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수의사 3명으로 구성된 밴드, 라이프싸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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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수의과대학 출신 수의사 3명이 모여 만든 밴드가 있습니다. 밴드 이름도 수의사/수의대학생들에게 친숙한 <라이프싸이클>입니다.

라이프싸이클은 2008년 제주도에서 활동을 시작해 2009년부터는 홍대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자작곡 3곡이 수록된 디지털 싱글앨범을 발매했습니다. 싱글앨범 이름 역시 <라이프싸이클(Lifecycle)>입니다.

데일리벳에서 수의사들로 구성된 밴드 ‘라이프싸이클’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수의대 그룹사운드 동아리에서 출발한 밴드라고 들었다. 어떻게 동아리를 넘어서 지속적으로 활동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우리 세 명은 모두 제주대 수의학과를 졸업했다.

제주대 수의대 그룹사운드인 ‘The Vet’은 사실 기타의 ‘주신중’과 베이스의 ‘임재균’만 활동했었기 때문에 동아리에서 생겨난 밴드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사실 ‘The Vet’이 없었다면 우리 셋이 모이기 힘들었을 것 같기도 하니 출발을 동아리로 볼 수도 있겠다.

라이프싸이클의 리더인 드러머 ‘이승훈’과 기타리스트 ‘주신중’은 같은 학번이자 동갑내기 친구인데, 각자 여러 밴드 활동을 하다가 음악적 취향이 비슷해 둘이 먼저 라이프싸이클을 결성하게 됐고, 이 후 2년 후배인 ‘임재균’을 베이스와 보컬로 영입하면서 제주도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됐다.

졸업 후에도 홍대 근처의 클럽 등에서 꾸준히 지속적으로 공연을 하고 있다.

Q. 그룹명이 <라이프싸이클>이다. 어떤 뜻이 있나?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그 뜻인가?

이런 질문에 대비해 뜻을 부여하고자 시도한 적도 있지만, 쉽지 않았다.

사실 특별한 뜻은 없다. 라이프싸이클이라고 이름 짓게 된 이유는 기생충학 시간에 귀가 닳도록 들었던 ‘Life cycle’이라는 단어의 느낌이 좋아서, 그리고 제주대 기생충학 우호춘 교수님의 멋있는 모습 때문인 것도 있다.

라이프싸이클4

Q. 그룹멤버 전원이 수의사다. 현재 각자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지?

현재 팀의 리더이자 드러머인 ‘이승훈’은 강남 소재의 동물병원에서 부원장으로 일하고 있고, 기타리스트 ‘주신중’은 안산 소재 동물병원에서 부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베이스와 보컬을 맡고 있는 ‘임재균’은 현재 경기도축산위생연구소에서 공중방역수의사로 일하고 있다.

Q. 수의사로서의 삶과 밴드생활을 병행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연습이나 공연준비 할 시간이 부족할 것 같은데.

사실 이 부분이 우리가 밴드생활을 하는데 있어 가장 힘든 점이라고 볼 수 있다.

각자 수의사로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셋이 모여서 연습을 하는 시간도 다른 팀들에 비해 많이 부족하고, 공연을 할 수 있는 날짜 자체도 한정적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라이프사이클’로서의 인생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시간을 맞춰서 꾸준히 연습하고 틈틈이 공연도 하고 있다.

많지 않은 시간 탓에 활동이 매우 활발하지 못하고, 멤버간에 트러블이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부분을 이겨내지 못했으면 아직까지 활동을 유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Q. 홍대 등지에서 인디밴드로 활동하고 있다고 들었다. 지금까지 활동 내역을 알려달라.

우리는 2008년 제주도에서 활동을 시작해, 2009년부터 홍대쪽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어디가서 크게 자랑할 만한 활동 내역은 그닥 없는 것 같다.

제주도에서 활동할 때가 지금보다 오히려 더 활발히 활동했던 것 같고, 제주도에서 열리는 락 페스티벌인 ‘스테핑스톤 페스티벌’에 참가하고 페스티벌에서 제작하는 컴필레이션 앨범에도 참여했던 적은 있다. 이번에 우리 팀 자체적으로 발매한 디지털 싱글 앨범이 우리에겐 가장 뜻깊은 활동 내역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라이프싸이클5

Q. 공연 중에 수의사라는 사실을 밝히면, 관객 중에 동물에 대해 물어보거나 하는 일이 있을 것도 같다. 수의사면서 밴드활동을 하기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가 있다면?

웬만해선 공연 중에 수의사라고 밝히는 경우는 없다. 우리의 음악을 정말 음악 그 자체로 보고 듣고 즐겨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굳이 수의사라고 밝히고 싶지는 않다.

