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심각단계인 아프리카돼지열병, 피로감 누적˝

대공수협, ASF 위기경보단계 문제·컨트롤타워 부재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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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공중방역수의사협회(대공수협)가 현행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위기경보단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대공수협은 4일 “ASF 위기경보단계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며 “대통령과 장관이 바뀌었지만 탁상행정이 지속돼 국민 불편과 담당 전문인력의 피로감이 심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9년 9월 국내 최초로 발생한 ASF는 이후 멧돼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처음 발생했던 경기·강원 북부지역에서 점차 남하해 충주, 상주, 문경에까지 이르렀다. 지난 6월까지 ASF 양성 멧돼지만 누적 2,635건에 달한다.

양돈농장에서도 산발적 발생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5월 홍천 소재 농장에서 ASF가 확진됐다.

대공수협은 “국내에 ASF가 발생하기만 하면 (최고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되는 것이 현재의 시스템”이라고 꼬집었다. 당장 멧돼지에서의 근절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만큼 최고단계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공수협은 “미발생 지역의 양돈농장에서 ASF가 발생한 경우에만 ‘심각’ 단계를 발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정부가 의견조회에 나섰던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실시요령 제정안에서는 ‘국내 양돈농장에서 ASF가 발생하는 경우’를 심각 단계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멧돼지에서 발생할 경우 멧돼지 발생상황이나 양돈농장 전파 위험도를 고려하여 심각 단계 발령을 결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덧붙인 정도다.

이에 대해 한국돼지수의사회는 미발생 지역 양돈농장에서 발생한 경우에만 ‘심각’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멧돼지 ASF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만큼 멧돼지 양성 만으로 심각단계가 유지되면 무의미한 소모전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대공수협은 “스페인, 포르투갈도 1960년대에 풍토병이 되어 질병을 완전히 근절하는데 30년 이상이 걸렸다”면서 “장기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ASF 정책 거버넌스를 정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를 위한 동물 질병 컨트롤 타워의 필요성도 재차 주장했다. 멧돼지는 환경부가, 사육돼지는 농식품부가 관리하는 현행 체계에서 명확한 컨트롤 타워가 없다는 것이다.

다년간 ASF와 고병원성 AI에 시달린 공무원 수의사에 대한 처우 개선도 촉구했다. 대공수협은 “공무원 수의사와 공중방역수의사에게 합당한 보상이 지급되어야 한다”며 60만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공중방역수의사 방역활동장려금 인상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최대 90만원).

대공수협 조영광 회장은 “3년 동안 현실과 동떨어진 ASF 위기경보단계로 인해 많은 국민과 농장주, 그리고 담당 전문 인력의 피로감이 누적됐다”면서 “위기경보단계를 현실적으로 정립하고 통합된 동물 질병 컨트롤 타워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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