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세계수의사대회에서 원헬스 집중 논의…일왕도 직접 ‘수의사 격려’
제41차 세계수의사대회 도쿄에서 개최...WVA, WOAH, WSAVA, FAVA, IVSA 등 국제단체 한자리에

제41차 세계수의사대회(WVAC)가 4월 21~24일(화~금) 일본 도쿄 국제 포럼에서 개최됐다. 일본에서 세계수의사대회가 열린 것은 1995년 요코하마 이후 31년 만이다.
세계수의사회(WVA)가 주최하는 세계수의사대회는 매년 전 세계 각 지역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는 2017년 인천 송도에서 제33차 세계수의사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다.
세계수의사회와 일본수의사회(JVMA)가 공동 개최한 이번 세계수의사대회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원헬스 : 수의학이 열쇠를 쥐고 있다(One Health for a Better Tomorrow: Veterinary Medicine Holds the Key)’를 테마로 열렸다. 전 세계 주요 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인간, 동물, 환경의 건강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원헬스(One Health)’ 접근법을 통해 감염병 및 항생제 내성(AMR)과 같은 글로벌 난제를 해결하는 방법과 수의사의 역할을 집중 논의했다.
주요 국제 단체 리더들도 다수 도쿄를 찾았다.
세계수의사회(WVA) 존 데용(John de Jong) 회장,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에마뉘엘 수베항(Emmanuelle Soubeyran) 사무총장, 세계소동물수의사회(WSAVA) 짐 베리(Jim Berry) 회장, 아시아태평양수의사회(FAVA) 허주형 회장, IVSA(국제수의과대학학생협회) Tamy Negrón 회장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전 세계 주요 인사를 모두 모은 데에는 일본수의사회 쿠라우치 이사오(Isao Kurauchi) 회장의 정치력이 큰 역할을 했다.
쿠라우치 이사오 일본수의사회장은 후쿠오카현 10선 의원 출신으로 후쿠오카수의사회장, 일본수의사회 부회장을 거쳐 일본수의사회장이 됐다. 허주형 회장에 앞서 아시아태평양수의사회(FAVA) 회장을 역임했으며, 차기 세계수의사회(WVA) 회장에도 선출됐다.
그는 이번 세계수의사대회에 나루히토 일왕(천황)이 직접 참석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 나루히토 일왕은 제41차 세계수의사대회 개막식에서 인류와 동물의 공존을 위한 수의사들의 헌신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반려동물과 함께하며 느낀 개인적인 경험을 언급하면서 “동물의 건강과 복지를 수호하는 수의사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인간, 동물, 생태계의 건강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원헬스(One Health) 개념을 바탕으로 질병 예방과 재난 대응에서 수의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기조 강연자로는 홋카이도대학교 히로시 키다(Hiroshi Kida) 교수가 나섰다.
그는 원헬스 개념을 기반으로 한 질병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구제역(FMD), 조류인플루엔자, 광견병,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등이 모두 국경을 넘는 질병이라며 수의학이 곧 글로벌 안보와 직결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제12차 세계수의사회 원헬스 서밋도 관심을 받았다.
에마뉘엘 수베항 WOAH 사무총장이 ‘야생동물과 원헬스 : 건강, 식량 안보 및 환경 회복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고, 그 뒤를 이어 UN FAO, WWF, PREZODE, IUCN 소속 전문가들이 패널로 나와 토론을 이어갔다.
아시아태평양수의사회(FAVA)도 임원진들도 모였다. FAVA는 지난해 FAVA 아시아광견병청정화특별위원회(Free Rabies Asia Special Committee, FRASC)를 발족하고, 대표적인 인수공통감염병인 ‘광견병 청정’을 위해 노력 중이다.
WOAH과 FAVA는 별도의 GEDSI 세션을 통해 성평등·장애·사회적 포용성을 논의하며, 수의학이 단순 과학을 넘어 사회적 가치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허주형 FAVA 회장은 이 자리에서 “성평등, 장애 및 사회적 포용을 의미하는 GEDSI는 오늘날 많은 분야, 특히 수의학 분야에서 인권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이번 세미나가 수의학 분야에서 성평등 및 포용성 정책을 널리 알리고, 미래의 수의사와 이해관계자들이 GEDSI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연철 대한수의사회장은 특별히 마련된 ‘동아시아 서밋’에 참석했다.


한국 연사들의 강연들도 있었다.
서울대 수의대 천명선 교수가 연자로 초청되어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의 AVMA 인증 과정’과 ‘한국의 반려동물 복지와 윤리 과제 및 수의사의 역할’을 소개했다. 강경선 서울대 교수도 재생의학 세션에서 ‘혈관계통을 잘 갖춘 생체공학 간’에 대해 발표했다.

원헬스와 관련해서는 이화영 가톨릭대학교 보건의료경영대학원 교수(수의사)가 ‘신종 및 재출현 인수공통감염병과 팬데믹에 대한 원헬스 공동행동’에 대해 발표해 관심을 받았다.
유한상 서울대 교수, 채준석 서울대 교수도 각자 전문 분야에 대해 발표했다.
원헬스뿐만 아니라 동물복지, 수의법의학, 재난상황에서 수의사의 역할, 보호동물의학(Shelter Medicine)도 주제로 다뤄졌으며, 이외에도 로봇수술, 줄기세포·재생치료, AI(인공지능) 기반 질병 진단 등 최신 동물의료를 다루는 세션도 있었다. 반려동물 임상 분야에서는 신동민 센터장(일산동물의료원)이 로봇수술 특별 세션에 연자로 초청되어 발표했고, 이외에도 손상준(웨스턴동물의료센터), 이성호(24시 창원2차동물의료원) 등 우리나라의 여러 임상수의사가 구두발표, 포스터발표를 했다.

존데용 세계수의사회장·쿠라우치이사오 일본수의사회장은 “수의사들은 인간, 동물, 그리고 환경의 건강이 어떻게 상호 연결되어 있는지 이해하는 데 있어 최전선에 있다”며 “원헬스적 접근 방식을 통해 감염병 및 항생제 내성과 같은 어려운 글로벌 문제를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우리 수의사들은 의사, 환경 전문가 및 기타 전문가들과 긴밀히 협력해야 하며, 이러한 파트너십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027년 제42차 세계수의사대회는 내년 4월 20~23일 멕시코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