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권익 사업비는 연 1억원뿐..대한수의사회 중앙회비 인상될 듯

인건비 상당 부분 국고사업에 의존..원장 기준 10년간 10만원 인상안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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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수의사회 허주형 2기 집행부의 첫 이사회에서 회비 인상 필요성이 제기됐다. 타 의료단체에 비해 중앙회비가 낮다는 것이다.

사무처 인력의 인건비조차 상당 부분 자체 예산이 아닌 국가위탁사업에 기대고 있는 실정이라, 회원권익 보호를 위한 자체사업 여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앙회비 인상안은 22일 서머셋 센트럴 분당 호텔에서 열린 2023년도 제2차 이사회에서 기타 안건으로 논의됐다. 지부수의사회의 검토를 거쳐 올해 안으로 중앙회비 인상안을 구체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의사 39만원, 약사 28.8만원, 수의사 10만원

대한수의사회 회비는 중앙회비와 지부회비로 구성된다. 이 둘을 합친 회비 총액을 소속 지부에 납부하면, 이중 중앙회비를 올려보내는 구조다.

회비납부액은 (동물병원)원장수의사, 임상고용수의사, 비임상으로 나뉜다. 중앙회비 기준으로 각각 10만원, 7만 5천원, 5만원이다.

지부별로 약간씩 다르지만, 통상 원장수의사의 연회비 총액이 30만원 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회비의 1/3이 중앙회비인 셈이다.

이는 타 의료단체와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대한수의사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대한의사협회의 중앙회비는 39만원, 약사회는 28만 8천원이다. 의사·약사들이 지부회비는 물론 분회비까지 따로 낸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회비는 100만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회비납부자의 숫자도 다르다. 가장 최근 치러진 직선제 선거 투표권자를 기준으로 의사협회는 48,969명, 약사회는 35,160명이 회비를 납부했다. 대수(7,679명)에 비하면 각각 6배, 4배가 넘는 규모다.

사무처 인력 13명 중 4.5명 인건비는 국고사업에 의존

회원권익 실질 사업비는 연1억원 수준 그쳐

중앙회비 인상안 제안..지부회비와 비율 조정 필요성도

이날 이사회에 따르면, 국가위탁사업 수주를 제외한 대수의 수입은 연간 19억원 수준이다. 중앙회비가 7.8억원, 성남 수의과학회관 임대비가 5.7억원, 회지 광고료가 5억원가량이다.

그나마 회지 광고료는 회비 출판비용에 대부분을 사용하고, 회관 관리비용을 제외하면 회관 임대수익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자체 수익으로는 10억원이 넘는 사무처 인건비와 운영비를 감당할 수 없는 셈이다.

현재도 사무처 인력 13명 중 4.5명의 인건비는 수의사회 수익이 아닌 국가위탁사업 예산으로 충당하고 있다. 수의사처방제 관리시스템과 동물보건사 자격시험 운영사업에서다.

이들 사업의 위탁이 종료되거나 인건비 지원 비중이 낮아지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중앙회에 넘어오게 된다.

이렇다 보니 사무처가 회원권익을 위해 가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사업비는 연간 1억원 정도에 그치고 있다. 올해 대의원총회에서 통과된 예결산안에서 현안사항대응자금은 3천만원, 각종법령개정추진자금은 5백만원에 불과하다.

우연철 대수 사무총장은 “사무처 업무가 늘면서 직원이 많아졌다. 중앙회 인건비가 앞으로도 늘어날 것을 고려하면 예산 확충이 절실하다”면서 “실질적인 사업비도 연간 3억원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단계적인 중앙회비 인상안을 제시했다. 원장 기준으로 10년 동안 매년 1만원씩 인상해 2033년 기준 중앙회비를 20만원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그래도 현재의 보건의료단체 중앙회비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허주형 회장은 “국가위탁사업을 너무 늘리면 집행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회비를 통한 자체 수입이 늘어야 한다”면서 “이르면 내년, 늦어도 내후년부터는 회비를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회비와 지부회비의 비율을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타 의료단체보다 수의사회비에서 중앙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낮다는 것이다.

최종영 대수 산업동물부회장은 “지부에서도 회원관리, 지역구 국회의원 대응 등의 역할이 있지만, 대부분 현안에 대한 정책적인 대응은 중앙회가 한다”면서 중앙회 예산 확충 필요성을 주장했다.

중앙회비가 인상되면서 지부회비까지 더 크게 오르면, 회원들에게 주어지는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날 발언한 이사들은 회비 인상 자체에는 대체로 공감했다. 이승근 충북수의사회장은 “각 지부에서도 고민하고, 워크숍을 통해 (회비인상안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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