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국수의내과전문의에서 미국 수의대 교수로..장지훈 교수를 만나다
장지훈 아이오와주립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내과학 교수 인터뷰

장지훈 수의사(미국수의내과전문의)가 최근 아이오와주립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내과학 교수로 임용됐습니다.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을 졸업한 장지훈 교수님은 미주리대학교에서 연구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미국수의사 면허를 취득했고, 워싱턴주립대학교에서 인턴십을 마친 뒤, 텍사스 A&M 수의과대학교에서 미국수의내과전문의 과정과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수의컨퍼런스, 수의대 등에서 강연을 하며, 한국 수의학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데일리벳에서 장지훈 아이오와주립대 수의대 신임 교수님을 만났습니다.

Q. 오랜만입니다 선생님! 4년 만에 다시 인터뷰하게 됐네요. 우선 교수 임용을 축하드립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안녕하세요. 축하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벌써 시간이 그렇게 흘렀네요(웃음). 교수로 임용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 소감을 말하기에는 좀 이른 감이 있지만, 앞으로 할 일들에 대한 기대감과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이 느껴지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교수가 되는 것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임을 다시 한번 깨달으며 지내고 있습니다.
Q. 2022년 미국수의내과전문의 시험에 합격한 뒤 저희와 인터뷰했었습니다. 전문의가 된 뒤에 4년간 어떻게 지내셨나요?
저는 Texas A&M 대학교에서 레지던시와 박사 통합과정을 하고 있었기에, 전문의가 된 뒤에는 박사과정에 좀 더 중심을 두고 생활했던 것 같습니다. 그 결과로 작년 겨울에 박사학위를 받았고요.
하지만, 박사과정을 하면서도 임상에 대한 감을 잃지 않기 위해서 일 년에 6~8주 정도는 Texas A&M 대학교 소동물 병원 내과 로테이션에서 senior clinician으로 일하고 또 다른 6주 정도는 제가 소속되어 있던 Gastrointestinal Laboratory(GI Lab)에서 소화기질환 케이스 관련해서 컨설턴트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감사하게도 서울시수의사회에서 강사로 초청해 주셔서, 2022년과 2024년 가을에 서울수의컨퍼런스에서 강의를 하기도 했고요. 한국에 있는 동안 광주광역시수의사회에서 강의했고, 제 모교인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작년 겨울에 박사학위를 받고는 6개월 정도 GI Lab에서 포닥과정으로 있다가, 올해 8월부터 아이오와주립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조교수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전문의 취득 전후로 진료할 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저 같은 경우는 전문의 취득 후에 학교에서 진료를 봤기 때문에 진료할 때 달라진 점이 있다기보다는, 역할이 좀 달라진 것 같습니다.
미국 대학동물병원에서는 보통 한 과의 구성이 교수(전문의), 레지던트, 인턴, 4학년 학생, 그리고 테크니션으로 이루어집니다.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일했던 Texas A&M 대학교와 현재 일하고 있는 아이오와주립대는 두 개의 소동물내과 로테이션이 동시에 돌아가고, 각각의 로테이션에는 교수(전문의) 한 명, 레지던트(2~3명), 인턴(1~2명), 4학년 학생(6~8명)이 속해있고, 3~4명의 내과 테크니션들이 두 로테이션을 함께 지원하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저는 Texas A&M 대학교에서는 공식적인 직함이 교수는 아니었지만, 전문의로서 일 년에 6~8주 정도 소동물 내과 로테이션을 맡아서 교수의 역할을 하였습니다. 현재 일하고 있는 아이오와주립대에서는 1년에 23주를 소동물 내과 로테이션에서 일하게 되어 있고요. 학교 병원마다 조금씩은 다르지만, 제가 일했던 Texas A&M 대학교와 현재 일하고 있는 아이오와주립대는 교수님들이 직접 개인 진료를 보는 경우는 흔하지 않고, 대신 내과 로테이션을 도는 인턴과 레지던트들이 보는 모든 진료 케이스에 대해서 같이 토론하고 지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레지던트였을 때는 제가 맡은 케이스들만 잘 관리하면 되었지만, 교수로서의 역할을 하다 보니, 로테이션에서 진행되는 모든 케이스들을 이해하고, 특히 인턴이나 1년차 레지던트들이 보는 케이스들은 모든 스텝을 확인하고 모니터링을 해야 하다 보니, 레지던트 때보다 몸은 좀 더 편하지만(?), 신경 쓰고 책임져야 할 일들은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특히 학교 병원이기 때문에 로테이션을 도는 4학년 학생들이 자기가 맡은 케이스들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평가해야 하고, 학생들과 매일매일 그 날 본 케이스들에 대해서 토론하는 ‘케이스 라운드’도 진행합니다. 또한, 혹시라도 학생, 인턴, 또는 레지던트 들이 보호자 분들과 마찰이 생기게 되면, 직접 보호자 분들과 이야기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Q. 처음 미국에 가셨을 때 미국 수의대 교수가 된다는 목표가 있었나요?
저는 처음 미국에 올 때 1년 연수과정으로 생각하고 왔던 경우라서 미국에서 수의대 교수가 된다는 목표는 전혀 없었습니다(웃음). 미국에서 연수과정 중에 발전된 수의학을 보면서, 좀 더 제대로 배워보고 싶은 욕심에 미국 수의사 면허에 도전하게 되었고, 그 뒤로 인턴십과 레지던시까지 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 중에 수의과대학 교수님들을 보게 되면서 자연스레 미국 수의대 교수라는 선택지도 생각해 본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전문의가 된 뒤에는 private specialty 병원에서 일을 하는 것이 학교에 남는 것에 비해 경제적으로는 월등히 낫고, 좀 더 큰 도시에서 살 수 있는 장점도 있기에 약간의 고민을 한 적도 있지만, 저는 학교에서 학생들, 인턴 & 레지던트들과 같이 배우고 토론하는 것에서 보람을 느끼고, 무엇보다 계속 배우고 연구할 수 있는 학교의 분위기가 저와 더 맞는다고 생각해서 학교에 남기로 결정했습니다.
