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동물보건기구, “ASF 백신 접종, 단독적인 해결책 아냐”
아프리카돼지열병 백신 가이드라인 배포..백신 도입 후 차단방역·예찰과 함께 활용 권장

세계동물보건기구(WOAH)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백신 개발을 위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5월 발표된 이번 가이드라인은 백신 개발을 위한 현장 평가와 백신 접종 후 모니터링에 초점을 맞췄다. 퍼브라이트 연구소(The Pirbright Institute)와 홍콩시립대학교의 응용 원헬스 연구·정책자문 센터 전문가들이 함께 개발했다.
안전하고 효과 좋은 ASF 백신은 아직 전세계적으로 개발되지 못했다. 양돈산업이 크지만 기존의 차단방역만으로는 상재화를 막기 어려운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에서는 ASF 백신에 대한 수요가 크다.
지난해부터 세계동물보건기구가 ASF 백신 관련 사항의 표준화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백신 개발 속도전도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중앙백신연구소, 코미팜 등이 수년 간 백신을 개발해오면서 해외 임상시험 단계에 이르렀다.
백신 개발 위한 현장 연구 설계·분석 표준 제시
도입 여부 검토할 ‘이익-위험 평가’
백신 단독으로는 사용해선 안 돼..차단방역·예찰과 통합 전략으로
세계동물보건기구는 “ASF 백신 접종 결정은 신뢰할 수 있는 증거에 기반해야 하며, 지역의 역학적 상황에 맞춰 조정되어야 한다”면서 이번 가이드라인을 통해 백신 개발에 요구되는 현장 연구의 설계·실행·평가 전반을 제시했다.
ASF 감염 여부를 판단할 명확한 기준을 먼저 설정해야 한다(사례 정의, case definition). 효능평가에는 무작위 대조 시험(RCT)을 표준으로 제시하면서 다양한 방법론과 통계분석법을 상세히 소개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로, 모든 항목을 빠짐없이 나열한 것이 아니며, 지역별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자료 : Guidelines for African swine fever (ASF) vaccines 중 발췌·번역)
특정 국가나 지역에 ASF 백신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실시해야 할 ‘이익-위험 평가(benefit-risk assessment)’도 다뤘다.
ASF 발병 건수 감소나 폐사율 저하, 청정국 지위 회복 등 ASF 백신을 사용하려는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히 하고 백신 도입 및 미도입으로 인한 잠재적 편익과 위험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백신을 도입하면 ASF 발생을 억제하거나, 감염 시 증상이나 폐사를 줄일 수 있다. 백신으로 인해 살처분을 피한다면 농장 경영 중단 위험도 낮출 수 있다. 반면 백신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이나 병원성 복귀 위험성, 생독백신주의 야외 배출 등은 잠재적 위험으로 함께 고려될 수 있다.
가이드라인은 백신 접종 이후 모니터링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백신으로 인한 부작용이나 이상 반응을 감지하기 위한 약물감시와 함께 실제 돼지농장 사육환경에서의 백신 효과를 체계적으로 추적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독백신주가 장기간 사용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병원성 회복이나 야외주 바이러스와의 재조합을 포착하기 위해 전장유전체 분석을 포함한 유전자 감시도 권장했다.
세계동물보건기구는 이번 가이드라인이 ASF 백신 접종이 단독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세계동물보건기구는 “백신은 각 회원국의 상황에 맞게 조정된 차단방역·예찰·이동제한과 함께 종합적인 ASF 통제 전략의 일부로 통합되어야 한다”면서 “백신 접종을 독립적인 단일 조치로 사용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