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외이도 다제내성균 58%..반려동물 항생제 내성 조사 본격화

인천보건환경연구원, 관내 반려동물 대상 항생제 내성 실태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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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역 반려견을 대상으로 실시한 항생제 내성 실태조사 결과, 5종 이상의 항생제에 내성을 보인 ‘다제내성균’의 비율이 23~58%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보건환경연구원(원장 이성모)은 지난해 관내 동물병원 10개소와 인천시수의사회 직영 유기동물보호소에서 자체적인 항생제 내성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반려견 211두에서 귀 외이도 검체와 분변을 수집해 지표세균을 분리한 후, 항생제 29종에 대한 감수성 검사(디스크확산법)를 실시했다.

분변에서는 대장균(E.coli)과 장구균(Enterococcus faecalis)을, 외이도에서는 외이도염의 주요 원인체 중 하나인 포도알균(Staphylococcus pseudintermedius)을 지표세균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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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분변에 비해 외이도에서 분리된 세균의 내성문제가 더 심각했다.

외이도에서 분리된 포도알균 86개 균주를 대상으로 항생제 19종에 대한 감수성 검사를 실시한 결과 다제내성균의 비율이 58.1%에 달했다. 대장균(23.9%), 장구균(33.3%)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이들 균주에서 50% 이상의 내성률을 나타낸 항생제는 암피실린, 페니실린, 테트라사이클린, 에리스로마이신 등 6종으로 나타났다. 특히 암피실린(84%)과 페니실린(83%)의 내성률이 높았다.

게다가 옥사실린에 내성을 보이면서 메티실린 저항성 유전자(mecA)가 검출된 MRSP 균주도 20개(23.2%)에 달했다.

인천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MRSP의 비율이 낮지는 않았지만, 메티실린 내성균주에 쓰이는 반코마이신에 대한 내성은 관찰되지 않았다”면서 “반코마이신 내성균주에 쓰이는 리네졸리드 내성도 1.2% 수준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장구균에서 50% 이상의 내성률을 보인 항생제는 리팜피신(51.9%)과 카나마이신(54.1%), 테트라사이클린(65%), 퀴누프리스틴-달포프리스틴(65.7%) 등 4종으로 조사됐다.

대장균에서는 암피실린의 내성률이 가장 높았지만(47.8%), 50% 이상의 내성률을 보인 항생제 성분은 없었다.

연구원 관계자는 “높은 내성률을 보인 항생제 성분은 일선 동물병원에서의 사용에 유의해달라”면서 “이번 조사결과의 자세한 내용은 추후 가축위생학회지에 보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올해 반려동물 항생제 내성 모니터링 본격화..전국 특별
·광역시 대상

아직까지 반려동물의 항생제 내성 관리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주로 인체용 전문의약품인 항생제를 사용하지만 어느 성분이 얼마나 쓰이는 지부터 불분명하다. 내성 실태에 대한 이렇다할 연구조사도 없었다.

소, 돼지, 닭 등 가축과 축산물을 대상으로 매년 검역본부와 전국 가축위생기관이 모니터링 사업을 실시하는 것과는 차이를 보인다.

정부는 올해부터 ‘축산 항생제 내성균 감시체계 구축 사업’의 범위를 반려동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서울특별시와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등 전국 6대 광역시를 대상으로 개·고양이의 소화기, 호흡기, 비뇨생식기, 피부 등 병변별 균주를 확보해 항생제 내성 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공수의 등을 중심으로 항생제 내성 모니터링 동물병원을 구성하고, 이들 병원에서 채취된 시료에서 항생제 내성 검사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곧 확정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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