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쪽으로 변이하는 개 인플루엔자‥수의사 감염 위험 조사해야

파일럿 조사서 일부 수의사 `양성`..전국으로 조사 확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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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섭 고려대 교수가 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CIV)의 변이 양상을 소개하면서 “수의사를 포함한 고위험군 감염실태를 본격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송 교수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15일 대전 본원에서 개최한 원헬스 주제 감염병 컨퍼런스에서 발제에 나서 이 같이 강조했다.

송대섭 고려대 교수
송대섭 고려대 교수


조류인플루엔자에서 유래해 사람 쪽으로 변이해가는 CIV..원헬스 모델

현재까지 보고된 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크게 H3N8형과 H3N2형으로 나뉜다. 2004년 미국에서 보고된 H3N8형은 말 인플루엔자에서 유래한데 반해, 2007년 송 교수가 최초로 발표했던 H3N2형은 조류인플루엔자에서 넘어왔다.

송대섭 교수는 H3N2형 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발생 원인 중 하나로 개식용 문제를 지목했다.

양계장은 폐사된 닭을 처리하니 좋고, 육견농장은 먹이를 조달하니 좋은 비뚤어진 상부상조 관계 속에서 닭 폐사체가 바이러스를 매개하고, 유전자재조합을 거쳐 개에게 친화력이 높은 바이러스로 변이됐을 것이란 추정이다.

개의 호흡기 조직이 사람 인플루엔자보다 조류인플루엔자에 더 친화적인 수용체를 가졌다는 점도 요인이다.

송 교수는 “2007년 보고 이후 몇 년간 전국의 감염실태를 조사했지만, 이미 전국적으로 상재화됐다는 판단하에 2010년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질병방역 개념이 부족한 육견 유통경로도 전파에 한 몫 했다.

문제는 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사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섞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서는 H3N2형 CIV가 판데믹 H1N1형 바이러스와 유전자재조합을 일으킨 H3N1형 CIV나 m유전자 변이형(mVariant) H3N2형 CIV가 보고되고 있다.

송대섭 교수는 “당초 발견된 H3N2형 CIV는 페럿에 잘 감염되지 않았지만, mVariant H3N2의 경우 만 배 이상의 바이러스 배출량이 관찰됐다”며 “아직 사람이 감염됐다는 보고는 없지만, 사람에게 친화적인 방향으로 변이를 일으키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주 전파경로가 접촉감염으로 한정되지만, 사람과 반려동물이 침대를 같이 쓸 정도로 생활환경이 겹친다는 점도 위험요인이다.


계절독감 걸리는 개, 개 인플루엔자 걸리는 사람? 수의사 일부 양성

송 교수에 따르면, 이미 개가 사람의 계절독감이나 신종플루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다는 혈청학적 증거는 나와 있다.

AI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 송대섭 교수가 베트남 연구시설에서 고병원성 H5NX형 AI 바이러스를 개에게 실험적으로 감염시킨 결과, 폐 병변과 바이러스 배출 등이 관찰됐다.

거꾸로 개 인플루엔자가 사람에게 전염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특히 아픈 개와 접촉이 잦은 임상수의사가 고위험군에 속한다.

송대섭 교수는 “지난해 소수의 동물병원 임상수의사 집단을 대상으로 채혈검사를 실시한 결과, 일부에서 H3N2형 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항체 양성 반응을 보였다”면서 “전국의 임상수의사 분들을 대상으로 확대 조사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다양하게 변이되고 있는만큼 변이 추이에 대한 예찰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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