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서비스, 소비자만족도 최하위권..늘어나는 피해구제·분쟁에 대책 필요

한국소비자원 ‘반려동물 의료·보험서비스 시장 진단 및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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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 서비스 시장이 소비자시장평가에서 최하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가 지불한 동물병원비는 이용 전 기대 금액보다 87.8%나 높아, 큰 인식차를 드러냈다.

반려동물 의료·보험 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신청도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치료 결과에 불만족해 진료기록부 발급을 요구했지만 거부됐거나, 오진·재수술 등으로 치료비가 추가 소요되는 경우 등이 주요 사례로 지목됐다.

일선 진료 현장에서 기록·설명·소통을 중심으로 갈등 상황에 대비하는 한편 조정 전담기구 신설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소비자원은 ‘반려동물 의료·보험서비스 시장 진단 및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다.

연구진은 반려동물 의료·보험 관련 소비자 문제를 진단하기 위해 ‘2024 한국의 소비자시장평가지표’ 중 동물병원 관련 서비스를 분석했다.

소비자시장평가지표(KCMEI, Korea Consumer Markets Evaluation Indicators)는 전국 소비자 4만 명을 대상으로 40개 시장의 소비자 지향 수준을 평가한다. ①신뢰성, ②가격공정성, ③선택가능성, ④소비자 불만·피해까지 4개 항목을 합산해 100점 만점으로 산출하는 방식이다.

동물병원 서비스 시장은 소비자 지향 수준에서 2019년, 2021년, 2024년까지 연속적으로 미흡한 결과를 나타냈다. 총점 61.9점으로 서비스 시장 평균(64.9점)에 미치지 못했다. 전체 40개 시장 중 37위, 21개 서비스 시장 중 19위에 그쳤다.

4개 항목 모두 서비스 시장 평균을 하회한 가운데 특히 가격공정성, 선택가능성 항목에서 경고등이 켜졌다.

신뢰성 항목에서는 사업자(수의사)에 대한 신뢰성은 평균보다 높았지만 관련 법·제도에 대한 신뢰성은 낮게 평가됐다.

품질 대비 판매자가 제시한 가격이 정당한지, 서비스의 가격이 적정한지에 대한 소비자 평가는 최하위권이었다. 전체 40개 시장 중 38위, 서비스 시장 21개 중 20위에 머물렀다.

기대보다 훨씬 높게 느껴지는 가격 체감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소비자가 구매 전 기대한 진료비는 평균 10만 2,660원이었던 반면 실제 지불한 가격은 평균 19만 1,807원으로 조사됐다. 기대금액보다 87% 높은 가격을 지불한 셈이다.

상승에 치우친 동물병원 서비스 가격변동에 대해 ‘합리적’이라고 긍정 응답한 소비자는 13.2%로, 전체 평균(21.6%)에 비해서도 낮았다.

이에 대한 정부 개입 필요성은 79점으로 집계돼 40개 시장 중 최고점을 기록했다. 동물병원 진료비 게시·공시 의무화에 이어 공익형 표준수가제까지 국정과제에 거론될 정도로 갈수록 규제 압박이 높아지는 원인인 셈이다.

(반려동물 의료·보험서비스 시장 진단 및 개선방안 연구)

반려동물 의료·보험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민원도 늘고 있다.

2020년부터 2025년 8월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총 739건이다. 2021년 연간 95건이었던 피해구제 신청은 2025년에는 8월까지만 157건을 기록할 정도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이중 동물병원 서비스와 직결된 민원은 진료기록부 발급 요구 거부나 오진·재수술로 인한 치료비 추가 지급 등으로 집계됐다. 진료 결과에 불만이 발생해 진료기록부 발급을 요구해도 다수가 거부하다 보니 조정이나 소송 단계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서 전문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오원석 박사는 “동물병원 진료와 관련된 소비자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치료 결과나 진료비가 소비자 불만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수술 중 혹은 수술 후의 폐사를 비롯해 ▲오진 또는 진단 지연 ▲진료비 분쟁 ▲설명 부족 ▲진료 기록 발급 등이 주요 분쟁 유형으로 꼽힌다.

오 박사는 수의사의 의료 과실을 입증하기 어렵고 배상액도 낮다 보니 실제 조정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매우 적다면서도, 향후 분쟁은 더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려동물이 가족의 일원으로 자리잡은 데다 의료 수준 상승이 진료비와 기대치의 동반 상승을 유발하면서 갈등 소지를 키운다는 것이다. SNS를 통해 개별 분쟁이 온라인으로 확산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점도 요인이다.

한 일선 동물병원장은 “종종 소비자단체로부터 진료 분쟁이 발생했으니 (진료부 열람 등을) 협조해달라는 연락을 받는다”면서 온라인 상의 공격이나 민원으로 인할 관할 시군청의 점검까지 이어진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동물병원 의료서비스 품질 관련 소비자 피해 호소 사례 (반려동물 의료·보험서비스 시장 진단 및 개선방안 연구)

오원석 박사는 “대부분의 수의사가 최선을 다해 진료한다. 하지만 분쟁은 실력보다 시스템 문제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록·설명·소통의 3요소를 챙겨야 분쟁을 최대한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진료기록은 법적인 방어 수단이기도 한만큼 마취 관련 내용이나 수술 소견, 보호자 설명 내용 등을 상세히 기록해두어야 한다. 설명도 단순히 동의서를 읽고 서명을 받는 수준을 넘어 진단·치료법·위험성·예후·마취·고령으로 인한 요인 등을 자세히 설명해야 한다.

오 박사는 “분쟁의 상당수는 사고 자체보다 소통의 문제에서 발생한다”며 “보호자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치료 과정에 대한 공유, 사후 대응이 부족하면 분쟁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별도의 중재기구를 갖춘 의료와 마찬가지로, 수의료 분쟁에 대해서도 수의사와 보호자 사이에서 감정과 조정을 담당할 전담기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제언했다.

오 박사는 “해외에서도 동물의료 관련 분쟁과 소송이 늘고, 진료비도 최고조에 이르며 반려동물 양육 두수의 감소세에 직면하고 있다”며 “동물의료와 반려동물 문화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수의사·보호자·정부가 함께 문제를 분석하고 시스템을 수정·보완할 수 있도록 협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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