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광역울타리 단계적 철거..강원 내륙 산간 위주 우선 없앤다

멸종위기종위협·노후화에 개선 요구..광역울타리 도입 6년만에 철거 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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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로 인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남하를 막기 위해 설치됐던 광역울타리 일부가 단계적으로 철거된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는 4일(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 광역울타리 관리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방역효과는 유지하면서 생태영향을 줄이는 방향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2019년 경기·강원 북부 접경지역에서 ASF가 처음으로 발병하면서 멧돼지로 인한 남하 우려가 커졌다. 이를 막기 위해 당해 11월부터 약 1,630km 구간에 걸쳐 광역울타리가 만들어졌다.

결국 충북·경북에 이르기까지 ASF 오염지역은 남쪽으로 확대됐지만, 그 확산 속도를 늦춰 양돈농가대비 태세를 갖출 시간을 버는데 기여했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입장이다.

하지만 6년이상 장기간 울타리가 유지되며 그로 인한 생태계 단절, 노후화로 인한 관리비용 증가, 지역주민의 통행불편 등 부정적 영향에 대한 민원도 커졌다.

특히 2023년 겨울 멸종위기종인 산양이 이례적 폭설 속에 먹이활동을 위해 저지대로 이동하려 했지만 울타리에 막힌 것으로 추정되는 집단폐사 사례가 알려지며 개선 요구가 힘을 얻었다.

광역울타리는 경북 상주-영덕 구간을 끝으로 추가되지 않고 있는데, 이미 ASF 멧돼지 발생지역은 그 선을 넘었다.

방역당국은 올해 멧돼지 ASF 검출건수는 55건으로 전년(719건) 대비 7.6% 수준에 그치고 있고, 양돈농가 8대방역시설 설치 비율이 99%에 달하는 등 제반 여건 변화를 고려해 울타리 관리방향을 전환했다.

한국환경연구원, 국립생태원 등 전문기관의 과학적 분석과 현장 검증, 전문가 자문을 거쳐 가닥을 잡았다.

광역울타리 관리 현황도 (자료 :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

그에 따른 광역울타리 관리 방안은 크게 철거와 존치로 구분한다. 철거는 우선철거·철거 확대·중장기 철거 검토 3단계로 구분해 관리한다.

1단계 우선철거 구간(136.6km)은 생태적 가치와 연결성이 높은 설악산·소백산 국립공원 지역과 낙석방지막·옹벽 등이 있는 곳에 울타리가 중복·이중으로 설치된 지역이다. 2026년부터 곧장 철거에 돌입한다.

철거구간에는 GPS 포획트랩 배치, 기피제 살포 등 보완장치를 마련하고, 주요 지점에 무인센서카메라를 설치하여 실시간 야생동물 이동상황 등 생태계 영향을 조사한다.

2단계 철거 확대구간(235.7km)은 법정 보호지역내로 생태계 연결성(75% 이상)이 높고, 감염 멧돼지 통과확률은 낮은 지역(25%이하)이다. 2027년 이후 철거를 진행한다.

3단계 중장기 철거 검토구간(636.5km)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상황과 1~2단계 철거한 구간의 현장조사결과 등을 종합해 철거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양구와 울진 등 생태적 가치는 높으나 철거 우선순위가 낮은 지역은 울타리를 부분적으로 개방(22개 지점)하여 생태계 영향조사를 병행할 예정이다.

반면 존치구간(621.2km)은 양돈농가 밀집지역(10km 이내)과 충남·전남·경남 등 아프리카돼지열병 비발생지역으로의 서진과 남하를 막기 위한 방어선으로서 남겨 둔다.

주로 경기 북부 권역으로의 멧돼지 유입을 막는 울타리와 충북·경북에 세워진 울타리가 존치구간에 해당한다.

당국은 존치구간에 실시간 감시체계를 시범 도입해 카메라 영상으로 농가 주변 멧돼지 출현이 확인되면 농장주에게 즉시 경고할 계획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김태오 자연보전국장은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막는  차단방역 기능은 유지하면서 생태적으로 중요한 구간의 울타리는 단계적으로 철거하여 자연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 김정주 구제역방역과장은 “현재 소강상태인 양돈농장과 야생멧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은 언제든지 재확산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고려하여 앞으로도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협업을 통해 양돈농장 방역에도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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