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학 A to Z] Y:Young Vet 젊은수의사 [2부]

두 ‘젊수’를 통해 듣는 젊은 수의사의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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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보러가기)에서 이어집니다.

 

Q. 두 분 모두 대한수의사회 청년특별위원회와 대공수협에서 임원으로 활동하는 등 지속적으로 동물의료계를 개선하고 청년층 수의사들을 대변하며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계기가 있나요? 그 원동력은 뭘까요?

조영광 수의사(이하 조): 다른 분들이 보기에는 제가 감투욕이 많아서 사회 활동을 많이 하는 것 같을 수 있겠지만 진지하게 말씀드리자면, 저는 감투욕이 전혀 없습니다. 아무도 믿지 않으시겠지만요(웃음).

누군가에겐 제가 별나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냥 죽을 때까지 가지고 가야 하는 제 직업이 좋은 직업이었으면 좋겠거든요. 그냥 그 마음이 다인 것 같아요.

그리고 학부시절에 수의과대학 학생회장과 경북대학교 부총학생회장 활동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배우고 느꼈던 것들을, 이게 재능일지는 모르겠지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수의사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는 마음 뿐입니다.

공방수가 끝나면 앞으로 수의사로서의 길도 닦아야 할 거고, 여러 가지 아이덴티티가 있겠죠. 지금은 제가 마음의 여유,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나중에 지금 수의대 후배들이 수의사가 되고 공방수가 되고 인턴·대학원생이 됐을 때, 그리고 지금 수의대에 오고 싶어 하는 고등학생들이 수의사가 됐을 때, 내가 그들에게 당당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저 또한 반박 불가능한 아저씨, 할아버지 수의사가 될테고 아마 흰머리도 많이 나겠죠?(웃음) 그때가 되면 새로운 젊은 수의사 후배님들께서 지금의 저처럼 “6년제 된 지 몇 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똑같단 말이야?!”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래야만 수의사라는 직업이 발전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요.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도 지금의 너희처럼 노력했다. 조영광 개인을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어쩌면 그게 너희를 위한 것이었을 수도 있겠다”고 대답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맥락에서 ‘수의미래연구소와 젊은수의사’가 그 대답의 한 부분이 되었으면 합니다.

허승훈 수의사(이하 허): 아시다시피 2013년 ‘10년 후 전망이 가장 좋은 직업’으로 수의사가 11위를 차지했던 자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8년이 지난 지금은 그때와 달라졌다고 선뜻 말할 수 있는 수의사들은 없을 거예요. 다시 말해 수의사는 ‘신인상 후보’로만 10년째 오르고 있는 직업인거죠(웃음).

(수의사는) 잠재력이 참 많은 직업이고 좋은 직업인데, 저는 수의사 정말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막상 과거와 변한 건 별로 없는 거죠.

그래서 이 직업을 더 나은 직업으로 만들어갔으면 좋겠고, 우리 청년 수의사도 동물의료계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허승훈 수의사는 학창시절 세계수의학도협의회(IVSA) 한국지부 회장으로 활동하며 2019년도 한국 심포지엄 유치를 성공으로 이끌었던 경험이 학창 시절 중 가장 보람찼던 일이었다고 말했다.

Q. 젊수가 생각하는 젊은 세대 수의사의 생각은 무엇인가요? 젊은 세대 수의사는 어떤 점이 다를까요?

허: 좋은 건 유지하고, 바뀌어야 할 건 바꾸려고 한다는 거. 변화를 원하고 변화하는데 두려움이 없다는 점이 다를 것 같습니다.

조: 일단 수의사라는 집단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합니다. 소위 ‘요즘 애들은 지밖에 모른다’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그건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수의사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이유가 곧 본인을 위함입니다. 본인이 잘살기 위해서 본인의 직업이 좋아야 하는 거죠.

그게 어떤 측면에서는 이기적인 말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게 뭐가 잘못됐냐 이 겁니다. 자기 직업을 사랑하고 자기 직업을 위해서 노력하는 건 모두가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청년세대의 목소리가 배제되어 온 것은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지만, 특히 우리 수의사 사회에는 이전 세대가 겪지 않았던 고민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반려동물 수의사를 바라보고 이 직업을 선택했지만, 30년 정도 윗세대에게는 가축이 더 익숙하죠. 그리고 과거에는 수의학과를 졸업하면 개원을 하는 게 일반적이었고 교수가 될 게 아니라면 석박사를 왜 하냐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요즘의 우리는 수의과대학을 졸업한 후의 인생에 대해서도 여러모로 상당히 다양한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젊은 세대 수의사와 예비 수의사들은 기성세대와 직업을 선택하는 동기도, 배경도 다른 면이 있다고 봅니다.

