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고양이 AI 감염에 대한 한국 고양이 수의사회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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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포천의 고양이 2마리가 조류인플루엔자(AI)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2015년 경남 고성의 가금농장에서 키우던 개 세 마리에서 AI 항원 및 항체가 검출된 이후 포유류에서 AI항원이 발견된 두 번째 사례라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입니다.

앞서 2014년에는 충남 천안 한 가금농장의 개에서 AI 항체만 발견된 적도 있었습니다.

이번 고양이 감염의 경우, 집고양이 1마리와 길고양이 새끼 1마리 등 2마리의 고양이가 실제로 폐사했기 때문에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정확한 폐사 원인이 AI감염 때문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퍼지고 있는 H5N6형 고병원성 AI는 중국에서 인체감염 및 사망자 발생을 일으켰던 혈청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양이 감염사례까지 나오자 AI바이러스의 인체감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임산부가 고양이의 분변을 만져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될 확률은 극히 낮고 오히려 육류를 익혀먹지 않거나 잘 씻지 않은 채소를 섭취하여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되는 사례가 더 많은 것처럼 조류인플루엔자의 인체감염 역시 고양이로부터 사람에게 감염이 이루어지는 것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조류나 가금류에 직접 노출됐을 때 감염될 확률이 높습니다.

질병관리본부 역시 “H5형 AI에 감염된 고양이 사례는 있지만 이들 고양이가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긴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한건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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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길고양이 SFTS(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오보 사건에서 볼 수 있었듯이, 이번 고양이 AI감염 사건에 대해서도 “길고양이가 사람에게 AI를 감염시킨다”는 반생명적이고 비전문적인 편파 보도와 무분별한 마녀사냥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양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무분별하게 비난하는 것은 비과학적이면서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입니다. 

물론 이번 AI 바이러스의 인체 감염 확률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주의하고 대비해야 합니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 평상시 손 씻기와 호흡기 관리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철새도래지 등 야생조류 지역 방문을 삼가며, 가금류에 노출될 확률이 높은 직업군은 철저한 방역의식을 가지고 차단방역에 나서야 합니다. 
 

2000년대 들어 구제역과 고병원성 AI 발생으로 수 천 억, 수 조 원의 큰 피해를 지속적으로 입고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방역조직과 인력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대두됐지만, 가축방역관이 없는 시군이 당시 62개에서 올해 70개로 오히려 늘어난 것이 현실입니다.

가축전염병 방역은 농식품부 축산정책국 내 방역총괄과와 방역관리과가 담당합니다. 그 중 AI 방역은 방역관리과에서 전담하고 있습니다.

이들 방역담당 부서가 축산업 진흥이 주 업무인 축산정책국 소속이다 보니, 독립적이고 적극적인 방역정책을 추진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독립적인 방역전담부서가 필요합니다.
 

언론사는 불안한 뉴스보다 정확한 뉴스를 보도해야 하고, 정부는 동물방역을 전적으로 담당하는 방역국을 신설하고 중앙정부 각 지자체에 가축방역 전문 인력 확충과 조직 개편을 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전문적이고 심도 깊은 정확한 분석으로 매일 불안에 떠는 1천만 반려인구와 애묘인 그리고 국민들을 안심시켜주길 기대합니다.

2016년 12월 31일 한국고양이수의사회 KSFM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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