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 42] 청담 장튼튼내과동물병원

국내 최초 소화기내과전문동물병원 '청담 장튼튼' 한성국 원장을 만나다


24
글자크기 설정
최대 작게
작게
보통
크게
최대 크게

수의사신문 데일리벳은 특정 진료과목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를 시리즈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물병원이 늘어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보호자의 기대수준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모든 진료과목을 다루기보다 특정 진료과목에 집중하는 동물병원에 대한 필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진료과목별 학회가 전문의 제도를 이미 도입했거나 준비 중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전문수의사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14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 시리즈의 42번째 주인공은 소화기내과 전문동물병원인 ‘청담 장튼튼내과동물병원’입니다.

내과 중에서도 소화기내과에만 집중한 전문동물병원은 ‘청담장튼튼’이 국내 최초입니다. 데일리벳에서 국내 최초 소화기내과 전문동물병원인 ‘청담 장튼튼 내과동물병원’의 한성국 원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청담장튼튼내과동물병원은 청담동의 한 건물 4층에 자리 잡고 있다. 같은 건물 2층에는 피부전문동물병원이 있고, 바로 옆 건물에는 안과전문동물병원이 있다.

사실 어렸을 때 꿈은 의사였습니다. 의대에 가고 싶었지만, 수의대에 진학하게 됐죠. 그런데, 수의대에 와보니 생각보다 적성이 너무 잘 맞았습니다. 동물병원 실습을 해보면서 놀라움과 경외심을 느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수학을 매우 좋아하는데, 말 못 하는 아이들의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마치 수학문제를 푸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래서 꼭 임상수의사가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임상수의사말고 다른 진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수의사가 된 뒤에도 아이들이 치료받고 좋아지는 걸 보는 게 너무 좋습니다. 미국 의학드라마 ‘닥터하우스’에서 어려운 케이스를 하우스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해결하는 것처럼, 어려운 케이스를 진단하고 치료할 때 매우 보람차고, 희열을 느낍니다.

제가 원래 꿈이 의사였다고 했잖아요. 그 꿈에 영향을 미친 내과의사 선생님이 계세요. 중학생 때부터 다녔던 내과가 있는데, 거기 선생님이 항상 친절하고, 자상하게 설명을 해주셨어요. 그 자상함과 자세히 설명해 주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혹시 모르는 게 있다면 아는 척하지 않고 논문을 찾아보셨는데, 제가 수의대에 진학한 것을 안 뒤로는 ‘같이 논문을 찾아보자’라고 하신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검사 결과와 증상을 가지고 진단을 내리고 치료하는 ‘문제풀이’가 너무 좋다 보니 내과를 더 공부하고자 내과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한성국 원장의 진료실에는 전자칠판 모니터가 있다. 전자칠판을 통해 직접 그림을 그려가며 보호자에게 설명한다.
한성국 원장이 출연했던 유튜브 영상. 반려동물의 만성장질환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이 마치 수학강사 같다.

대형 로컬동물병원에서 2년간 일했고, VIP동물의료센터 동대문점에서 내과과장으로 근무했었습니다. 그 뒤에 잠실ON동물의료센터를 공동 개원해서 11년간 원장으로 근무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9월, 반려동물의 장질환 및 소화기 문제에 집중하고, 더 전문적인 진료를 하기 위해서 청담 장튼튼내과동물병원을 개원했습니다.

예전부터 만성 장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대책 없이 안 좋아지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추가로 해줄 수 있는 게 없을까 고민하던 찰나에 변이식 시술이 있다는 걸 알게 됐죠. 2017년으로 기억하는데요, 미국수의내과학회(ACVIM Forum)에 가봤더니 FMT를 정말 많이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우리나라에서도 FMT를 적용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준비 끝에 약 5년 전부터 변이식 시술을 시작했습니다.

치료가 안 되던 환자들이 치료되고, 관리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습니다. 제가 본 케이스도 많이 늘었죠.

*변이식술(Fecal Microbiome Transplantation)은 건강한 반려동물의 변을 이식해 장내에 건강한 세균을 넣어주는 시술이다. 장내세균불균형을 개선해 만성장질환의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편집자 주).

소화기내과 진료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단백소실성장병증(PLE, Protein Losing Enteropathy), 염증성장질환(IBD, Inflammatory Bowel Disease), 췌장염, 만성구토 환자들이 대부분입니다. 여러 질환을 가진 환자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PLE 환자에게 신장질환이나 내분비질환이 같이 오는 경우도 많은데, 이렇게 여러 질환을 가진 환자들을 세밀하게 살피고, 복합적으로 잘 관리하는 데 자부심이 있습니다.

두려움도 많았죠.

우선, 어느 정도 안정적인 병원을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와서 개인 동물병원을 개원한다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제 환자의 80% 이상이 IBD, PLE 환자였고, 저를 보고 찾아와 주는 보호자분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개인병원 개원도 가능하리라 판단했습니다.

또, 내과전문동물병원을 개원하고 그 안에 장질환 클리닉을 운영하는 방안도 고민했었는데요, 제가 멘토로 생각하는 여러 선배 수의사분이 ‘하나에 더 집중하는 거 맞다’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점점 더 전문화된 진료를 요구하는 시대이기 때문이죠. 마지막까지 고민한 끝에 ‘소화기내과 전문 동물병원’ 개원을 결정했는데, 잘 선택한 것 같습니다.

청담 장튼튼내과동물병원의 대기실 모습. 사람 내과의원처럼 깔끔한 모습이다. 소화기질환 관련 처방식을 제외하면 사료·용품도 없다.

현재 수의사는 저 한 명이고, 테크니션 4명, 리셉셔니스트 1명으로 운영 중입니다. 진료실도 1개밖에 없습니다(웃음). 병원은 진료실, 처치실, 엑스레이실, 초음파실, 내시경실, 수액실, 연구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연구실에서는 변이식뿐만 아니라 사료·간편식, 줄기세포 관련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진료는 주 5일 하고 있습니다(매주 수, 일 휴무). 대부분 예약제로 진행됩니다.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전망이 좋아서 좋답니다. 간판도 높은 곳에 있어서 더 잘 보이는 것 같고요(웃음).

임상수의사로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지쳐가던 시점에 개인 동물병원을 개원하게 됐습니다. 개원하면서 다시 동기부여가 되고, 잃어버렸던 열정도 되찾은 것 같습니다. 온전히 내 진료에만 집중하니 논문도 더 찾아보게 되고, 근거를 갖춘 새로운 치료법도 시도해 보게 되더군요.

환자와 보호자분들에게도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제가 원래 꿈꿨었던 ‘친절하고 자상하게 자세히 설명하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누가 그러더라고요. 제 병원이 잘돼야 내과전공자들도 더 전문화할 수 있을 거라고요. 내과도 범위가 넓은데, 최초의 소화기내과 전문병원인 청담 장튼튼내과동물병원이 잘해야 다른 내과 선생님들도 더 깊이 있는 특화 진료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데일리벳 관리자
Loading...
파일 업로드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