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예방적 살처분은 해법 아냐..예찰 신뢰도 점검 우선해야’

철원 돼지농장서 ASF 발병..지난주 포천 발생농장 가족 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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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철원에 위치한 돼지농장에서 11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인됐다. 국내 사육돼지에서 누적 30번째 발생이다.

해당 농장은 앞서 6일 포천에서 확진된 ASF 발생농장의 가족농장이다. 방역당국은 해당 가족이 소유한 다른 농장과 철원 발생농장(30차) 반경 500m 이내에 위치한 농장을 대상으로 예방적 살처분을 결정했다.

이를 두고 한국돼지수의사회 최종영 회장은 “예방적 살처분에 반대했다”면서 “발생농장만 살처분해도 충분하다. 관건은 발생농장을 제대로 잡아낼 수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천·철원 발생농장 가족 소유 농장 예방적 살처분

최종영 돼지수의사회장 ‘발생농장만 살처분 해야..예찰 신뢰도 점검 시급’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11일 철원군 동송읍에 위치한 돼지농장에서 ASF가 확인됐다.

2,400여마리를 기르는 비육농장으로, 지난 6일 포천에서 확인된 ASF 발생농장의 가족이 소유한 곳이다. 철원 발생농장은 6일과 11일 2차에 걸친 추적검사 과정에서 ASF가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발생농장 살처분을 포함한 초동방역조치에 나서는 한편 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늘린다. 포천·철원 발생농장의 소유주 가족이 보유한 다른 3개 농장(1만4천마리)과 철원 발생농장에 인접한 1개 농장의 돼지가 살처분된다.

이에 대해 최종영 돼지수의사회장은 예방적 살처분 여부를 다룬 가축방역심의회 서면심의에서 반대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기계적 전파로 더디게 확산되는 ASF 특성상, 예방적 살처분보다는 발생농장을 빨리 찾아내는데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살처분은 감염이 확인된 농장에만 실시해도 충분하다는 취지다.

최종영 회장은 “ASF는 발생농장에서도 다른 돈방에는 감염축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잘 전파되지 않는 특성이 있다”면서 “제대로 검사해서 감염 여부를 잡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예방적 살처분은 의미 없이 피해만 증가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벌어지는 정밀검사의 신뢰도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의 현장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숨어 있을지도 모를 감염 농장을 찾아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ASF 바이러스 유입 초기에는 일부 개체에서만 문제를 일으킨다. 농장 내부에서도 확산 속도가 더디다. 때문에 10마리를 검사하더라도 어떤 돼지에서 피를 뽑느냐가 중요하다.

최종영 회장은 “어떤 돈방이 이상한지, 어느 개체를 채혈해야 할 지 판단하는 것이 전문가의 역할이 되어야 한다”면서 “인력이 부족하다고 이 과정을 생략한 채, 농장에서 알아서 피를 뽑아 달라는 식으로 흐른다면 신뢰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가축방역관이 부족한 가운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장 전문가인 돼지수의사의 진료와 예찰을 연계해야 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여기에는 일선 수의사가 참여를 꺼리지 않게 하는 환경조성을 전제로 달았다. 현재는 ASF 발생농장이나 인근을 출입한 수의사가 오염원 취급을 받는데다, 시료채취 등 방역업무에 참여해도 지급되는 금액이 너무 적다 보니,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최종영 회장은 “실제로 가동되지는 않았지만 방역지원본부 파업 당시 수의사 인력을 준비한 경험도 있다”며 타 농장 출입제한(다운타임)이나 경비 등이 현실화된다면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종영 회장은 “예방적 살처분은 거점소독시설, 8대방역시설 등 각종 소독·방역절차의 실효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그간 구축한 방역시스템을 믿으면서, 일부 농장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 피해 최소화는 예방적 살처분으로는 달성할 수 없다. 감염농장을 빠르게 찾아내 살처분 피해는 줄이고, 이동제한 종식·재입식은 앞당겨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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