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실습후기 공모전 특별상] ASPCA/강원대 김민지

ASPCA 동물병원 및 수의법의학팀 / 기간 2016년 7월 18일 ~ 8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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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4주간 미국의 동물보호단체인 ASPCA(The American Society for the Prevention of Cruelty to Animals) 본부에서 익스턴쉽 실습에 참가했다.

1866년 설립되어 1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ASPCA는 북미대륙 최초의 동물보호단체로서 뉴욕 맨하탄에 본부를 두고 있다.

4주간의 실습기간 동안 2주는 ASPCA 동물병원의 6개 부서를 돌고, 나머지 2주는 수의법의학 팀에서 보냈다.

 

지원계기

본인은 수의법의학에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었다. 관련해서 구글을 검색하던 중 우연히 ASPCA의 익스턴쉽 프로그램을 접하게 됐다. 운 좋게 강원대학교 동물생명6차 특성화사업단의 지원도 받을 수 있었다.

미국에서 수의대생 대상 익스턴쉽 프로그램을 검색하려면 먼저 미국수의사회(AVMA)가 운영하는 ‘학생 외부실습 찾아보기’ 홈페이지(바로가기)를 이용해 볼 수 있다.

아니면 구글에서 ‘가길 원하는 지역 영문명 + veterinary externship’ 키워드를 조합해서 검색해보면 된다.

익스턴쉽 프로그램마다 신청조건이 다르고 외국의 수의대생이 참여할 수 있는지는 직접 이메일이나 전화로 문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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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수의사회가 운영하는 외부실습 안내 서비스


ASPCA
동물병원

사실 동물보호단체가 운영하는 동물병원이라 규모가 클 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가보니 내과, 외과, 응급의학과, 처치과(Treatment), 동물학대방지과(Anti-Cruelty), 중성화수술 담당부서 등 6개 부서에서 약 20명의 수의사가 근무하는 큰 병원이었다.

실습기간 동안 잘 분업화된 진료시스템과 다양한 케이스들을 접했다.

40kg이 넘는 핏불의 골절수술, 탐색적 개복을 통한 PSS 수술 등 어려운 케이스은 물론이고 Shelter medicine 측면에서 빠른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수술하는 방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ASPCA 동물병원은 규모도 규모지만 자금제공(Funding) 시스템에 또 한 번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돈이 없어서 치료를 받지 못할 때 수입증빙내역을 첨부하여 신청하면, ASPCA가 치료비의 일부 또는 전액을 지원해주는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청자 대다수가 소득수준이 낮은 보호자들이었다.

이 같은 지원체계는 ASPCA의 탄탄한 기부금 재정 덕분에 가능하다. ASPCA의 연간 기부금은 약 1억달러(한화 1113억원)에 달한다. ASPCA가 미국 사회에서 얼마나 명망 있는 동물보호단체인지 가늠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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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PCA 동물병원 전경


ASPCA
수의법의학 팀

보통 미국의 다른 주에서는 동물학대 신고가 들어오면, 동물보호단체로 이관하여 해당 단체가 직접 조사에 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반면 뉴욕에서는 2014년부터 경찰에 동물학대전담부서가 조직되면서, 경찰이 직접 수사에 나서고 있다.

수의사는 동물학대의 수의학적 증거를 찾아내거나 다친 동물을 치료하는 본연의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동물학대로 의심되는 사건이 생기면 경찰은 (살아있거나 혹은 죽은) 동물을 ASPCA 법의학팀에 데려온다.

법의학팀은 진단이나 부검을 통해 해당 사건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고 진술서를 작성하며, 필요시 법정에서 진술하는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다친 동물의 경우는 ASPCA 동물병원 및 타 부서와의 협력을 통해 수의학적 처치와 돌봄이 이뤄진다. 해당 동물의 소유권이 ASPCA로 넘어온 경우에는 입양을 위한 행동교정까지 진행된다.

실습하는 동안 개, 고양이, 닭 그리고 미이라화된 사체의 부검까지 참관했다. 법의학 팀에서는 심한 물리적 학대뿐만 아니라 방치(Neglect) 사건들도 볼 수 있었다.

ASPCA 동물병원에 내원한 동물이라도 학대가 의심될 경우, 법의학팀에 조언을 구하고 뉴욕경찰에 신고하는 점도 특이했다.

수의법의학 팀에는 총 3명의 수의사가 일하고 있었는데, 수의사마다 부검하는 스타일이 달랐다. 부검하면서 죽음의 원인, 상처의 양상 등을 의논하며 상황을 유추하는 일이 재미있었다.

미국 드라마 CSI시리즈처럼 멋진 첨단기술을 사용하거나 사람 법의학만큼 많이 연구되지는 않았지만, 수의법의학 분야도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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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PCA 동물병원 외과팀의 Dr.Greene과 함께


끝으로..

최근 연이어 발의된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비롯하여 국내에서도 동물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체감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수의사가 할 역할은 무엇인지, 우리나라 동물보호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 참고할 만한 예를 ASPCA에서 직접 볼 수 있어 행운이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리나라의 동물에 대한 인식이 점차적으로 높아질 것”이라 얘기해주신 Dr. Greene, “한국에서 뉴욕까지 왔는데 AMC(Animal medical center)는 보고 가야지!” 라며 106년 역사의 동물병원을 구경시켜 주신 Dr.Fischetti 등 이번 실습에 도움 주신 많은 분들께 이 기회를 빌어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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