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의사가 갖춰야 할 핵심역량은?` 설문조사 개시

국가 차원의 수의사상 설정 후 그에 맞춘 수의학교육 개선..졸업생·재학생·일반인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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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와 수의과대학 학생, 교수진, 수의 서비스를 받는 일반시민들은 ‘수의사의 모습’을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

한국수의과대학협회(회장 정의배)가 ‘한국의 수의사상’을 설정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한다고 20일 밝혔다.

국내 수의학교육은 20세기 이후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이제껏 표준화된 목표 없이 각 대학별로 다소 상이한 교육이 진행되어 왔다.

동물의 진료와 식품위생, 공중보건 등 수의학교육의 기본뼈대는 같다 하더라도, 각 대학 교수진의 구성과 교육역량, 커리큘럼에 따라 수의과대학을 졸업한 수의사의 역량도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다.

어느 수의대든 수의내과학을 가르치지만, 갓 졸업한 수의사를 고용한 일선 동물병원에게 “내과진료를 어디까지 맡길 수 있느냐”라고 묻는다면 고개를 젓거나 대답이 다양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반면 의료계 및 해외 수의학계의 교육은 이미 ‘어떤 과목을 수강하느냐’에서 ‘어떤 역량을 갖추게 하느냐’로, ‘교수가 잘 가르쳤는지’에서 ‘학생이 배워 역량을 함양했는지’로 관점을 옮긴지 오래다.

수의과대학협회는 “지난 10여년 간 유럽과 미국 등은 수의학교육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부합하는 교육과정과 평가방법을 도입했다”며 “자국 내의 어느 수의과대학을 졸업하던 배출되는 수의사의 역량을 표준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수의내과학 과목을 수강한’ 수의사가 아닌 ‘내과진료를 볼 수 있는’ 수의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역량중심의 수의학교육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선 먼저 어떤 역량들이 필요한지 정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바로 수의학교육의 핵심역량(Core Competency), 졸업역량(수의과대학을 졸업한 첫 날 할 수 있는 바, Day 1 Competency)이다.

아래 도식과 같이 역량을 정의하고 이를 기르기 위한 교육목표를 제시하며, 그에 맞춘 교육과정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이를 평가할 수 있는 수의사국가시험의 개혁도 이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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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상-교육목표-졸업역량-교육과정의 상관관계 (자료 : 수의과대학협회)

이러한 수의사의 핵심역량은 단 하나일 수 없다.

의료계가 2014년 발표한 ‘한국의 의사상’은 의학지식 및 임상술기, 사회와의 소통협력, 전문직업성과 건강 유지, 연구 등 16가지 세부핵심역량을 규정하고 그에 따른 70가지의 명제를 설정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수의과대학협회가 제시한 졸업역량도 진료의 전문성, 공중보건전문성, 동물복지 전문가, 전문가로서의 소통과 협동, 연구, 사회적 책무, 관리 능력 등 7개 부문으로 나누어 의견을 묻는다.

 

수의사의 핵심역량에는 사회가 요구하는 수의사의 모습이 반영되어야 한다. 동시에 수의계 내부의 공감대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축종별 진료의 핵심역량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반려동물과 산업동물, 야생동물 등 각 분야별 진료는 점점 세분화, 전문화되고 있어 수의대생이 대학교육과정으로 모두 익히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문에 축종을 나눠 집중적으로 교육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여러 분야에 기본적인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일반인들은 수의사 모두가 각 분야에 어느 정도의 전문성을 갖추길 요구한다는 것.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수의사에게 ‘개가 아프다’며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반려동물병원 원장에게 메르스, 고병원성 AI 등 인수공통전염병에 대한 걱정을 상담한다.

결국 수의계 각 분야의 전문성이 고도화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수의사 면허자라면 갖춰야 할 기초적인 역량을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의과대학협회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와 해외 수의선진국 사례연구 등을 종합해 내년 1월까지 핵심역량에 대한 초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설문조사는 12월 2일까지 실시하고 필요시 연장할 예정이다. 교수진뿐만 아니라 각 대학 학생회를 중심으로 학생 및 학부형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참여를 원하는 수의사 및 수의과대학 학생은 아래 링크를 통해 설문조사에 응할 수 있다. 수의사 배출의 기준점을 마련하는 일인만큼 각 수의분야의 참여가 요구된다.

정의배 수의과대학협회장은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이 한국 수의학교육의 방향을 제시할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했다.

한국 수의학교육 졸업역량 설정을 위한 설문조사 참여하기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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