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모기도 서서히 활동을 시작했다. 반려동물 보호자에게 ‘모기’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 바로 ‘심장사상충’이다.
심장사상충이 모기에 의해 전파된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보호자들이 모기가 활동하는 봄부터 늦가을까지만 심장사상충 예방을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큰 착각이다. 심장사상충 예방은 1년 12개월 내내 필요하다.
이는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입장이다.
미국심장사상충학회(AHS, American Heartworm Society)는 “단 한 번 예방을 거르거나 늦게 예방하는 것만으로도 반려동물이 심장사상충 감염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1년 12개월 내내 심장사상충 예방을 해야 한다”며 ‘Think 12’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심장사상충학회의 Think 12 캠페인은 <심장사상충에 시기는 없다. 1년 12개월 내내 사상충 예방을 하고, 1년에 1번은 감염 여부를 검사해야 한다>는 내용의 캠페인이다. 학회 측은 이 내용을 동영상으로 만들기도 했다.
한국수의심장학연구회(KSVC, 회장 박인철) 역시 같은 입장을 전했다.
심장학연구회 측은 “연평균 기온이 점차 상승하고, 실내 생활이 많아지면서 모기를 통한 감염 위험은 겨울에도 상존하는 추세”라며 “일 년 내내 예방약을 투여하면서 매년 감염 여부를 정기적으로 검사하는 것이 심장사상충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1년 12월 내내 예방을 잘하면 100% 심장사상충을 막을 수 있을까?
99%이상 예방할 수 있지만, 아쉽게도 예방을 하더라도 드물게 심장사상충에 감염되는 경우가 있다.
예방약을 투약하는 과정에서 실수나 사고로 예방효과가 충분치 못하거나, 사상충 예방약의 내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1년 내내 예방약을 투여함과 동시에 1년에 한 번은 반드시 심장사상충 감염 검사를 해야만 한다.
예방약 투여를 중단했다가 재개하는 경우에도 검사는 필수적이다. 중단한 기간 동안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예방약 투여재개 전 혹은 투여재개 6개월 후 감염 여부를 반드시 검사해야 한다.
미국 반려동물 보호자의 83%는 1년에 한 번씩 심장사상충 감염 검사를 실시한다. 예방을 하더라도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심장사상충 감염을 체크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반려동물 보호자의 심장사상충 감염 검사 비율은 단 3%에 불과하다.
“당신이 키우고 있는 반려동물은 심장사상충에 감염되지 않았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100명 중 단 3명만 “그렇다”고 확실하게 대답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심장사상충 성충은 심장, 특히 폐동맥 부위에 기생한다. 심할 경우 폐동맥을 막아 사망까지 유발한다. 그만큼 위험한 질병이지만, 예방약 투여와 정기 검사만 제대로 하면 완벽하게 예방할 수 있는 ‘간단한’ 질병이기도 하다.
심장사상충 예방을 열심히 하더라도 ‘만에 하나’가 나에게 발생한다면, 나는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잃을 수 있다.
모기의 활동시기에 상관없이 ‘1년 12개월 내내 심장사상충 예방약 투여’와 ‘1년에 한 번 이상 감염 여부 검사’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