가령 저는 요즘 학생들이 수의대에 온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고 생각해요. ‘동물을 사랑해서 왔거나, 혹은 의대에 못 가서 왔거나’. 이렇게 말씀드리면 러프하게 받아들여질지 모르겠지만(웃음), 어떻게 보면 젊은 세대가 이 직업에 애정이나 기대감이 더 클지도 모른다는 말입니다.

애초에 의사를 꿈꾸던 애들이 많았으니 의사 직군과 비교를 안할 수가 없고, 동물을 사랑해서 수의대에 온 학생들이 점점 많아지니 이 분야에 대한 욕심과 사명감이 점점 높아질 수도 있는 거고요.

여러 가지 다른 환경을 겪었으니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고, 다를 수 있는 담론들이 너무 많고, 그 다름을 어른들이 인정하고 들어줘야 하는데, 지금은 ‘걔네들도 아마 우리랑 비슷할 거야’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 거예요.

물론 그게 잘못됐다거나 무시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서로 다른 사회적 환경에서 수의사라는 직업을 마주하고 경험했으니 우리 세대의 생각을 모르는 게 당연하죠. 다만 생각의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상황이 존재하니, 그런 차이를 담는 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말씀드렸다시피 현재로선 그런 생각을 수렴하는 과정이 전무합니다. 의사들의 경우에는 전공의협의회라도 있지만, 우리는 젊은 수의사들의 단체라고 하면 대공수협밖에 없고요. 그마저 공방수 단체기 때문에 동물의료보다는 가축방역의 영역에 가깝고 한계가 명확합니다.

 

그래서 그 분들께도 우리의 생각을 알려드리고, 2020년, 2021년에 젊은 세대 수의사들이 이런 생각을 했다는 걸 아카이빙하고 싶었어요.

5년 뒤, 10년 뒤에도 지금과 같을지, 또는 많이 변했을지 어떨지는 모르는 거지만 어쨌든 저희가 만든 자료들은 인터넷상에 계속 남아있겠죠.

시간이 많이 흐르면 옛날 자료라고 아무도 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혹시나 지금과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미래에도 있을지 모르잖아요.

그때가 돼서 지금의 자료들을 보고 ‘아 그 당시에는 이런 고민을 했었구나’ 하며 찾아볼 수 있는 근거 자료가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말하는 그 ‘다르다’ 함이, 과거의 수의사들이 일구어 온 역사를 절대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수의사의 위상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활약했던 선배 수의사들의 걸음들이 쌓여왔기에 저희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지금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걸음을 바탕으로 우리는 꽃을 피워야 할 세대라고 생각합니다.

 

Q. 청년층의 특징으로 당장 내 미래를 위해서이기 때문에 변화에 에너지가 있다는 점을 말씀해주셨고, 수의사 사회에는 이전 세대가 겪지 않았던 고민들이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해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청년 수의사로서 가장 바꾸고 싶은 점이 있나요? 가장 개선하고 싶은 문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조: 대학원생 처우 개선과 전문의 제도요. 일단 대학원생 처우에 관해서는 ‘페이 문제’가 크죠. 사전적 의미로 보면 대학원생은 학문을 하는 사람인데, 수련이라는 단어로 표현되긴 하지만 주 40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의 노동을 하게 되는 문제가 있다던가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주 40시간을 보장해주어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만, 의사들의 경우 전공의법이 있어 노동시간을 법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말 하면 저도 불리해질 수 있을 것 같은데요(웃음). 저도 대학원 가고 싶거든요.

이런 문제의 기저에 있는 논리가 뭐냐면 ‘너희는 여기 직원(수의사)이 아니고 학생이잖아’ 이겁니다. 의사 수련의나 전공의가 월 300~400을 받는데, 우리는 (전공의 수련생이 아니고) 그냥 대학원생이니까요. 이런 상황이 처우 개선에 큰 걸림돌이 되죠.

그런데 대학원생들은 이런저런 이유들로 부당한 점들에 대해서는 얘기조차 못 꺼낼 거고, 교수님들께서도 대학원생의 사소한 삶까지 신경을 쓰시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거란 말이에요.

