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수의사회, `살처분비용 농가부담은 구제역 확산시킬 것`

경기도, 구제역·AI 발생시 살처분비용 농가 부담으로..신고 기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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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방역당국이 구제역·AI 발생시 살처분 처리비용을 농장주 혹은 계열화사업자에게 부담시키겠다고 결정한 가운데, 한국양돈수의사회(회장 신창섭)가 이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처리비용에 부담을 느낀 농가가 질병이 의심돼도 신고를 꺼리게 되면, 오히려 확산방지를 위한 빠른 대응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한국양돈수의사회는 “경기도의 조치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철회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23일 경기도 방역당국은 긴급방역회의를 열고 구제역, AI 등의 확산을 막고 농장주의 방역책임의식을 높이기 위해 질병 발생 시 살처분, 매몰, 소독 등에 드는 비용을 농장주(위탁 농장의 경우 계열화사업자)가 부담하는 방안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현행 가축전염병예방법은 살처분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자체가 전부 또는 일부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기도 당국은 “지금까지 살처분 설비 및 인력비용을 지자체 예산으로 지원해왔지만, 발생이 이어지면서 열악한 지자체 재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계열화사업자가 위탁농장의 방역에 강력한 책임을 지도록 이번 조치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한국양돈수의사회는 “구제역은 법으로 정한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서 이에 대한 예방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책임은 국가에 있다”며 “이번 경기도의 조치는 국가의 책임을 민간에 돌리는 무책임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향후 구제역이나 고병원성 AI 발생이 의심되는 농장 중 많은 수가 처리비용부담을 이유로 신고를 주저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구제역의 조기발견과 초동방역을 통한 조기 종식을 지연시키고 결국 질병의 상재화를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임을 우려했다.

한국양돈수의사회는 “농가와 계열화사업자에 살처분 비용을 부담시키는 이번 조치는 당장 철회함이 마땅하다”며 “축산농가의 자발적 방역 참여를 높일 수 있는 민관 대화협력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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