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2030년 청정화 목표 확정..내년부터 마커백신 전환
농가 생산성 피해 주범 PED·PRRS도 방역관리 강화..질병 정보 공유부터
2030년까지 국내 돼지열병(CSF)을 청정화하기 위한 로드맵이 나왔다. 내년부터 신형 마커백신을 전면 도입하고 감염농장 색출을 위한 정밀검사를 벌인다. 이후 전국 단위 DIVA 예찰을 시행해 바이러스 순환 부재를 증명하여 백신을 중단할 계획이다.
국내 돼지농장의 생산성을 위협하는 주범으로 꼽히는 돼지유행성설사병(PED)과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에 대한 방역관리도 강화한다. 모든 돼지농장의 질병 발생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백신접종이력 관리시스템을 구축한다. 생산자단체, 수의사회 등 민간이 주도하는 지역별·농가별 청정화도 뒷받침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30년까지 CSF 청정화와 돼지소모성질병 발생 최소화를 목표로 양돈질병 방역관리 강화대책을 연차별로 추진한다고 6일(목) 밝혔다. 2023년 출범한 민관학 방역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생산자·전문가·학계가 16차례 협의회를 거쳐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했다.
내년부터 마커백신 전면 도입, 감염농장 색출
2029년까지 바이러스 순환 부재 증명 후 백신중단
CSF는 2017년 이후 국내 비발생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 돼지에 백신을 접종하고, 접종증명서 휴대 의무화 조치를 통해 백신항체 양성률이 95% 이상에 달한다.
CSF 청정화 단계별 로드맵은 우선 2027년까지 청정화 기반을 구축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를 위해 2026년부터 기존 백신을 마커백신으로 전면 교체한다.
마커백신은 자연감염 개체와 백신접종 개체를 구분할 수 있는 신형 백신이다. 기존 백신은 접종을 금지하고 마커 백신을 공급하기 위해 연간 36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확보한다.
이와 함께 CSF 감염농장을 색출하기 위해 연간 25만건 이상의 정밀검사를 벌인다. 모든 돼지농장과 출하돈 대상으로 항원검사 6.8만건, 항체검사 19만건을 실시할 계획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마찬가지로 CSF도 멧돼지를 통해 전파될 수 있다. 멧돼지를 통한 전파 차단을 위해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연간 30만4천두분의 미끼예방약을 살포하고 위험지역에 대한 모니터링 물량도 확대한다.
2028년부터 2029년 상반기까지는 청정화 확인 단계로 설정해 전국 단위로 자연 감염축과 백신 접종축을 구분하는 항체 진단법을 전면 시행한다. 돼지열병 발생 위험도 평가를 통해 농장 간 바이러스 순환이 없음을 확인한다.
이후 전문가 회의, 가축방역심의회 등을 거쳐 백신접종 중단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2030년 세계동물보건기구(WOAH)로부터 CSF 청정국 지위 인증을 획득하는 것이 목표다. 제주도는 그에 앞선 2029년까지 지역단위 청정화를 선행할 방침이다.
청정화 이후에도 재발 상황에 대비한 백신 비축과 농장 모니터링, 멧돼지 관리 대책을 추진한다.

전 농장 질병상황 파악해 공유..교차오염 방지
2028년 종돈장 PED·PRRS 청정화 목표
민간 자율방역 뒷받침
PED와 PRRS는 돼지농장 생산성 피해의 주범으로 꼽힌다. 농식품부는 “돼지소모성 질병은 매년 발생해 연간 5천억여원의 경제적 피해를 주고 있어 체계적 방역관리가 시급하다”고 지목했다.
방역당국이 파악한 PED와 PRRS 발생건은 올해 각각 51건과 40건이다. 하지만 법정 가축전염병을 신고했다가 이동제한 등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한 농장에서 신고를 꺼리고 있는만큼 실제 현장의 감염상황은 더 심각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번 대책은 우선 정보 공유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췄다. 모든 양돈농장의 PED·PRRS 질병 상황을 진단해 해당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농장 간 교차오염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농가가 자체적으로 민간기관으로부터 받은 질병검사서를 제출받아 전국 질병 발생현황을 지도화하겠다는 계획인데, 이를 위해서는 현재 추진 중인 법정 가축전염병 체계 개편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백신도 관리대상이다. PED·PRRS 백신의 올바른 접종관리를 위해 농가별 백신접종이력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백신접종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여 농가에 제공할 계획이다.
차단방역을 강화하기 위해 돼지농장 모든 구역을 오염·완충·청정구역으로 3가지(빨강, 노랑, 초록) 색깔로 구분하여 해당 구역 색깔과 같은 장화를 착용하는 ‘양돈농장 3색 방역 캠페인’도 추진한다.
아울러 생산자단체와 수의사회 등 민간이 주도하는 ‘민간 자율방역 조사연구단’ 구성하여 질병 발생 현황과 역학분석 결과 등 정보를 농가에 제공하여 지역별·농가별 청정화 추진에 활용할 예정이다.
김정욱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돼지열병 청정화 및 돼지 소모성 질병 최소화 목표 달성 시 농가 생산성 향상, 돼지고기 수출 기반 확보 등 양돈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