Q. 아이오와주립대에서 교수로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되나요?
앞에 질문에 답하면서, 약간의 답이 된 것 같은데요. 미국 수의과대학에서는 임용될 때 교수 각자의 계획과 학교에서의 요구사항 등을 고려하여서 협상을 진행하게 되고, 병원 진료를 보는 교수님들은 크게 임상교수(clinical professor)와 교수(professor), 즉 두 가지 트랙(clinical tract vs tenure track)으로 나누어집니다.
각 학교마다 다르고, 각 교수님마다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임상교수님들은 일 년의 60~75%의 시간을 병원 근무에 쓰고, 나머지 25~40%의 시간은 연구, 1~3학년을 위한 강의실 강의, 학교에서 필요한 다른 서비스 등에 나누어서 쓰게 됩니다. 진료뿐만 아니라, 연구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보통 tenure 트랙을 선택하시게 되는데, tenure 트랙의 교수님들은 일반적으로 30~50%의 시간을 병원 근무에 쓰게 되고, 30~45%는 연구, 그리고 나머지 시간은 1~3학년 강의, 그리고 학교에서 필요한 다른 서비스 등에 나누어서 쓰게 됩니다.
저는 tenure 트랙으로 임용되었고, 병원 근무와 연구에 일년의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협상하고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강의할 때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강의할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일 년의 많은 시간을 병원 근무와 연구에 쓰게 되어 있어서, 1~3학년들을 강의실에서 가르치는 것보다는, 병원 로테이션을 도는 4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가르치게 되는 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
4학년 학생들은 이미 지식적인 내용은 모두 배우고 올라오는 상태이기 때문에 4학년 학생들이 병원 실습을 돌면서 가장 배워야 할 것은 ‘그동안 지식적으로 배운 내용을 실제 케이스에서 어떻게 활용하는지’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케이스도 서로 같은 케이스가 없고,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진행되는 케이스들도 드물어서, 그런 상황에서 본인들이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최대한 활용해서 각각의 케이스들을 진단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배우고, 졸업할 때 좀 더 자신감 있는 수의사로서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저의 역할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어려운 케이스가 많고, 입원한 케이스가 많다 보니, 내과로테이션을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많은 편인데, 그 힘든 과정 중에서도 알아가는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수가 되려고 노력하려고 합니다.
Q. 앞으로 연구하고 싶은 주제는 무엇인가요?
제 전문 분야가 내과에서도 소화기계이고, 제 박사논문의 주제가 강아지와 고양이의 만성장질환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비타민 B12(cobalamin) 결핍에 관한 것이어서, 그와 관련된 연구를 계속 진행할 계획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비디오캡슐 내시경을 이용해서 하는 연구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아이오와 대학교에서도 계속해서 이어서 진행할 계획입니다.

Q.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한국 수의사, 수의대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으신가요? 어떤 방식으로 기여를 하고 싶은지도 궁금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그리고 제가 도움이 된다면, 당연히 한국 수의사분들, 그리고 한국 수의대 학생들과 교류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현재 아이오와 수의과대학과 제 모교인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 사이에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서 진행하고 있는 학생 교류 프로그램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로의 학교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현재의 교류 프로그램을 좀 더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일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저를 포함해서 수의사가 이미 되어서 한국에서, 그리고 세계 각지에서 수의사로 살아가고 계신 분들, 그리고 수의사가 되고 싶어서 수의과대학을 다니고 계시는 학생분들 모두 쉽지 않은 길을 가시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들과 비교하며, 내가 너무 늦은 건 아닌지, 나만 너무 뒤떨어지는 건 아닌지 고민하기보다는, 각자의 자리에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좀 더 나은 사람과 수의사가 되기 위해서 살아가는 본인을 위로해 주며, 서로를 격려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수의사 공동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