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으로 야생동물 보전부터 공중보건까지..‘야생동물 원헬스 접근 포럼’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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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야생동물 보전과 공중보건 대응 전략을 논의하는 ‘야생동물 원헬스 접근 전략 포럼’이 12월 18일(목)과 19일(금) 양일간 강원도 춘천시 더테라리움과 강원대학교에서 개최됐다.

강원대 야생동물 질병 전문인력 양성 특성화사업단, 강원야생동물구조센터, 강원대학교 RISE 사업단, 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이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에서는 원헬스(One Health) 관점에서 AI 기술의 실질적 활용 가능성을 공유했다.

18일 더테라리움에서 열린 포럼에는 산·학·연 전문가들이 AI 기술의 현장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첫 연자로 나선 국립생태원 김영준 실장은 기후 변화와 생태계 교란 속에서 야생동물 모니터링의 중요성과 원헬스 접근의 본질을 강조했다. 특히 AI 기술이 감염병 대응과 생태 보전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종합적으로 설명했다.

이어 올포랜드 봉진식 부장은 ‘산림·생태 분야 디지털 트윈과 AI 기반 야생동물 모니터링 방안’을 주제로 강연했다. 현실 세계의 산림을 3차원 가상 공간에 구현해 시뮬레이션과 분석을 수행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이 야생동물 관리와 정책 의사결정에 활용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

국내 야생동물에 대한 AI 기술 활용 사례도 눈길을 끌었다.

V2E 문영주 부사장은 해상풍력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류 충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했다. 영상 분석과 AI 인식 기술을 결합한 조류 충돌 방지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국내 조류 약 400여 종의 데이터셋을 학습해 높은 식별 정확도를 확보했다

국립공원연구원 김의경 박사는 ‘머신러닝을 이용한 야생동물 관리’를 주제로 외래 사슴 관리, 국립공원 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대응, 반달가슴곰 연구 등 다양한 사례를 소개했다. 특히 멧돼지 서식 정보를 기반으로 머신러닝을 활용한 폐사체 발견 예측 지도와 안전 등급 지도 사례가 주목을 받았다.

(사)한국동굴연구소 김선숙 박사는 ‘생태계 내 바이러스 순환의 이해: AI 기반 박쥐 모니터링’을 주제로 발표했다. 박쥐의 생태적 특성과 바이러스 순환을 원헬스 관점에서 설명하며, 차기 팬데믹 대비를 위한 AI 기반 바이오 감시(Bio Surveillance) 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수달연구센터 한성용 센터장은 ‘수달과 야생동물 보전 전략’을 주제로, 수달 보전이 단일 종 보호를 넘어 하천 생태계 전반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원헬스적 접근임을 설명하며, 남북 DMZ를 포함한 생태축 연결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포럼 2일차인 19일(금)에는 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학생 대상 야생동물 부검 실습이 진행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배유찬 박사가 야생 멧돼지를, 강원대 김상화 교수가 상어를, 안상진 교수가 독수리 부검을 각각 지도했다.

    

행사의 기획과 진행을 총괄한 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 안상진 교수는 “야생동물 질병과 보전, 공중보건 문제는 더 이상 개별 분야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과 데이터, 현장을 연결하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한 영역”이라며 “AI 기술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공유하고, 원헬스 관점에서의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고자 이번 포럼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자뿐 아니라 정책 담당자, 기업, 현장 실무자가 함께 모여 논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향후 지속적인 협업과 공동 연구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강원대학교 야생동물질병전문인력양성특성화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박선일 교수는 “야생동물 질병은 생태계 보전과 직결될 뿐 아니라 인수공통감염병을 통해 공중보건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분야”라며 “이번 포럼은 특성화대학원 사업의 교육·연구 목표를 현장과 연결하는 실질적인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앞으로도 AI와 첨단 기술을 접목한 교육 프로그램과 실습 중심의 인력 양성을 통해 야생동물 질병 대응 역량을 갖춘 전문 인재를 지속적으로 배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은 AI 기술을 매개로 야생동물 보전, 질병 감시, 공중보건을 연결하는 원헬스 전략의 실질적 가능성을 확인한 자리로, 향후 학·관·산 협력을 통한 지속적인 논의와 확장 가능성을 제시했다.

정지영 기자 jiyeong6866@gmail.com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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