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수의사회장 선거, 임상수의사 투표 비중 더 늘었다

임상-비임상 투표율 격차 크지만..박빙 승부에 비임상회원 표심도 무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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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치러진 제27대 대한수의사회장 선거에서도 임상수의사 투표자의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임상수의사 투표자의 비중은 3년 전보다도 증가했다.

다만 2020년 첫 선거와 달리 이번 선거는 임상수의사 출신 후보만 출마한데다 표차가 얼마 나지 않으면서, 비임상회원 표심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젊은 수의사들의 투표 참여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경향도 유지됐다. 투표 참여가 많았던 임상수의사들 사이에서도 원장과 봉직수의사의 차이가 컸다.

향후 후보자별 득표 결과를 보다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도록 투∙개표 방식 개선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상수의사 표 비중 72%, 3년 전보다도 늘었다

동물병원장 투표율 60%, 국가직 공무원 투표율 6%

이번 대한수의사회장 선거에서 실제로 표를 던진 회원은 5,390명이다. 유권자(7,679명) 중 70%가 투표에 참여했다.

실투표자의 절대 다수는 임상수의사였다. 대한수의사회에 따르면 임상수의사 3,900명이 표를 던졌다.

이들 임상수의사 투표자는 전체 투표자의 72.4%를 차지했다. 2020년 선거에서의 비중(66.2%)보다 오히려 늘었다. 임상수의사들이 대한수의사회장을 뽑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신상신고를 접수한 수의사들 중 임상수의사가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47%)는 점을 감안하면, 타 직역에 비해 참여율이 훨씬 높은 셈이다.

대한수의사회에 신상신고를 접수한 임상수의사 8,448명과 비교하면, 신고자 대비 투표자는 46%로 나타났다.

반면 임상수의사 다음으로 많은 회원이 종사하는 공무원의 경우 신고자 2,539명 중 실투표자는 588명(23%)에 그쳤다. 선거참여율이 임상수의사의 절반에 그친다.

직역별로도 대부분의 직역에서 3년 전에 비해 투표자가 줄었다. 3년 전에 비해 투표자가 늘어난 직역은 임상수의사(+87명)와 학계(+34명)뿐이다. 올해 선거의 총투표자(5,390명)가 3년 전보다 줄기도 했다.

가장 큰 낙폭을 보인 직역은 공무원(-156명)이다. 은퇴자를 포함한 비근로자(-145명)에 이어 공중방역수의사(-89명)도 투표자가 크게 감소했다.

비(非)수의업종 종사자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인 직역은 국가직 공무원(6.3%)다. 공중방역수의사(7%)가 근소한 차이로 뒤를 이었다.

60%에 달하는 임상수의사 원장의 투표율과 비교하면 10배 차이다. 온도차가 극명하다.

투표자 평균 나이 조금 어려졌지만..

2,30대 젊은 수의사들 참여 저조

이번 선거 실투표자의 평균 나이는 48세다. 전체 신고자의 평균 나이(46.4세)보다 조금 높다. 지난 선거 실투표자 평균 나이(50.7세)보다는 조금 어려졌다.

하지만 2,30대 젊은 수의사의 투표율이 떨어지는 경향은 지속됐다. 2,30대 수의사 6,655명 중 1,343명만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은 20%에 그쳤다. 지난선거보다 소폭 감소했다.

반면 40~60대 수의사는 9,662명 중 3,683명이 투표해 3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 같은 경향은 임상수의사 속에서도 확인된다. 동물병원장의 투표율은 60%였지만, 봉직수의사는 24.7%에 그쳤다.

임상수의사의 투표율이 타 직역에 비해 훨씬 높지만, 봉직수의사로만 따지면 공직 분야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셈이다.

지부별로는 회원이 많은 경기∙서울이 투표자도 가장 많았다. 경기∙서울을 제외한 지부들은 투표자가 같거나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유권자 대비 투표율은 모든 지부에서 4~23%p까지 감소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역별로 후보자별 득표율을 공개하고 있다.
(자료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득표차 199, 비임상회원 투표 1,490

지역별 득표율 등 세밀 분석 가능해져야 지적도

허주형 회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2023년도 대의원총회에서 제27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첫 직선제 회장으로 연임에 성공했지만 선거는 박빙이었다. 최영민 후보와의 표차는 199표에 불과했다.

임상수의사가 투표자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긴 하지만, 임상이 아닌 회원들의 표도 1,490표에 달한다. 이번 선거처럼 후보자 모두 임상수의사 출신일 경우 다른 직역에서의 투표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아울러 이들 비임상 회원의 투표가 3년전(1,946표)에 비해 24%가량 감소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회비납부와 회장선거 투표율은 회원들의 관심도를 반영하는 만큼, 투표율이 낮은 국가직 공무원이나 공중방역수의사, 젊은 수의사 등의 참여를 늘릴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다 세밀한 득표 결과 분석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현재 대한수의사회장 선거는 별다른 구분없이 전체 회원 중 몇 표를 득표했는지만 확인할 수 있다. 지역별∙직역별로 어느 후보가 얼마나 지지를 얻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반면 통상적인 선거는 최소한 지역으로 나뉜 선거구별로 득표 결과를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현행 대한수의사회장 선거에서도 기능적으로는 가능하다. 온라인 투표 시스템도 투표 전부터 선거구를 나누는 방식을 활용하면, 비밀투표를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득표 통계를 구분할 수 있다.

다만 직역별로 선거구를 구분할 경우 투표자가 많지 않은 직역에서 비밀성이 저해될 수 있고, 지역별로 선거구를 구분하면 특정 지역∙대학 동문을 중심으로 한 분열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2020년 직선제 도입 후 두 차례에 걸친 투∙개표가 큰 잡음없이 진행된 만큼, 차기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회원의 알권리 측면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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