그렇지만 공연이 끝나고 함께하는 자리에서 수의사라고 밝히면 놀라기도 하고 동물에 대한 질문을 받기도 한다. 다른 수의사 분들이 수의사가 아닌 분들과 만나서 받게 되는 질문과 유사할 것이다.

그보다 이번 디지털 싱글 녹음 중에 드럼 녹음을 하는데, 녹음실을 빌려놓고 드러머인 ‘이승훈’이 녹음 직전 급한 수술이 잡혀 지각을 했는데, 스크럽을 입은 채로 뛰어와서 스태프들을 깜짝 놀라게 한 적은 있다. 결국 스크럽을 입고 드럼 녹음을 마쳤다.

Q. 이번에 디지털 싱글 앨범<라이프싸이클(Lifecycle)>을 발매했다고 들었다. 어떤 노래들이 담겨있나.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은 어렵고 난해한 음악이 아닌, 함께 즐기고 같은 느낌을 공유하는 음악이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느끼는 보편적인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다.

이번 디지털 앨범에는 세 곡을 담기로 정했었고 ‘라이프싸이클’이라는 팀이 어떤 음악을 하는지 보여주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였기 때문에, 각각 다른 느낌의 세 곡을 선정했다. 다양하면서도 분명한 ‘라이프싸이클’의 색깔을 보여주고 싶었다.

1번 트랙이자 타이틀 곡인 ‘잊겠어’는 이별의 아픔을 차라리 함께 나누고 소리치며 이겨내고자 하는 20대 청춘들의 모습을 표현한 곡이다(물론 가사는 우리 멤버 중 누군가의 경험을 토대로 쓰여졌다).

2번 트랙인 ‘놀자’라는 곡은 약간 거칠지만 -때로는 모든 것을 잊고 또한 한 사람을 위해서- 달려나갈 수 있는 누구나 한 번씩 끓어오르는 감정을 표현하고자 만든 노래다.

3번 트랙인 ‘문을 열어주오’라는 곡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리고 누군가와 사랑을 하면서 나약해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자신에게 용기를 주고 싶은 마음에 만든 곡이다.

라이프싸이클6

Q. 이번이 첫 번째 싱글 발표가 아니라고 알고 있다. 이전에 발표했던 음원에 대해서도 소개해달라.

앞서 소개한 2008년 제주도에서 열린 ‘스테핑스톤 페스티벌’ 참가팀들이 모여서 만든 컴필레이션 앨범에 수록된 ‘Spaceboy’라는 곡이 음원으로 발표된 적이 있다.

지금 들어보면 팀 결성 초창기에 만들어진 음원이라 어떻게 보면 부족했던 실력에 부끄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패기있었던 그 당시 모습을 회상하며 그 때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기도 한 곡이다.

Q. 전국 수의과대학에 각각 그룹사운드가 있다. 해당 학생들이 라이프싸이클 처럼 졸업 후에도 활동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특별한 준비는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본인이 음악을 하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본다.

그렇지만 한 가지 중요한 점이라면 밴드를 하고 싶다면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여러분 곁의 소중한 인연들을 소홀히 하지 말고 서로를 사랑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보다 더 활발하고 멋지게 활동하길 바란다.

Q. 라이프싸이클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라이프싸이클 페이스북 페이지가 있다. 주소는 www.facebook.com/bandlifecycle 이다. 많은 분들이 들러서 ‘좋아요’해 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밴드 라이프싸이클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은 분들은 개인적으로 연락해주셔도 좋다. 개인적으로 연락해주면 너무 감사할 것 같다. 남녀노소 약간의 리액션 차이는 있겠지만 가리지 않고 격하게 환영하겠다.

라이프싸이클1

Q. 라이프싸이클의 꿈은 무엇인가? 구체적인 계획이나 비전이 있으면 알려달라.

‘꿈’이라고 하면, 나이가 많이 든 후에도 멤버들이 모두 모여서 ‘라이프싸이클’의 음악을 연주하고 관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무대에 서는 것이다. 커다란 업적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지금껏 즐겁게 음악을 해 온 것처럼 어떤 세월의 풍파에도 무너지지 않고 유지해나가는 것이 우리의 ‘꿈’이다.

2월 15일 토요일에 디지털 싱글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일명 ‘라싸 파티’가 될 예정이다. 장소는 홍대 앞 클럽 ‘고고스2’로 확정됐다.

평상시 우리가 클럽 공연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기 위해 준비기간을 살짝 길게 잡았다.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이지만 ‘라이프싸이클’을 위한 공연이 아닌, 여러분과 함께하는 ‘파티’를 하기 위해 열심히 기획중이니 많은 분들이 오셔서 편안하게 즐기다 갔으면 좋겠다.

구체적인 계획이나 다른 소식들은 업데이트 되는대로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전해드리겠다.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

라이프싸이클총합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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