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학 교육에 동물복지를 심자` 원웰페어 반영한 교육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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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수의사회와 세계동물보호협회(WAP)가 29일 주최한 글로벌 동물복지 세미나(GSAW)가 수의학교육에서의 동물복지 현황과 과제를 조망했다.

수의사가 동물복지 개선을 이끌기 위해서는 수의학교육에부터 동물복지의 가치를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물복지를 반영한 임상교육으로의 변화를 당부한 나탈리 워렌 박사
동물복지를 반영한 임상교육으로의 변화를 당부한 나탈리 워렌 박사


수의사의 역할은 건강을 포함한 동물의 ‘복지’다

이날 발제에 나선 EIT 뉴질랜드의 나탈리 워렌 박사는 “교육은 사회와 환경의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며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수의학 교육계가 반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람의 건강을 물리적, 정신적, 사회적 웰빙으로 정의하는 인의와 마찬가지로 수의 분야의 역할도 그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

기존의 수의사들이 동물과 군집의 신체적 건강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동물의 본성을 돌보는 정신적, 사회적 관리까지 아우른 원웰페어(One-Welfare)를 추구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기 위해선 수의학 교육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워렌 박사의 지적이지만, 현재까지의 상황은 여의치 않다.

워렌 박사는 “동물복지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교육과목이 부족할뿐더러, 있더라도 ‘하면 좋고 못하면 어쩔 수 없는’ 옵션으로 취급 받는다”고 꼬집었다. 우선순위도 낮고, 동물복지 과목을 끼워 넣을 커리큘럼의 여유도 많지 않은데 다가, 동물복지를 강의할 전문 강사 저변도 넓지 않다는 얘기다.

한국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전국 10개 수의과대학에서 동물복지 과목을 개설한 대학은 절반 가량에 그치고 있고, 그나마 대부분 전공선택과목으로 분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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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복지학` 과목만 따로 두지 말고, 수의학을 `동물복지적`으로 가르쳐야

워렌 박사는 “동물복지를 다루는 수의과대학조차 학생들에게 뒤섞인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쪽에서는 동물복지의 중요성을 말하면서도, 정작 동물실험이나 임상실습교육을 진행할 때는 옛날 방식을 고수하는 식이다.

개의 경정맥 채혈 실습이 가능한 모형을 소개한 워렌 박사는 “수의사라면 누구나 처음 살아 있는 동물에 주사바늘을 찌를 때의 걱정과 긴장을 기억할 것”이라며 “익숙치 않을 실습 초기에는 모형으로 연습하는 방식을 통해 임상역량도 높이면서 동물복지 가치를 반영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은 2014년 미국 레스큐크리터스社에서 채혈, 기도삽관 등을 실습할 수 있는 수의임상실습용 모형을 도입해 현재도 활용하고 있다. (본지 2014년  ‘서울대 수의대 美서 실습용 개∙고양이 모형 도입..동물복지형 임상교육 확대‘ 참고)

윤화영 서울대 교수는 “모형으로 채혈을 연습하면서 숙련도를 높인 후, 마지막에는 살아 있는 실습견에서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실습을 운영하고 있다”며 “실습견에 대한 실습량은 학생당 1~2회로 줄이면서도, 교육성과는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워렌 박사는 “수의대생들은 수의학 교육과정이 진행될수록 오히려 동물에 대한 공감능력이 무뎌지고, 동물을 객체화하는 경향이 늘어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면서 소프트웨어나 모형을 기반으로 한 대체실습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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