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수의역학 교수진 모여 활기..˝데이터 개방성 높여야˝

대한수의학회 춘계대회 문을 연 한국수의역학경제학연구회


0
글자크기 설정
최대 작게
작게
보통
크게
최대 크게

대한수의학회 2023년도 춘계학술대회가 20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컨벤션센터에서 한국수의역학경제학연구회 세션으로 문을 열었다.

최근 들어 충북대·충남대·전남대 수의대에서 수의역학 전임교원이 잇따라 임용되면서 모처럼 활기를 띄었다.

이날 역학 세션은 원헬스에 초점을 맞췄다. 사람과 동물, 환경의 건강을 연결하는 역학 연구를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보다 나은 전염병 대응을 위한 역학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방역 과정에서 모인 데이터를 학계에 공개해야 실질적인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왼쪽부터) 유대성, 민경덕, 이후석 교수

인수공통감염병도 사람-동물간 온도차

예찰 체계 연동해야

악성 가축전염병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이어지며 역학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수의대에서도 기존의 미생물학·전염병학에서 분리된 수의역학 전공 교수 임용이 이어지고 있다.

2022년 1학기 충북대(민경덕)를 기점으로 2학기 충남대(이후석)에 이어 올해는 전남대(유대성)가 수의역학 교수를 임용했다. 이들 신진 교수 3인이 대한수의학회에서 발표를 진행했다. 강원대 박선일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유대성 전남대 교수는 “동물과 사람의 접점에서 인수공통감염병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사람과 동물에서 온도차가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사람에서 위험한 인수공통감염병이 동물에서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잘 파악되지 않거나,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가령 큐열은 사람에서 만성심내막염을 일으킬 수 있는 중요한 질환이지만, 가축에서는 별다른 예찰 시스템이 없다.

하지만 염소와 접촉 빈도가 높은 직업군에서는 큐열 양성률이 높았다. 질병관리청이 2022년 2월부터 4월까지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직원 616명의 혈청에 대해 큐열 항체검사를 실시한 결과 13.5%의 양성률을 보였다.

유대성 교수는 가축과 사람에서의 인수공통감염병 예찰 체계가 연동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가축에서의 발병이 심한 고위험지역에서는 사람에서의 예찰도 보다 적극적으로 실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종다양성 높아지니 인수공통감염병 위험 감소

민경덕 교수는 사람 보건과 환경의 연관성을 원헬스적 관점으로 연구한 사례를 소개했다.

가령 국내에서 등줄쥐에 의해 사람으로 전파되는 한타바이러스 감염증의 경우, 등줄쥐를 잡아먹는 포식동물의 종다양성이 높은 지역일수록 사람에서의 감염증 발생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이 건강할수록 사람도 덜 위험해지는 셈이다.

원헬스적 접근이 철학적 배경에 따라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돼지농장에서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위험을 줄이려면 야생멧돼지의 개체수가 감소해야 한다는 연구결과를 두고 ‘야생동물을 죽이는 것은 잘못’이라는 환경중심주의적인 반발이 나올 수 있다.

반면 사람에게 치명적인 질병이 동물에서 전파될 위험이 있다고 한다면, 인간중심적인 관점에서 극단적인 살처분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민경덕 교수는 “철학적 배경과 관계없이 최대한 객관적인 연구결과를 제시해야 한다”면서 “다양한 철학적 배경을 갖춘 역학연구자를 많이 양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원대 박선일 교수

동물질병 관련 데이터 개방해야’ 한 목소리

이날 만난 수의역학 교수진은 동물질병과 관련한 데이터 개방성이 높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위에 소개한 큐열 연구나 한타바이러스 연구도 질병청이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사람 보건 관련 기관에서 확보한 데이터로 진행됐다. 반면 검역본부가 확보하고 있는 데이터에는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코로나19의 역학조사 데이터는 공개하는데 아프리카돼지열병이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관련 데이터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비를 이룬다.

박선일 교수는 “수의역학 교수진이 늘어났지만 검역본부가 전향적으로 변화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며 학계에 데이터를 공유하고 함께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Loading...
파일 업로드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