근데 이걸 또 뭐라 할 수는 없어요. 교수님들도 사장님이 아니라 교육과 연구를 하시는 분들이시잖아요. 그럼 그냥 대학원생(전공수의사)들에게 최소한의 급여를 지급하면 돼요. 근데 그러려면 대학 동물병원을 독립법인화해야 합니다. 또 대학 동물병원이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만한 규모나 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거고요.

그렇게 임상 교수님들께서도 진료를 보시면서 의대 교수들처럼 대학과 (독립법인화된) 동물병원의 진료수의사로서 양쪽에서 급여를 받으시고 대학원생(전공수의사)들도 제대로 급여를 받으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지만..말이 쉽지요.

어쨌든 대학원생이 날로 많아지고 있는데, 현재 대학원생은 실제로 청년 수의사들 중에 가장 소외받는 계층입니다. 공방수의 경우 협회(대공수협)라도 있지, 대학원생들은 자기 목소리를 냈다가는 교수님께 찍힐지도 모르니 다들 동굴에 들어가 있단 말이에요.

근데 학교마다 연구실마다 동굴이 또 다 나뉘어 있어서 서로 동굴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상태예요. 그야말로 암묵의 끝입니다.

그런데 이걸 뭐 드라마틱하게 시위하듯이 갑자기 ‘최저시급을 줍시다!’ 이러자는 게 아니라, (이들이 처한) 현실에 대해서 논의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님께서도 같이 협의를 해주시면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거고요. 그리고 교수님들께서도 본인 제자들이 잘 살길 원하지 않겠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 논의 테이블 자체가 없다는 말입니다.

여기서 상세하게 설명 드릴 수는 없지만 아까 말씀드렸던 동물병원 법인화 등 여러 가지 현실들이 엮여 있는 거니, 이런 문제는 대수 청년위원회에서만 말한다고 해결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한동안 동물의료계 내에서 화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제가 청년특위에서 문제 제기를 시작하기는 하겠지만요.

조영광 수의사는 지난 6월 하태경 국회의원·임명묵 작가의 ‘K를 생각하다’ 북토크에 연자로 참여했다.
이날 조 수의사는 청년 수의사로서 코로나 19 상황 한국의 방역 정책을 발제로 제시하며, 방역 성과를 자찬하는 단계에서 벗어나서 항체 검사에 기반한 과학적인 백신 정책을 마련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Q. 젊은수의사·수의미래연구소의 목표가 있나요?

조: 저는 젊수를 시작하기 전부터 개인 페이스북 페이지에 저의 생각을 정리해서 글로 남겼어요. 그러면서 친구들과 댓글을 달며 의견을 주고받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더 많은 사람에게 얘깃거리를 던지고, 생각을 교환하고 싶어서 만들었던 게 젊수였어요.

그래서 처음 젊수의 목적이 제 생각의 아카이빙이었다면, 젊수를 운영한 지 1년이 된 지금은 젊수가 ‘우리’의 생각 아카이빙이 되고 젊은 세대의 의견을 모아 전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허: 물음표를 던지면 스스로 느낌표를 찾을 수 있도록 길을 밝혀준다고 할까요, 저희의 생각을 강요하거나 저희 생각대로 변화를 만들어 낸다기보다는 학생들과 청년층 수의사들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젊수와 수미연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이번 질문은 제가 가장 궁금했던 건데요(웃음), 어떤 수의사가 되고 싶으세요?

허: 제가 학부생 때부터 꿈꿔왔던 건 동물병원 원장이 되는 겁니다. 제 마음과 맞는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싶고, 제 도움을 필요로 하는 후배들이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수의사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수의사들로부터 인정받는 수의사가 되어서 향후에도 동물의료계에 좋은 영향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개인적인 욕심이 있습니다.

조: 제가 그동안 유별난 행동을 많이 해와서인지 주변에서 ‘정치할 거냐, 사업할 거냐’면서 많이들 물어보십니다(웃음).

근데 그럴 생각은 전혀 없고 제가 지금 서른인데 딱 마흔까지는, 흔히들 생각하는 평범한 수의사의 삶을 살고 싶어요. 그런 다음에 또 다른 수의사의 일을 생각 해보자는 계획이 마음속에 있습니다.

