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무설계칼럼]가정경제,4가지 영역으로 이해하라―박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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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경제, 4가지 영역으로 이해하라

*** 데일리벳에 한국재무설계㈜ <닥터인>의 칼럼을 연재하게 됨을 기쁘게 생각한다.

앞으로 일명 재테크에 관한 것이든, 현금흐름의 관리에 관한 것이든, 투자에 관한 것이든, 병원경영에 관한 것이든, 그 무엇에 관한 것이든 결국 우리는 ‘돈’에 관한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재(Wealth)와 산(Income)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고, 세상의 자산군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이야기 할 것이며, 또한 사업장에서 Income을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갈 것이다. 그 모든 궁극의 목적은 가정의 경제에 있을 터, 가정경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보면서 시작해 보도록 하자 ***

 

“인간의 무한한 욕망에 비해 그것을 충족시킬 자원은 부족하다”

초등학교 4학년 2학기 사회교과서의 <가정경제생활편>에 실린 ‘희소성의 법칙’이다.

어릴 적 꿈은 대체로 무한하다. 대학입학 시점만 되더라도 보통 ‘푸른 꿈’ 하나 정도는 품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20년 정도 흘러 40대 중년이 되면 스스로 꿈을 축소시키거나, 포기하거나, 혹은 ‘꿈’이라는 단어마저 낯설 만큼 가슴 속에서 완전히 지워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꿈과 욕망에 비해 현실적 자원은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인식해 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자원의 희소성의 원리는 재무설계의 출발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이유이기도 하다. ‘재테크’는 ‘수익률’과의 싸움이라 할 수 있겠으나, 재무설계는 인생의 ‘완주’를 목표로 한다. 재무설계는 ‘돈’이 중심이 아니라 인생의 계획과 꿈에 맞게, 부족한 자산과 소득을 합리적으로 배열하고, 줄 세우는 일이다. 재무설계를 쉽게 일컬어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재원이 만들어지도록 하는 일”이라 하는 이유는 돈보다는 삶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무설계의 본질은 ‘돈을 지배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면 그 시작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으나, 먼저 개인의 경제가 어떠한 영역으로 구성되는지 큰 틀에서 이해한다면 좀 더 쉬워질 것이다. 아래는 필자의 WIT System 이론 중 <개인경제의 영역과 재무설계> 부분인데 잠시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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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수평축을 그린다. 이 선은 내 인생의 시간의 흐름을 의미한다. 수평축의 상단을 내가 살아 있는 시기의 경제로, 하단을 내가 사망한 시기의 경제로 가정한다. 내가 사망해도 경제가 의미 있을까? 당연하다. 나로 인해 영향을 받는 가족들의 경제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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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수직축을 그린다. 좌측을 일하는 시기의 경제, 우측을 은퇴 시기의 경제로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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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수평축과 수직축을 결합하면 사사분면이 만들어진다. 그러면 좌상단은 우리가 열심히 일하면서 수많은 재무적 의사결정을 하는, 바로 오늘 이 순간 순간들의 경제 영역이 된다. 이때는 주로 주택문제, 교육문제, 부채문제, 목돈마련의 문제 등이 이슈일 것이다.

우상단은 퇴직 또는 은퇴 후 자유롭게 미루었던 꿈과 소망들을 이루어가야 할 시기의 경제이다. 기본적인 노후자금 외에, 헬스케어, 여행, 취미 및 여가활동, 사회봉사와 기여, 패밀리 유지 등 재무적, 비재무적 문제가 응집되는 중요한 시기이다.

좌하단은 일을 해야 할 시기인데 젊은 날에 사망하여 유가족들이 주소득원을 잃고 꾸려가야 하는 경제를 의미한다. 개인경제에서 가장 리스크가 큰 영역에 해당되나, 사람들은 이것을 인정하기도 싫어하며 인정한다 해도 낮은 확률이라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우하단은 열심히 일을 하여 가장으로서 경제적 책임을 다 하고 노후생활을 영위하다 사망한 시기의 경제이다. 산술적으로 보면 가장 ‘경제적’이라 할 수 있다. 돈은 벌었으나 오래 쓰지 못해 잉여가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이때에는 남은 재산에 대한 상속과 세금, 그리고 그와 관련한 형제자매 간의 분쟁과 갈등 요소 등이 문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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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각 개인경제의 각 사사분면은 재무설계의 여러 영역 중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참고로 그림에서 <세금설계>는 모든 영역에서 이슈가 되기 때문에 가운데 축에 위치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은퇴한 이후에 은퇴설계를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조기사망한 이후에 위험설계를 할 수도 없고, 사망한 이후에 상속과 증여설계를 할 수도 없다.

