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견병 없는 아시아로’ 국경없는수의사회 세 번째 라오스 봉사 진행

반려동물뿐만 소, 염소 등 가축도 진료..라오스 국립대 학생들 교육까지


18
글자크기 설정
최대 작게
작게
보통
크게
최대 크게

국경없는수의사회(VWB, 대표 김재영)가 11월 9일(일)부터 13일(목)까지 4박 5일간 라오스에서 동물의료 봉사활동을 진행하며, 지난 8월 아시아국경없는수의사회 창립 시 내건 ‘아시아의 광견병 청정지역 조성’을 본격화했다. 국경없는 수의사가 라오스에서 해외봉사를 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국경없는 수의사회 봉사단은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소, 염소 등 가축에 대한 진료와 예방접종도 실시했다. 봉사단의 한국 수의사들이 라오스 국립대 농과대학 수의과대학 학생들과 함께 현장 진료에 참여해 실습 교육을 진행하며 현지 전문가 양성에도 힘썼다.

베이스캠프를 찾은 라오스 현지 주민들
1일차 봉사활동

11월 10일(월) 본격적인 봉사활동 첫 날 봉사단은 사이타니군(Xaythany district)의 탕언 지역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베이스캠프에 설치된 임시진료소를 찾은 현지 주민의 반려동물들을 진료하고 종합백신과 광견병 백신을 접종했다. 베이스캠프 운영은 한국수의응급의학연구회 회장을 역임한 서지민 수의사가 맡았다. 봉사단의 한국 수의사들은 기본 신체검사 후, CDV항원검사 분변검사, 혈액검사를 진행해 감염 여부를 우선 확인했다. 이 후 건강 상태에 따라 종합백신과 광견병 백신을 접종했다.

함께 봉사활동을 떠난 한국과 라오스의 수의대생들은 진료 보조와 검사 과정에 함께 하며 자연스러운 임상 실습교육도 이뤄졌다.

봉사단은 임시진료소를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주민들을 위해 베이스캠프 인근 가구에 왕진을 떠나기도 했다.

별도로 구성된 이동진료팀은 지원받은 포드 픽업트럭을 이용해 임시진료소에서 멀리 떨어진 외곽지역에서 검진 및 광견병 접종활동을 벌였다. 충남동물종합병원의 정한영 원장과 박병준 수의사를 중심으로 대동물팀과 소동물팀으로 나뉘어 외곽지역을 돌며 반려동물과 소, 염소 등의 검진 및 광견병 예방접종을 수행했다.

2~3일차 봉사활동
봉사에 참여한 라오스 수의대생들에 대한 교육도 병행됐다
양동군 박사 특강

11일(화)과 12일(수)에는 베이스캠프를 라오스 국립대학교 농과대학 동물병원으로 옮겨 인근 주민들의 반려동물 진료를 이어갔다.

한국 수의사들은 라오스 수의대 학생들에게 보정 방법, 채혈 기술, 기본 신체검사 등 임상 기본 술기를 직접 지도하며 현지 수의사 양성이라는 국경없는수의사회의 핵심 목표를 실천했다.

12일 오후에는 라오스 국립대 수의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광견병에 대한 세미나가 진행되었다. 강연을 맡은 농림축산검역본부 양동군 박사는 “광견병은 치사율 100%의 치명적 질병이지만 백신으로 100% 예방 가능하다”며 “아시아 각국의 사례를 통해 광견병 근절의 핵심은 지역 개체군의 70% 이상에 대량 접종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라오스에도 혈청검사 체계와 백신 접종 전략이 구축되어 광견병이 없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동물 봉사도 함께 진행됐다

이번 봉사활동 기간 동안 봉사단은 개 190마리, 고양이 78마리, 소 58마리, 염소 16마리에게 검진을 실시하고 건강상태에 따라 광견병 백신 접종을 선별 완료했다.

검진에서는 디스템퍼, 파보, 지알디아와 같은 전염성 질병과 바베시아 등 진드기 매개질환이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만연한 것으로 나타나 라오스 공중보건 체계 강화를 위한 지원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번 봉사현장은 단순한 의료봉사를 넘어, 백신접종 캠페인의 현장효과를 실제로 관찰할 수 있는 살아있는 현장이었다.

영국 글래스고대학 케이티 햄슨 교수팀은 올해 국제학술지 PLoS Biology에 발표한 연구에서 백신접종률의 ‘공간적 균형’이 광견병 통제의 핵심임을 강조하고 있다. 국경없는수의사회의 라오스 방문도 이러한 과학적 근거와 맞닿아 있는 셈이다. 마을 단위로 이동하며 고르게 접종을 수행해 지역 내 감염망을 차단하고, 광견병의 실질적 확산 위험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봉사단에 함께한 박병준 수의사는 “이번 봉사활동은 국경을 넘어 수의학적·공중보건학적 가치를 전하고, 현지와 학문적으로 교류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활동이 점차 체계화되는 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인 협력을 이어가 광견병 등 난치성 질환 근절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경없는 수의사회는 앞으로도 라오스와 아시아 각국의 파트너들과 함께, 광견병 없는 지역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장기적 지원과 현지 수의사 역량 강화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한희 기자 hansoncall911@gmail.com

데일리벳 관리자
Loading...
파일 업로드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