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23] 대한수의사회장 후보자 인터뷰:기호2번 허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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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대 대한수의사회장 선거가 오는 1월 13일 열립니다. 이번 선거에서 일대일 대결을 치를 두 후보를 데일리벳이 만났습니다.

기호2번 허주형 후보는 첫 직선제 회장으로서 재선에 도전합니다. 지난 3년 임기 동안 수의사처방제 확대, 중앙회 사무처·재정 확충 등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허주형 후보는 ▲반려동물 진료환경 개선을 위한 폭력 대책 특별위원회 ▲공직수의사 처우 개선 ▲농장동물 진료환경 개선을 위한 거점동물병원 설치 및 진료권쟁취특별위원회 강화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Q. 후보자의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1966년 경남 사천 태생으로 진주고를 거쳐 경상대 수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2년 인천에 고려동물병원을 개원, 28년여를 운영했다.

개원 직후 인천시수의사회 부평구분회 총무를 시작으로 인천시수의사회 상무이사, 부회장을 거쳐 인천시수의사회장을 3선 역임했다. 한국동물병원협회 회장, 대한수의사회 부회장을 비롯해 자가진료특별위원장 등을 맡아 회무에 참여했다.

첫 직선제 선거에서 당선돼 2020년 3월부터는 대한수의사회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Q. 임기 중 성과를 포함해 수의사회에 기여한 일 중 대표적인 것 하나를 소개해주신다면

수의사의 최대 숙원은 자가진료 철폐다. 대한수의사회 자가진료특별위원회를 맡아 반려동물에 대한 자가진료를 법적으로 금지하는데 기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백신이나 동물용의약품은 여전히 동물약국에서 살 수 있는 상태였다.

회장 취임 후 수의사처방제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 확대를 지속 추진하여 2022년 11월부터는 반려견 4종 종합백신을 비롯해 모든 항생제를 처방대상에 포함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회장으로서도, 임상수의사로서도 보람찬 일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과제는 많다. 농장동물에서는 여전히 자가진료가 허용되어 있다.

우선 ‘자가진료’라는 용어부터 ‘자가처치’로 바꿔야 한다. ‘진료’에는 진단과 처치가 모두 포함되기 때문이다.

농장이 가축에게 약을 사용하더라도 어디까지나 수의사의 진료 후 처방을 받아 자체적으로 ‘처치’하는 수준에 그쳐야 한다.

그러려면 자기가 사육하는 가축에 대한 진료행위를 광범위하게 허용하고 있는 현행 수의사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 농식품부와 이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Q. 재선에 도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간략히 말씀해달라

대한수의사회장으로서 업무를 추진하다 보니 3년으로는 힘들더라.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 확대도 본격적으로 논의된 후 성과를 거두기까지 2년여나 소요됐다.

물론 많은 성과를 이뤘지만 제대로 된 결실을 이루려면 6년은 필요하다. 선대 회장님들도 대부분 재선하시어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앞으로의 3년이 결실을 거두는 기간이 될 것이다.

 

Q. 현재 수의사회가 처한 다양한 문제 중 가장 중요한 사안이 무엇이라고 보나

중앙회-지부-회원으로 이어지는 연계가 느슨하다는 것이다. 중앙회에서 어떤 일을 추진해도 회원분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다. 지부에 공문을 내려 보내도 회원들에게는 제대로 전파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는 이번 부산대 수의대 신설 추진 반대집회를 준비하면서도 일부 지부에서는 제대로 연락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들었다.

차기 집행부에서는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회원과 중앙회가 보다 면밀하게 소통하며 결속을 강화해야 한다.

대한수의사회는 지부 중심보다는 전체 회원을 대변하는 중앙회 중심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회원들도 중앙회와 직접 연결되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회비도 중앙회비는 중앙회가 별도로 거둘 수 있도록 개편되어야 한다. 의사회, 변호사회는 이미 중앙회비를 지부회비와 분리하고 있다. 당장 차기 집행부에서 이뤄지지 않더라도, 앞으로 직선제 선거가 거듭되면 점차 진행될 것이라고 본다.

 

Q. 후보로 출마하면서 제시한 대표적인 공약 3가지만 소개해달라

1) 동물병원 의료진에 대한 언어적·물리적 폭력 위험이 심각하다. 올해도 큰 논란을 빚은 사건이 있었고, 2021년에는 심한 언어폭력을 당한 원장님이 갑자기 운명을 달리한 비극적인 사고도 있었다.