즉, 개인경제는 시간의 흐름과 생존여부에 따라 보다 집중해야 할 설계영역이 다르기는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좌상단 즉 현재 생존하여 일하고 있는 시점에 전략적으로 준비되고 계획되고 설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속해 있는 영역은 좌상단 경제이지만, 우상단, 좌하단, 우하단의 경제, 즉 4가지 경제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여력이 이 4가지 영역 모두를 동시에 충족시켜 가기에는 역부족일 경우가 많다. 이때에는 우선순위를 정하고 현금흐름에 맞추어 배분하는 것이 좋다. 일단 우하단은 고소득전문직 종사자로서 매우 빠른 속도로 자산이 형성되어 가거나 혹은 이미 많은 자산을 보유한 경우가 아니라면 일단 우선순위에서 제외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늙어간다는 것, 즉 좌상단에서 우상단으로 이동해 간다는 것은 이미 정해져 있다. 그리고 수직축과 만나는 지점에서 경제활동을 통한 소득이 없어진다는 것도 이미 정해져 있다. 다만 그 지점이 좀 더 좌측으로 오느냐 좀 더 우측으로 유보되느냐의 차이이다. 정해져 있다. 정해져 있는 한 준비는 되어야 한다.

언제? 지금이다. 좌상단에 위치한 지금 말고는 그 어느 지점에서도 대안은 없다.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돈만으로 하려면 무척 힘들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재무적, 비재무적 계획이 필요하다. 그것은 결국 인생 전체에 대한 로드맵과 상통한다. 우리는 앞으로 이 부분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게 될 것이다.

한편, 우리가 늙어가는 것만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언젠간 죽는다. 다만 그 시점이 우측 한참 끝이기를 원할 뿐이다. 문제는 경제활동을 해야 할 시점에서의 사망이다. 그것은 다만 확률적으로 좀 낮을 뿐이다. 낮은 확률이지만 발생되면 그 재무적 손실은 결코 복구되지 않는다. 모든 투자에서의 리스크도 발생 확률은 낮다.

그러나 우리는 그 규모에 따라 반드시 리스크 헷지를 하게 되는데, 그보다 더 중요한 소득원의 조기사망 리스크는 위험 중 가장 큰 위험으로 분류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반드시 헷지해야 한다. 그 수단이 보험이다. 보험은 수익률의 그림자다. 그것을 산술적, 금융공학적으로 분석하는 시도는 오히려 무모하다. 우리는 뒤로 가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도 어떻게 분석하고 최적화해야 할 지 다루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항변하고 싶어진다. “당장 전세값 올려줘야 하고, 학원비 내기도 벅찬 마당에 우상단은 뭐고, 좌상단은 무슨… 누군들 그러고 싶지 않을까마는!”

그래도 우리는 외칠 수 밖에 없다. 인생의 산은 어쨌든 완주해야 한다고. 어느 능선을 타고, 배낭에 무엇을 넣어 가고, 어떤 스피드로 갈 것인가는 저마다의 선택이겠지만 완주해야 한다는 그 미션은 이미 태어나면서부터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두의 체력은 다르다. 그 체력을 봉우리 하나에 모두 고갈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재무적 체력이 강하든 약하든 산 전체를 완주하기 위해 배분해야 하는 것은 숙명이기 때문이다. 다만 각 코스별로 난이도, 갑작스런 기후변화 등에 대응할 대피소의 위치, 중간중간 샘터의 위치,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한 눈에 통찰할 수 있는 지도 등이 있다면 남보다 약한 체력으로도 완주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재무설계를 하다 보면 위의 사사분면에서 각 설계영역은 상호 복합적으로 유기적인 영향을 갖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순한 저축과 투자에도 은퇴와 관련해서 또는 세금과 관련해서 고민해야 하며, 교육자금이나 은퇴자금을 계획할 때도 세금문제, 수익률 문제, 소득원의 안정성과 영속성 문제, 부동산의 매각 또는 매입문제 등등이 얽히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수많은 금융상품, 수많은 자산군(예금, 채권, 주식, 부동산, 원자재….)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를 모를 때가 많다. 그런데 기준과 원칙이 있다면 훨씬 쉽고 간결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가 있다. 가정경제의 이 네가지 영역을 기억하고 이해하자. 이것이 기본 메트릭스다. 개인의 경제에 대한 특성과 본질에 대해 이해가 선행되지 않으면, 우리가 아무리 국가경제와 글로벌경제를 이해한다고 해도, 그리고 우리가 열심히 땀흘려 돈을 벌면서도 돈에 매여 지배 당하기 십상이라는 것도 인식하는 것이 좋겠다.

아래 그림에 100개의 숫자가 있다. 10초 동안 1번부터 순서대로 숫자를 찾아 보자.

몇 개나 찾았는가?

다시 한번 기준을 그린 다음 찾아 보자. 훨씬 더 많이 찾을 수 있지 않은가?

(기준을 못 찾았다면 위의 그림들에서 힌트를 얻으시기 바란다)

개인경제에도 법칙이 있다면 훨씬 쉬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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