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신장병 동시에 앓는 고양이, 당뇨약 ‘SGLT2 억제제’로 돌파구 최초 보고

한남심장내과동물병원, 심부전 울혈 해소에 SGLT2 억제제 활용 증례 국제학술지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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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심장내과동물병원(원장 김병준)이 울혈성 심부전(CHF)과 만성신장병(CKD)을 함께 앓는 고양이에서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벡사글리플로진(bexagliflozin)을 활용한 울혈 완화 전략을 보고했다.

울혈성 심부전으로 인한 울혈을 완화하기 위해 이뇨제가 지시되지만 만성신장병을 앓고 있어 통상적인 루프 이뇨제를 사용하기 어려운 환자에서, 요당의 재흡수를 억제해 삼투성 이뇨를 유발하는 벡사글리플로진의 효과를 보조적으로 활용해 성과를 거뒀다.

김병준 원장은 해당 증례 연구를 SCIE급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Veterinary Science에 3월 13일(금) 발표했다(Case Report: Bexagliflozin as an adjunct decongestive strategy in a cat with congestive heart failure and advanced chronic kidney disease).

병원 측은 “올해 1월 같은 저널에 첫 논문을 발표한 데 이어 두 달여 만에 두 번째 논문을 연이어 게재했다”며 “개원 이후 축적한 임상 데이터를 국제학술지에 지속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문은 한남심장내과동물병원에 내원한 11년령 중성화 수컷 브리티시 쇼트헤어 고양이 증례를 분석했다. 해당 환묘는 IRIS 3~4단계의 중증 CKD를 앓고 있어 내과적 치료뿐만 아니라 피하수액 처치를 받고 있었다.

해당 환묘는 식욕 부진을 겪고 있었던 반면 내원 당시 체중은 4.3kg으로 직전 측정 체중(3.9kg)에 비해 오히려 증가한 상태였다.

체액 저류로 인한 체중 증가를 의심해 추가 검사를 진행한 결과 흉부 방사선에서는 흉수가, 심초음파에서는 좌심실 비대·좌심방 확장에 동반된 심낭 삼출액이 확인됐다.

심근병증으로 인해 이차적으로 발생한 울혈성 심부전으로 의심됐지만, 해당 환묘가 심한 질소혈증을 동반한 CKD를 앓고 있다는 점이 문제였다.

일반적으로 고양이 심부전 치료에서는 루프 이뇨제가 핵심 치료로 사용되지만, 중증의 CKD가 동반된 경우 이뇨제 증량이 신장 기능 악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심부전과 만성신부전이 동시에 존재하는 환자에서는 울혈을 충분히 조절하면서도 신장 기능을 보존해야 하는 치료적 딜레마가 발생한다.

병원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벡사글리플로진을 피모벤단과 함께 울혈 완화를 위한 보조 전략으로 적용했다. 이후 39일간 5차례에 걸쳐 경과를 살폈다.

그 결과 추적 관찰 기간 동안 흉부 방사선과 심초음파 검사에서 흉수와 심낭 삼출이 점진적으로 감소해 완전히 소실되는 것이 확인됐다. 좌심방 크기 역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루프 이뇨제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울혈이 해소된 것이다.

BUN, 크레아티닌 등 신장 지표도 초기 변동 이후 비교적 안정적인 범위를 유지했다. 체중도 본래의 3.8kg 안팎으로 회복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연구진은 벡사글리플로진과 같은 SGLT2 억제제가 수의 분야에서 당뇨병 치료제로 먼저 알려졌지만, 최근 사람 의학에서는 심부전이나 만성신장병 환자에서 심장·신장 보호 효과가 보고되며 치료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이러한 개념을 심부전과 만성신장병을 동시에 앓는 고양이 환자에게 적용해 새로운 치료적 접근법을 제시한 것이다.

다만 이번이 첫 증례보고인만큼 추후 심장병과 신장병을 동시에 앓는 고양이 환자를 대상으로 대조군 연구를 벌여 효능과 최적 용량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가슴막천자(thoracocentesis) 직후 내원 당일(A,D)부터 10일차(B,E), 17일차(C,F)에 촬영한 흉부 방사선 사진. 내원 당일 가슴막천자 이후에도 남아 있던 흉수 소견은 17일차에 완전히 소실됐다.
내원 당일(A,D,G)부터 10일차(B,E,H), 17일차(C,F,I)의 심장초음파 소견. 심남 삼출액이 점차 감소하고, LA/Ao비도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김병준 원장은 “심장질환과 만성신부전이 동시에 존재하는 환자에서는 울혈을 조절하면서도 신장 기능 악화를 최소화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이번 증례는 이러한 상황에서 SGLT2 억제제가 울혈 관리의 보조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병원은 한 케이스를 보다 깊이 있게 관찰하고 장기간 추적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중증 환자의 경우 입원부터 퇴원 이후까지 상태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 치료 전략을 조정할 수 있다”면서 “입원 치료 과정부터 퇴원 이후까지 환자의 상태 변화를 세밀하게 관찰하면서 얻은 임상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정리해 논문화로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남심장내과동물병원은 2025년 개원 이후 진료 과정에서 경험한 케이스를 체계적으로 기록·정리해 학술적 산출물로 연결해 왔다. 현재까지 KCI 논문 1편과 SCIE 논문 2편을 발표했다.

▲고양이 왼세심방증(Cor triatriatum sinister) 증례 ▲정형외과 수술 이후 발생한 비외상성 부신 출혈(NTAH) 증례 등에 대한 추가 논문도 SCIE급 학술지에서 심사를 받고 있다.

김병준 원장은 “개원가에서도 임상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면 국제 학술 커뮤니케이션에 충분히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올해는 SCIE 논문 5편 게재를 목표로 진료 이후 시간을 활용해 논문 정리와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한남심장내과동물병원은 향후에도 임상 현장에서 얻은 경험을 꾸준히 논문화하는 한편, 이를 국내 임상가들과 공유하기 위한 케이스 기반 세미나와 학술 활동도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김 원장은 “진료 현장의 경험을 논문으로 정리하고 다시 교육으로 환류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다”며 “앞으로도 국내 개원가에서 얻은 임상 데이터를 국제 학술 커뮤니케이션으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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