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반려동물 재생의료, ‘관심’에서 ‘논의’로

제주에서 만나는 줄기세포 재생의료 세미나 성료..대학·병원·연관산업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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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만나는 반려동물 줄기세포 재생의료 세미나’가 13일(토) 제주대 수의대 대강의실에서 열렸다.

제주대학교 수의과대학과 제주 RISE 사업단, ㈜벳스템솔루션이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제주대 수의대와 제주 지역 수의사, 연관산업 관계자들이 모여 반려동물 재생의료를 연구·임상·산업 관점에서 함께 살폈다.

새로운 치료법의 도입이나 성과를 강조하기 보단 줄기세포를 활용한 재생의료가 제주의 임상 현장에서 어떻게 준비될 수 있는지 논의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1부 세션에서는 재생의료의 과학적 기반과 함께 임상 적용을 위한 평가 지표와 기술 흐름을 순차적으로 소개했다.

제주대 신태훈 교수는 줄기세포의 개념을 명확히 정의하고 치료제로서 지니는 임상적·기전적 의미를 설명하면서 “재생의료가 기존 치료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하나의 보완적 치료 옵션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학과 동물병원이 긴밀히 협력해 반려동물 질환에 특화된 과학적 근거와 임상 데이터를 축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피터페터 박준호 대표는 유전자 검사와 DNA 메틸화(methylation) 분석을 활용한 반려견 생체나이 측정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연령 정보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개체 간 노화 차이를 분자 수준에서 평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만성질환 관리나 건강노화 프로그램에서 재생의료 적용 시점을 판단하는 보조 지표로 활용될 수 있음을 소개했다.

벳스템솔루션 구민 대표는 제주대 수의대, 지역 동물병원, 산업체가 협력하는 구조를 중심으로 제주 지역 기반의 반려동물 재생의료를 제언했다. 특정 기관 중심이 아닌, 지역 동물병원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단계적 모델의 필요성을 지목했다.

건국대 동물줄기세포치료센터 김의진 교수는 중간엽줄기세포(MSC)와 NK세포의 원내배양 시스템, 엑소좀 기술을 중심으로 재생의료 기술이 임상 현장으로 확장되는 흐름을 설명하며 향후 표준화와 관리 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발표하는 송우진 원장

2부 임상 세션에서는 줄기세포 재생의료가 실제 동물병원 진료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구체적인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논의했다.

제주대 수의대 교수를 역임했던 송우진 원장(시그니처동물의료센터, 구 스마트동물병원 신사본원)은 만성 염증성 질환 사례를 중심으로 줄기세포 치료의 안전성, 투여 시점, 반복 투여 시 고려사항을 정리했다.

송 원장도 신 교수와 마찬가지로 ‘줄기세포 치료가 기존 치료의 대안이 아니라

보완적 치료 옵션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기쁨 원장(청주고려동물메디컬센터)은 고양이 임상에서의 줄기세포 치료 경험을 공유하며, 근거 기반 접근과 적응증 설정의 중요성을 짚었다. 특히 보호자 상담 과정에서의 실제 고민을 소개하며 신중하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운기 원장(미래지동물의료센터)은 로컬 병원의 관점에서 줄기세포 재생의료를 만성질환 관리와 건강노화 프로그램에 접목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고난도 시술이 아닌, 주치의 중심 진료의 연장선에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날 세미나에 모인 관계자들은 제주의 반려동물 재생의료가 도입 단계에 앞서 임상 현장에서 검토하고 논의해야 할 진료 옵션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데 주목했다.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줄기세포 치료의 적용 범위, 안전성, 평가 기준 그리고 지역 병원에서의 현실적인 활용 가능성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주최 측은 “이번 세미나는 특정 치료를 당장 도입하자는 자리가 아니라, 제주에서도 재생의료를 어떻게 바라보고 준비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는 출발점이었다”고 평가했다.

제주 RISE 센터의 ‘근간산업 연계 사업발굴 연구반’ 사업 지원으로 개최된 이번 행사는 지자체와 지역 대학, 그리고 관련 산업체가 긴밀히 연계하여 제주 근간산업인 반려동물산업 발전과 고부가가치화를 논의한 모범적 협력 사례를 만들었다.

제주 지역 수의사들 사이에서 반려동물 줄기세포 재생의료가 ‘관심의 대상’에서 ‘논의의 대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향후 제주형 재생의료 논의가 어떻게 이어질지 주목된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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