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동물병원진료시간③] 진료시간에도 기준이 필요하다

기준시간 설정∙시간외할증 도입, 광주, 성남서 성공..회원소통과 2차병원 역할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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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동물병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8시 이전에 진료시간이 마감되는 동물병원은 절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 서울시수의사회 경영활성화위원회)

최근 서울시수의사회 경영활성화위원회 설문조사결과 서울시내 동물병원의 평균 마감시간은 9시 30분경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수의사들이 평균적으로 ‘저녁이 없는 삶’을 살고 있다는 반증이다.

8시 이후의 늦은 마감시간이 원장 수익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동일 설문조사 결과가 말해주듯이 임상수의계의 화두 중 하나가 진료시간 기준을 세우는 것이다. 기준시간을 마련하고 시간외 내원환자에 대해서는 정당한 수준의 할증진료비를 청구하자는 것이다.

경쟁이 점차 심해지고 있는 병원가에서 ‘기준시간을 만들 테니 오래 열거면 비싸게 받자는 합의가 이뤄지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지만, 성공한 곳도 있다. 바로 광주광역시와 성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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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소재 동물병원에 비치된 진료시간 안내문

광주는 몇 년 전부터 평일 오후 7시, 토요일 오후 5시 마감과 일요일 휴무를 기준으로 세우고, 시간외 내원객에 대한 할증을 도입했다. 광주시내에서 반려동물병원을 운영하는 A원장은 “일부 마트동물병원 등을 제외하면 약 80%가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도 2010년 말부터 평일 8시, 토요일 6시, 일요일 휴무를 기준으로 시간외 내원객에 대한 할증을 진행하고 있다. 성남 소재 동물병원의 B원장은 “성남의 70여개 동물병원 중 밤 9시 넘어서까지 운영되는 병원은 약 10% 정도인 것 같다”며 “토요일 진료시간 기준은 더욱 잘 지켜지는 편”이라고 말했다.

진료시간기준은 권고안일 뿐 각 병원이 자율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100% 달성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두 지역 모두 비교적 성공적으로 도입됐다는 평이다.

광주와 성남의 A, B원장 모두 진료시간 단축으로 인한 경영 상 악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일러진 퇴근으로 삶의 질이 증가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광주의 A원장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의 보호자들도 진료시간 기준에 무리 없이 적응했다”고 덧붙였다. 성남의 B원장도 “진료시간 정립 후 진료매출은 오히려 늘었다”면서 “경영적인 측면에서 진료시간 조정을 무서워할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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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수의사회가 배포한 표준진료시간 안내문

성공적인 정착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

가장 중요한 것은 ‘회원간 소통’. 광주의 A원장은 “광주시내 동물병원장 대부분이 전남대 수의대 동문이라 이전 집행부를 중심으로 단합이 잘 되어 진료시간 도입에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전했다. 성남의 B원장은 “인터넷 커뮤니티나 분회 단위 세미나를 통해 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 내 24시간 운영병원과의 상생관계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성남의 경우 H동물병원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2차진료 전문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로컬 원장들이 보호자 회귀율을 걱정하지 않고 시간외진료를 맡길 수 있다는 것. 또한 지난 몇 년간 성남시내 원장을 대상으로 무료세미나를 제공하면서 3분의 2가 넘는 원장들이 정기적으로 모이다 보니 소통창구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동물병원의 숫자도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꼽혔다. 지역 내 동물병원 수가 많아질수록 경쟁이 심해지고 소통은 어려워져 진료시간기준설정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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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수의사회의 진료시간 안내문

때문에 70~80여개 수준인 광주∙성남과 달리 올해부터 진료시간기준을 권고하고 있는 인천시수의사회의 성공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약 160개의 반려동물병원이 소속된 인천시수의사회는 올해 1월 1일부터 평일 7시∙토요일 5시∙일요일 휴무와 시간외 할증제 도입을 회원동물병원에 권고하고 있다.

윤재영 인천시수의사회장은 “아직 회원동물병원의 진료시간기준 도입여부를 조사한 바는 없다”면서 “차차 변화해 나가야 할 문제이며 앞으로 회원 동물병원에 참여를 적극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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