 끌어내릴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시도였습니다. 다행히 해당 법안들은 수의사 여러분의 단합된 노력과 적극적인 문제 제기로 인해 통과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이와 유사한 시도는 언제든 다시 등장할 수 있으며, 우리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하고, 조직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개별 동물병원의 문제가 아니라, 수의사의 전문성과 국민 보건 안전을 지키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일부 세력은 수의사의 역할을 의도적으로 축소하고, 동물진료를 비전문 영역으로 끌어내리려 합니다.

그러나 수의사는 단순히 동물을 치료하는 직업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수의사는 국가 방역을 책임지고, 인수공통감염병과 재난을 예방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국가 전략적 의료 전문가입니다. 이 사실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에서 단합하지 못하고 새 수의사회와 새 회장을 향한 근거 없는 비난과 왜곡이 계속된다면, 그 피해는 결국 우리 직역 전체의 미래로 돌아옵니다. 개인적 이해관계나 감정적 공격은 수의사의 위상을 높이지 못하며, 오히려 분열과 약화를 초래할 뿐입니다.

대한수의사회는 2026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비전 아래 강력한 개혁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첫째, 과학에 기반한 국가 방역체계를 확립하겠습니다.

초국경 질병이 일상화된 시대에, 수의사가 중심이 되는 방역체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둘째, 반려동물 진료의 공공성을 제도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습니다.

셋째, 농장동물 진료 기반 회복과 공공수의학 강화를 국가 과제로 명확히 하고, 이를 위한 법·제도 개선을 강력히 추진하겠습니다.

넷째, AI, 생명공학, 규제과학 등 미래 성장 분야에서 수의사의 역할을 확대하여, 수의사의 가치를 국가 전략 차원에서 재정립하겠습니다.

이 비전은 대한수의사회만의 계획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모든 수의사가 함께 만들어 가야 할 미래입니다. 2만 4천 명의 수의사가 같은 방향을 바라볼 때, 그 어떤 세력도 우리의 전문성과 존엄을 흔들 수 없습니다.

저는 대한수의사회 회장으로서,

회원 여러분께서 어느 현장에서 근무하고 계시든

산업동물 진료 현장이든, 반려동물 임상 현장이든, 공직이든, 연구소든, 교육 현장이든, 업계이든,

저는 항상 여러분 한 분 한 분을 마음에 두고 있습니다.

대한수의사회는 언제나 회원 곁에 있을 것이며, 저 역시 언제나 회원 여러분을 생각하며 가장 큰길, 가장 바른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6년 신년

대한수의사회 회장 허 주 형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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