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동물 진료권 확대해야‥`정부·농장만 있고 중간에 수의사는 없다`

대한수의사회, 산업동물진료권쟁취위원회 발족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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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방역기관과 농장 사이에 임상수의사가 없는 것이 문제다’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은 4일 성남 수의과학회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이 같이 지적하면서 농장동물 임상의 진료권 확보 필요성을 강조했다.

허주형 회장은 반려동물 임상수의사로는 첫 대한수의사회장으로 선출됐다. 그만큼 반려동물 임상 관련 현안 대응에 기대를 받았지만, 농장동물 임상이나 가축방역에는 관심이 덜할 수 있다는 선입견도 작용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질의가 제기되자 허 회장은 “회장 취임 후 농장동물 분야에도 큰 비중을 두고 있다”며 “축산농장이 살아야 동물병원도 살고 약품회사도 살 수 있다”고 답했다.

지난 여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지역이었던 연천군을 방문하고, 살처분 피해농가를 직접 찾아 재입식을 촉구했던 것도 그 일환이다.

문두환 대수 산업동물 부회장은 “재난형동물감염병 특위를 신설해 관련 이슈에 즉각 대응하고, 꿀벌 등 이제껏 소외됐던 축종 임상 분야에 수의사 단체 설립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두환 대수 산업동물 부회장

대수의 이 분야 최대 과제는 농장동물 임상수의사의 진료권이다. ‘농장 전담 수의사’ 형태의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허주형 회장은 “정부 방역기관과 농장 사이에 임상수의사가 없는 것이 문제”라며 “모든 동물 질병의 최일선에는 수의사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농장에서는 다르다”고 꼬집었다.

2017년 수의사법 시행령 개정으로 동물 소유주의 자가진료가 법적으로 금지됐지만 소, 돼지, 가금 등 가축은 제외됐다. 가축을 기르는 농장주는 여전히 항생제를 포함한 약물을 수의사 진료 없이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

수십 년째 자리잡은 농장의 자가진료로 농장동물의 진료시장은 크게 왜곡됐다. 진단과 처방 과정 모두에 동물병원이 설 곳을 찾기 어렵다.

농장은 수의사를 통하지 않고도 직접 가축을 부검하고 그 가검물의 검사를 농림축산검역본부나 지자체 동물위생시험소, 민간병성감정기관 등에 직접 의뢰한다. 어떤 약이 필요한 지만 알면 직접 주문하고 투약한다. 심지어 정부는 각종 관납 약품을 농장에 직접 지원한다.

문두환 부회장은 “국가가 직접 동물진료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격 없는 대학이나 업체에서도 불법진료행위를 일삼는다”면서 “민간 임상수의사가 자리잡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주형 회장도 “수의사가 현장에 없으니 질병 조기발견이 어렵다. 농장도 다른 방역요원보다 수의사가 오길 바란다”며 “농장전담수의사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수의사회는 관련 현안 추진을 위해 이달 산업동물진료권쟁취위원회를 발족할 예정이다. 위원장에는 양돈 임상수의사로 활동하고 있는 최종영 수의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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