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수의사 연수프로그램 실습후기―서울대 수의대 이기은&이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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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후기] 재미수의사 연수프로그램-서울대 수의대 이기은 & 이주형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은 매년 두 명의 본과 3학년을 선발하여 서울대 재미수의사 동문회 후원아래 미국 동물병원에서 실습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올해에는 본과 3학년 이기은, 이주형 학생이 선발됐다.

 

* Funding : 서울대 재미수의사 동문회

* 실습장소

– Lomita Pet Hospital(Dr. Sandra Kim, 재미동포) : 7.6 ~ 7.17

– Alicia Pacific Animal Hospital(Dr. Haney, 미국인) : 7.20 ~ 7.24

– Family Pet Clinic(Dr. Wan Goo Lee, 서울대선배님) : 7.27 ~ 7.31

* 후기 작성 및 사진: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본과 3학년 이기은 & 이주형

이기은: 이번 재미수의사 동문회 연수를 통해서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동물병원에서 실습을 하면서 수의학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훗날 미국 수의사가 되면 어떻게 살아가는지 잠깐이나마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이주형: 미국생활에 대한 조그마한 동경과 새로운 환경의 두려움이 공존했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을 갔다 온 지 한 달이 넘은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4주 동안 세 개의 병원에서 실습을 돌고, 그 기간 동안 다른 병원도 방문해 보았습니다.

 

병원실습:

(1) Lomita Pet Hospital(Dr. Sandra Kim, 재미동포) : 7.6 ~ 7.17

이기은: 수의사 선생님 3분, 테크니션 4명으로 구성된 Lomita Pet Hospital에서는 많은 case를 기반으로 가장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었던 병원이었습니다.

연수학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진찰실에 들어가는 것이 허용되어 선생님들께서 어떤 방식으로 client와 소통하고, 환자를 진찰하는지 직접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진찰실에서 1차 진단이 끝나면 환자를 처치실로 데려와 필요한 경우에는 X-ray, 초음파, 혈액검사를 추가적으로 했으며, 그 후에 상황에 맞는 치료를 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환자 보정, 혈액채취, IV catheter 삽입, 주사 등을 직접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하루 중 정오에서 오후 3시 사이에는 중성화, 치아관리 등이 잡혀 있어서 마취 및 수술 보조를 했습니다.

선생님들과 테크니션들이 부족한 저희에게 여러 가지를 적극적으로 알려주셔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직접 할 수 있었습니다.

이주형: 첫 주 동안 그 곳의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진료실에 들어가 클라이언트와 어떻게 대화를 나누고, 어떻게 환자의 진단과 치료가 진행될지를 결정하는 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와 다르다고 생각했던 점은, 우선 클라이언트가 병원에 오게 되면 처음 상담을 하게 되는 사람은 수의사가 아닌 테크니션이라는 점입니다. 우선 테크니션이 history taking과 환자의전반적인 상태를 체크하여 수의사에게 알려준 후에 수의사가 진료실로 들어가는 방식으로 진료가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수의사의 진료가 끝난 후에는 환자가 받게 될 추가적인 진단이나, 치료에 대해 총 비용을 세세하게 나누어 테크니션이 클라이언트에게 보여주고 확인을 받은 후에 클라이언트와 약속된 것만을 진행합니다.

우리나라 동물병원에서 진료비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지 않아 클라이언트들의 불만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병원의 비용제시 방법을 통해 클라이언트는 동물병원에서 발생하는 비용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알 수 있고, 원하지 않는 서비스는 거부할 수 있기 때문에 병원과 클라이언트 모두 비용에 대해 불만이 발생하지 않는 합리적인 시스템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 Alicia Pacific Animal Hospital(Dr. Haney, 미국인) : 7.20 ~ 7.24

이기은: Alicia Pacific Animal Hospital은 미국인 수의사 Dr. Haney 한 명, 테크니션 2명 정도 있는 동물병원이었습니다.

Lomita Pet Hospital은 한국계 원장님과 한국 수의사분들이 계셔서 한국과 미국 스타일이 섞인 곳이었다면, 이 병원은 완전히 미국스타일로 운영되는 병원이었습니다. Lomita Pet Hospital과는 달리 진찰실에 들어가거나 처치를 하도록 해주지는 않았지만, Dr. Haney는 시간 날 때마다 영상판독, 혈액분석 방법 등을 설명해주었습니다. 또한 미국 수의사임에도 Dr. Haney가 환자에게 침을 놓아 치료하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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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Family Pet Clinic(Dr. Wan Goo Lee, 서울대선배님) : 7.27 ~ 7.31

이기은: Family Pet Clinic은 서울대수의대 선배님이신 이완구 선생님 한분, 테크니션 2명 정도 있는 동물병원이었습니다.

이완구 선생님께서 처치실로 들어오는 환자들의 주사, IV catheter, 보정 등 많은 부분을 저희에게 직접 시키시고 지도해 주셔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Family Pet Clinic에 있는 동안 말을 안 듣는 환자를 많이 접했는데, 이완구 선생님께서 효과적인 보정방법을 잘 알려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Family Pet Clinic에서의 실습은 위의 병원들과는 비교해서 미국에서 한국 수의사가 어떻게 병원을 운영하는 지볼 수 있고, 현실적인 조언을 많이 얻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이주형: 선생님의 일하시는 모습으로부터 두 가지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우선, 선배님께서는 치료과정에서 올 수 있는 동물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매우 신경쓰셨습니다. 아무리 간단한 처치를 하더라도 환자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도록 주의하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또한 선배님께서 환자를 치료함에 있어 병원의 모든 스텝들이 하나의 팀이 되어 최선의 결과를 위해 노력하기를 바라며 다른 테크니션들의 교육을 철저히 시키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셨습니다.

(4) VCA West Los Angeles Animal Hospital : 하루

이기은: 미국 서부권에서 가장 큰 종합 동물병원인 VCA West Los Angeles Animal Hospital을 견학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홍보매니저님이 저희를 직접 데리고 다니면서 병원 각 과별로 어떻게 되어있는지 설명해주셨습니다.

또한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인턴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겨서 VCA 병원에서 어떻게 수련하고 있는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주형: VCA 는 미국 42개주에 600개 병원으로 이루어진 동물병원단체라 볼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가 견학을 갔던 West Los Angeles에는 42명의 전문의와 10명의 일반수의가 소속되어 있으며, MRI, CT등 첨단 기기들 모두 갖추어져 있는, 600개 지점 중 가장 규모가 큰 병원이었습니다.

그곳의  Referral Director 인 Leslie L. Hair의 안내를 받아 병원을 둘러보았는데, 지금까지 봐왔던 어떤 동물병원보다도 크고 깨끗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미래에 수의사가 된다면 꼭 이런 병원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끝으로..

미국에서의 수의사 생활은 절대 쉬워 보이지 않았습니다. Practice를 하시는 선배님들을 옆에서 지켜본 결과 하루하루 정말 바쁘게 최선을 다해서 살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한국인 수의사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겠구나 느꼈습니다. 미국에서 한국인 수의사가 주류는 아니기에,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신 선배님의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김소연 기자 suekimmy@dailyv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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