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바롬 수의사 `반려동물 영양학 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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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학과 학생이라면 수의학도인 동시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인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보호자의 입장에서 ‘내가 키우는 아이에게 무엇을 먹일까’라는 고민을 한 번 쯤은 해보셨을 텐데요, 영양학의 중요성과 그에 대한 관심에 비해 아직 수의과대학에서 체계적 교육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형편입니다.

(필자 주 : 수의영양학은 전국 수의과대학에서 예과 교과목으로 채택되어 있고, 대동물 영양학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반려동물 영양학은 내과에서 부분적으로 다뤄지거나, 필요시 비정기적으로 특강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이에 데일리벳에서 해마루 케어센터에서 영양학 자문으로 활동하고 계시는 양바롬 수의사님을 만나 궁금증을 풀어 보았습니다.

Q. 수의사의 길을 걷게 된 이유는?

어렸을 때부터 동물을 좋아했다. 동물들을 좋아했기 때문에 동물과 함께하는 직업을 가지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와중, 아버지의 권유로 수의학과를 알게 되어 건국대학교 04학번으로 입학했다.

Q. 수의 영양 분야로 진로를 갖게 된 계기는?

첫 직장은 대동물 보조사료 회사였다. 반려동물에 초점이 맞춰진 것은 아니었지만 학술 업무를 담당하면서 영양학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커지게 되었다. 3년 뒤 Hill’s로 이직하여 학술부에 재직했다. 처방식 세미나 업무 등을 수행하면서 학술자료를 연구했는데, 그 과정에서 반려동물 영양학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해마루 케어센터(이하 센터)에서 영양학 자문으로 일하게 되면서 임상영양학에 눈을 뜨게 되었다. 학술을 담당하는 것과 반려동물 임상에 영양학을 적용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해마루 본원(이하 본원)에서 작년 하반기부터 내과 진료를 참관하며 실제 케이스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 노력중이다.

Q. 반려동물 영양 상담 업무에 대해 소개해달라.

현재 재직 중인 센터의 상담 기본은 웰니스와 호스피스 케어다. 본원이나 기타 지역병원에서 리퍼 되어 케어를 받는 대부분의 환자가 노령이거나 당뇨, 암, 신장, 심장질환을 갖고 있다. 따라서 질병과 현재 상태의 관리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각 케이스에 맞춘 컨설팅이 이루어진다. 크게 나누면 [ 1.기존의 식단 체크 2.칼로리 확인과 설정 3.사료 혹은 자연식 배합 추천 ] 의 단계다. 건강과 기호성, 보호자의 배식 편리성 등을 고려하여 식이의 유형을 정하고 영양제를 추천하기도 한다.

Q. 최근 생식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다. 보호자가 생식이나 home-made food를 급여하고자 하면 수의사로서 어떻게 조언할 수 있을까?

일단 생식과 home-made food의 개념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 생식은 raw food의 개념이고, home-made food는 사료가 아닌 다른 메뉴를 조리해서 공급하는 방식이다.

생식의 경우 장점도 있지만 위생이나 인수공통질병에 대한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다.

Home-made food 또한 이점이 많지만 어떤 성분을 얼마나 급여하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또, 자칫 잘못하면 영양의 균형이 깨지기 쉽다. 하지만 분명히 이런 단점을 뛰어넘을 수 있는 장점, 예를 들면 보호자와 환자의 만족도, 삶의 질 향상, 맛있고 신선한 음식을 줄 수 있는 것에 대한 기쁨 등이 있기 때문에 home-made food도 최대한 균형을 맞춰서 줄 수 있는 상황에서는 적극 권장하는 바이다.

그렇지만 모든 보호자들이 유기농 자연식을 준비하기 어렵고, 미량원소 등을 다 측정해서 보충할 수 없기 때문에 각 질병에 맞는 처방식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환자의 질병과 건강상태, 그리고 보호자의 여건까지 고려한 관리를 유동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수의사의 일이다.

Q. 치료 목적이 아닌 supportive care을 위해 영양 상담을 받는 보호자들도 있나?

노령동물이나 호스피스 케어가 필요한 환자의 경우, 치료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자연스럽게 식이관리가 적용되지만 어린 연령부터 영양 상담을 받고자 하는 경우는 아직 잘 없다.

하지만 어린 연령부터 영양관리를 체계적으로 해준다면 매우 좋을 것이다. 쉬운 예로 비만과 당뇨가 있다. 이런 대사성 질환은 평소 식습관과도 굉장히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균형 잡힌 영양으로 미리 예방할 수도 있다.

보호자들의 자연식 혹은 home-made food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는 추세인데, supportive care에 대한 개념도 점차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임상분야에서 영양학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쉽게 말해 ‘밥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고’에서 ‘밥’에 해당하는 것이 영양학이다.

병원에서 대부분의 보호자들이 꼭 하는 질문이 ‘우리 애는 뭘 먹이면 좋죠?’ ‘어떻게 먹여야 하죠?’ 다.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영양학은 단순히 ‘사료를 먹인다’는 개념 이상이다. 어떻게 하면 균형 있게, 맛있게, 건강하게 먹일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 영양학이다.

담당 수의사가 여기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갖고 영양 상담을 잘 해주면, 보호자들의 만족감이 크게 상승한다. 또한 아이의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동시에 수의사에 대한 신뢰가 생긴다. 이 신뢰를 바탕으로 수의사와 보호자는 더 깊은 유대관계를 맺을 수 있다.

영양학은 이처럼 수의사와 보호자 간의 신뢰관계 형성에 중요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Q. 영양관리가 질병 예방과 치료의 목적뿐만 아니라 수의사와 보호자의 유대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뜻 같다. 영양학에 관심이 많은 수의대학생과 수의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근 반려동물 영양관리의 중요성이 인식되고, 영양학에 대한 수의사들의 수요도 날로 높아지고 있는 듯하다.

예과 때 영양학 개론을 배우더라도 임상에서 어떤 영향이 생기는지 복합적으로 이해하기는 어렵다. 최근 미국이나 대만 등지의 수의영양학 전문가를 초빙한 세미나가 꾸준히 열리고 있고, 학부 차원에서는 특강을 통해 공부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안다. 나아가 체계적인 영양학 교육이 있으면 더 완전한 케어시스템을 갖출 수 있을 것 같다.

교과목이 만들어져있지 않더라도, 영양학에 관심이 있다면 무엇 하나를 먹더라도 ‘잘 먹고, 맛있게 먹고, 건강하게 먹는 방법’을 스스로 고민해봤으면 한다. 또한 정말 우리 아이한테 먹인다는 생각으로 음식을 바라보고, 그 안에 있는 성분에 대해서 공부하다 보면, 분명히 사람에게도 반려동물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진로 고민이 많은 수의과대학 학생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보통 ‘수의사’ 하면 학생들은 반려동물 임상을 가장 많이 떠올리는 것 같다. 하지만 학부생 때부터 수의사 = 반려동물 임상가 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사회 여러 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반려동물 시장은 커지고 있고 진료 이외의 부가적 수요도 함께 커진다. 동물사료, 보조제, 용품 업계 외에도 법조계, 방송계, 공무원, 시민 활동 단체 등, 사회 전반적으로 수의사가 영향력을 끼칠 수 있게 진로를 넓혀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형빈 기자 kamsanchai@dailyvet.co.kr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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