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만성장병증, 이제 IBD 말고 CIE로 불러야..” 용어 변경 이유는?

ACVIM 컨센서스 “Chronic Inflammatory Enteropathy”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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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장병증(염증성 장질환)을 나타내는 IBD(Inflammatory Bowel Disease)라는 표현은 더 이상 쓰지 말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수의내과전문의들이 새로운 컨센서스를 발표하고 ‘만성 염증성 장병증(CIE, Chronic Inflammatory Enteropathy)’ 용어를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미국수의내과학회(ACVIM)은 물론, 미국동물병원협회(AAHA)도 IBD 용어의 ‘은퇴’를 선언했다.

미국수의내과학회(ACVIM, American College of Veterinary Internal Medicine)가 최근 발표한 컨센서스 가이드라인에서 개의 만성 장질환을 설명할 때 ‘IBD’라는 용어 대신 ‘CIE’ 사용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개에서 만성적인 구토와 설사를 보이는 장질환을 더 이상 IBD로 부르지 말고 CIE로 통칭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수의내과학회는 최근 발표된 여러 연구 결과와 질환에 대한 이해 변화를 반영해 기존 개념을 재정리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IBD라는 용어가 사람에서 사용되는 질환과 동일한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사람에서 IBD는 주로 크론병(Crohn’s disease)과 궤양성 대장염(ulcerative colitis)을 의미하는 특정 질환군이다. 반면, 개에서 나타나는 만성장염증은 병태생리, 진단 기준, 치료 반응 등이 사람의 IBD와 같지 않다.

미국수의내과학회 패널들은 이런 혼동을 줄이기 위해 “IBD라는 용어 사용을 피하고 CIE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합의했다. 개의 만성 장질환을 인간 질환 개념에 맞추기보다 수의학적 특성을 반영한 독립적인 질환 범주로 봐야해야 한다는 것이다.

2026년 ACVIM 가이드라인
개에서 CIE 진단을 위한 권장 진단 검사 순서(2026년 ACVIM 컨센서스)

또 다른 이유는 질환의 다양성(heterogeneity) 때문이다.

개에서 만성 장염은 단일 질환이 아니라 식이에 반응하는 경우(FR), 면역억제제에 반응하는 경우(IR), 단백소실성 장질환(PLE), 육아종성 대장염(GC) 등 다양한 형태를 나타낸다.

ACVIM은 이러한 다양성을 반영해 CIE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인 위장관 증상과 다양한 정도의 장 점막 염증을 보이는 질환군”으로 정의했다. 또한 단백소실성 장질환(PLE)이나 육아종성 대장염(GC)도 CIE 스펙트럼 안의 표현형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진단에서도 CIE 개념을 강조했다.

CIE는 기본적으로 다른 질환을 배제한 뒤 치료 반응을 통해 분류하는 질환군이다. 예를 들어, 식이 치료 반응형(CIE-FR), 면역억제제 반응형(CIE-IR), 기타 치료 반응형처럼 치료 반응에 따라 세부 유형을 구분한다.

연구에 따르면 CIE 환자의 38~89%는 식이요법만으로도 증상이 개선된다. 따라서, ACVIM은 식이 관리(diet trial)를 우선적으로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용어 변경이 단순한 명칭 문제가 아니라 수의학에서 만성장질환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를 잘 보여준다. 과거에는 사람의 IBD 개념을 그대로 차용했다면, 이제 관련 연구가 축적되면서 유전적 요인, 면역 반응, 장내 미생물,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독립적인 질환군이라는 인식이 생긴 것이다.

ACVIM은 “이번 컨센서스가 진단 표준화와 치료 전략 개선을 위한 최신 근거를 정리한 것”이라며 “임상 현장에서 CIE라는 용어 사용을 권장한다”고 재자 강조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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