그럼에도 임상수의사를 위한 보호장치가 없다. 경찰에 신고해도 당사자끼리 해결하라는 식으로 나오기 일쑤다. 혼자서 당하며 끙끙 앓고 있는 셈이다.

차기 집행부에서는 동물병원 의료진에 대한 폭력 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생각이다. 검사장급 출신 변호사를 위원장으로 두고 피해회원들의 대응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

갈등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도 실시하고, 스트레스가 심한 수의사회원 분들에 대한 상담을 지원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이미 의료법에는 의료행위가 이뤄지는 장소에서 의료인을 폭행하거나 기자재를 파손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이를 어길 경우 엄하게 처벌하고 있다. 수의사법도 같은 방식으로 개정해야 한다.

2) 열악한 공직 수의사의 처우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저 일반적인 공무원과 다를 바 없는 지금의 형태라면 앞으로 점점 더 수의사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가 방역에 큰 구멍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처우개선을 위한 논의를 적극 이어가겠다. 의사처럼 채용기관별로 자율적으로 수당을 책정해 지원자를 확보할 수 있도록 수당의 상한액 자체를 없애야 한다.

수당의 성격도 지금처럼 가축방역·축산물위생에 한정한 것이 아니라 수의료업무에 대한 전반적인 수당으로 바꿔야 한다.

업무적으로도 개편이 불가피하다. 가뜩이나 일이 많은데 일반적인 행정처리부터 대민서비스까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수의사 전문가가 필요한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3) 농장동물 임상환경 개선을 위한 거점동물병원 설치, 농장동물진료권쟁취특별위원회 강화도 주요 공약이다.

앞서 언급한 자가진료 관련 개선과 함께, 현재 행정에 치우친 방역을 의료방역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수의사가 농장을 진료하는 과정에서 민간 가축방역관으로서 방역업무도 수행할 수 있도록 틀을 다시 짜야 한다.

 

Q. 3년 전 대수회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제시한 공약 중 달성되지 못한 것도 있다. 가령 동물병원 전용제품이 온라인에 판매된다면 ‘동물병원 전용’ 표기를 삭제토록 하겠다거나, 소·돼지·가금수의사회 연수교육을 필수교육으로 지정하겠다거나, 장기적으로 수의사 주무부처를 바꿔야 한다고 했지만 실현되지 못했는데

실제로 시도해보니 장기적인 과제로 가야하는 문제도 있었고, 재정이 많이 필요해 이루지 못한 것도 있었다.

농장동물 분야의 산하단체에 필수교육 권한을 주는 문제는 지부장들의 반대로 못하고 있다. 이사회의 과반 이상이 지부장들로 구성되어 있어 어려움이 있다.

주무부처의 경우 아예 다른 부처로 이관하는 것보다는 농식품부 내에 수의정책을 통할하는 조직을 신설하거나 총리 산하에 청 단위 조직을 만드는 편이 더 현실적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최근 농식품부에 반려산업동물의료팀이 과단위 조직으로 신설된 것은 고무적이다. 이 부서가 추후 동물보건복지를 다룰 국단위 조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Q. 이번 선거는 일대일 대결이다. 상대 후보의 공약 중 괜찮아 보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각각 하나씩 제시해본다면

공익광고 캠페인이나 전문 리서치 회사 활용 등은 재정소요가 많을 것 같아 우려된다. 제 임기 동안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대한수의사회 재정이 녹록치 않다.

신문고 운영이나 농장동물 수의사·공직 권익 확대, 동물병원 운영시간 통일 유도 등은 괜찮은 공약 같다. 수의약품 공급가격 인하도 요즘처럼 어려운 경기에 회원 병원에 도움이 될 공약이라고 본다.

최근 대한수의사회가 제시한 동물병원 진료비 게시 권고양식에도 야간·휴일 등에는 진찰료를 추가로 산정해야 한다는 점을 안내한 바 있다.

 

Q. 선거에 임하는 소회를 전하며 인터뷰를 마치고자 한다

대한수의사회장 선거에 누구든 출마하시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기존에 회장 직무를 맡고 있는 저에게도 부족한 점은 없었나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다만 우리를 서로 분열시키고 싸우게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 특히 일부 지부수의사회 회장이 중립을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해 굉장히 유감스럽다. 대한수의사회의 지부나 산하단체의 장은 선거에서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 간의 불협화음을 일으켜 수의사의 대동단결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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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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