왜냐면 지금부터 딴 짓을 하면 평생 방랑자가 될 것 같았어요. 나중에 저에게 수의사로서 발언할 기회가 주어지게 된다 하더라도 ‘내가 수의사를 잘 모르는데 어떻게 대변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수의사들 사이에서도 ‘우리’라고 인정을 못 받을 거고요.

나중에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Pseudo Vet’이 아니라 ‘Real Vet’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지금 한양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MBA)의 석사과정(의료경영트랙)을 이수하며 사람 의료 정책과 정책 설계, 의료 정보 등에 대해 배우고 있습니다. 수의미래연구소라는 이름이 될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향후에 동물 의료 정책과 동물 의료 정보를 다뤄보고 싶습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책을 연구하고 그 연구내용을 임상 현장에 적용하고 싶어요. 그리고 그 연구결과를 수의사들과 공유해서 토론할 수 있도록, 좋은 안주거리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임상 수의사의 길을 먼저 닦으려는 이유기도 합니다.

지금 대학원 세 번째 학기를 다니는 중인데, 동물 의료기관의 평가 기준과 분류체계를 주제로 졸업논문을 써보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미래 수의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허: 학생 때는 본인이 해보고 싶은 것을 다 해보시면서 본인이 좋아하는 건 무엇인지, 본인이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희가 해보고 싶은 활동을 다 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선배 수의사분들의 도움과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래 수의사와 선배 수의사가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선순환의 동물의료계가 되기를 바랍니다.

조: ‘학생 때는 공부를 해야해!’ 라고 말씀드리기에는 제가 공부를 열심히 안했기에 너무 부끄럽네요. 특히 경북대 교수님들과 선후배, 동기들께 부끄럽습니다(웃음). 그럼에도 졸업을 하고 보니 수의사로서 제 능력의 기반이 되는 게 수의과대학에서 배우는 지식이고 그렇기 때문에 학부생때 공부를 해야 한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생명을 다루는 수의사라는 직업은 ‘무지하고 무능하면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이 요즘 많이 들더라고요. 그렇기에 여러분! 부끄럽지만 다시 한번 꼭 열심히 공부하시라는 말씀을 올립니다.

저 또한 남은 평생, 그동안 부족했던 공부를 포함해 좋은 수의사로 거듭나기 위해서 열심히 배우고 익히고 공부하며 살 계획입니다.

미래 수의사들이 멋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저처럼 서른쯤이 됐을 때 지금보다 조금 더 나아진 동물의료계의 모습이 보인다면 그건 여러분의 이전에 계셨던 젊은 수의사들의 노력이 있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해주면 좋겠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젊은 시절이 있잖아요. 제가 지금 청년 수의사로 지목돼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제 이전에도 수많은 젊은 수의사들이 있었고. 제 이후에도 젊은 수의사라는 건 있을 거란 말이에요. 과거의 젊은 수의사들이 노력을 해온 결과가 현재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노력을 하는 결과가 우리의 미래가 될 것입니다.

*   *   *   *

맺으며

매일같이 글을 쓰고, 후배들을 위해 시험지를 만들고, 매번 감투를 쓰고(?)··· 멀리서 보기에 유별나 보였던 두 젊은 수의사가 도대체 무슨 동력으로 ‘왜’ 이렇게 노력하는지 신기하고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답변은 “내가 평생 가지고 갈 직업이 좋았으면 좋겠다”였습니다. 이는 비단 ‘젊은 수의사’의 마음만은 아닐 것 같습니다. 가까이서 본 이들에게서 수의사라는 직업을 사랑하며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하는 보통의 수의사와 수의대생들이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크고 작은 이야깃거리를 꺼내 놓으며 ‘대화하는 광장’을 만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좋은 변화는 단 몇 명의 움직임만으로는 이뤄낼 수 없으며, 계속해서 ‘수의사는 어떤 직업인가?’ ‘무엇이 우리에게 옳은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면서 대화가 이어져야만 동물의료계가 올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걸음들을 거름 삼아 꽃을 피워 나가고 싶다”는 이들의 말처럼 선배 수의사들의 걸음을 통해 배우고, 그리고 어디로 분화할지 모르는 미분화 세포(Stem cell) 같은 젊은 수의사들의 생각을 함께 나누며 동물의료계를 긍정적인 영향력으로 전이시켜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젊은수의사 인스타그램 @young0v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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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영 기자 0920cjy@naver.com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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